29일 전국적으로 예정된 '한미FTA저지 2차 총궐기'를 앞두고 경찰이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한미FTA저지 부산운동본부는 '집회강행'을 공식 천명했다. 경찰은 29일 집회출발지 사전 차단부터 시위차량의 통행까지 불허할 계획이어서 한미FTA저지 시위대측과 물리적 충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배후세력 처벌 운운? ‘진짜 배후세력은 노무현 정부’
한미FTA저지 부산운동본부는 28일 오전 10시 부산경찰청앞에서 ‘성난민심을 탄압하는 노무현 정권과 경찰청 규탄’ 긴급기자회견을 가지고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집회 시위의 권리는 절대 제한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용국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한미FTA 저지여론을 정부가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결국 이 모습은 노무현 정부의 추락하는 위상을 엿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최본부장은 “정부가 배후세력 처벌 운운하고 있는데 정작 그 배후세력은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라고 주장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도 “한미FTA 중단이라는 성난민심을 뒤돌아보지 않고 FTA협상만을 강요하는 노무현 정부가 폭력을 운운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하원 한미FTA 저지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는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노무현정부는 한미FTA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정부가 쥐고 있는 권한을 이용해 협상을 강행하고 있다”며 “정작 반민주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노무현 정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부당국이 말하는 평화적 시위란 FTA협상 강행에 장애나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반대행동을 하라는 이야기”라며 “이는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민심은 밟을 수록 더욱 들불처럼 일어나는 법”
최근 불법시위 엄단방침에 대해서도 “독재정권 전두환, 노태우도 못한 일을 노무현 대통령이 하고 있다”며 “사람들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고 민심은 밟을수록 더욱 들불처럼 일어나는 법”이라고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한미FTA저지 2차 총궐기는 서울을 포함해 대구, 광주, 전주, 제주 등 주요 시도에서 진행되며 부산지역은 오후 2시 부산역에서 민주노총의 2차 총파업대회를 비롯 오후 7시 서면에서 2차 부산시민대회로 진행될 계획이다.
안준용 부산민중연대 사무처장은 “내일 전국적으로 2차 총궐기가 계획되어 있다”며 “어떤 탄압이 있더라도 예정대로 강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22일 열린 1차 한미FTA 저지 총궐기와 관련해 범국본 관계자 4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28일 오전에는 전국 지방경찰청장 화상회의를 열어 전국의 경찰 400여개 부대 5만여명을 동원해 FTA저지 집회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한 경찰측은 “시위대의 주요 시설 고속도로 점거 등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경찰청은 29일 부산지역에서 열리는 2시 집회와 7시 서면문화제를 불허하지 않되 다만 거리시위는 차단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