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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행사의 주요 진행자인 임민수씨는 카메라로 읽고 생각하기를 통하여 시각문화를 비평하고, 새로운 사유 방법을 체험하고, 습관적인 보는 방식을 성찰하여, 대안적인 문화예술교육을 펼칠 목적으로 행사를 준비하였다고 말했다.
ⓒ 최장문

지난 25일 대전문화연대에서 주관한 답사기행(대전의 문화경관 읽기)의 한 꼭지로 은행동에 있는 계룡문고 전시장을 찾아갔다.

대전문화예술교육연구회가 2006년 1월부터 ‘카메라로 읽고 생각하기’ 프로그램을 <지역을 바라보는 사진의 시선>이라는 지역문화 비평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한 달에 한번 정기모임을 갖으며 대전 원도심 주변을 자유롭게 찍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가 전시장에 들어갔을 때는 배재대학교 20여명의 학생들이 본 프로그램을 통하여 으능정이 거리와 중앙시장 일대에서 아무렇게나 찍었던 사진들을 화면을 통해 함께 보며 왜 그것을 찍었나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었다.

똑같은 시간을 가지고, 똑같은 거리를 걸었건만 사진에 담아오는 것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본인이 관심 있고 관련이 있는 것을 사진에 담아왔다. 이것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우리의 눈과 귀가 일정한 틀에 의해 제한 받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 실습에 참여한 대학생이 자신이 찍은 사진들을 설명하고 있다. 흡연가 이기에 당연히 담배광고에 눈길이 갔다고 한다.
ⓒ 최장문

▲ 대학생이라면 한번쯤은 가보는 비디오방! 왜 24시간 영업을 할까요? 라는 발표자의 질문에 모두들 ‘웃음’으로 답했다. 그러나 그 웃음의 의미는 각자 조금씩 다를것이라 생각하니 또 한번 웃음이 나왔다.
ⓒ 최장문

전시된 사진들도 사진 찍은 사람들의 관심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 같았다.

▲ 꼬챙이와 종이컵 그리고 꼬추, 이어지는 계단과 광고의 반복성이 눈에 띄었다. 평상시에 늘 보았을 것인데도 처음 보는 장면들이었다.
ⓒ 최장문

▲ 중앙시장의 일면을 찍은 사진이다. 고단한 삶이 사진에 묻어 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접착 테이프로 글자를 정정한 ‘브라자 2000냥’이란 글씨를 보고 그냥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판매자의 삶과 어우러진 글씨라는 설명을 듣고는 어쩌면 김정희의 추사체보다도 더 깊은 철학과 가치를 가질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었다.
ⓒ 최장문

▲ 선술집인 듯 하다. 그 벽면에 여자가 옷을 벗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부르는 것 같다. 그림 속에는 여러 개의 손바닥이 여자의 중요한 부분을 가려주지만, 또 한편으론 주무르는 것 같다. 보면 볼수록 여러 가지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 ‘임대’라는 글자가 여자를 무겁게 누르는 것 같다.
ⓒ 최장문

이번 전시회에 가장 많은 작품을 낸 김선미씨(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는 "카메라라는 익숙한 도구를 통해 도시를 새롭게 읽고자 한 이 작은 시도가 도시뿐만 아니라 삶을 조망하고 세상을 보는데 또 다른 시각과 사유를 하도록 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고 웃으며 말했다.

우연히 가본 이색적인 사진 전시회에서, 내가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도시와 삶의 흔적들을 보았다. 나는 일상 생활 속에서 어떤 사진들을 찍고 있나 조심스럽게 성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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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세월속에서 문화의 무늬가 되고, 내 주변 어딘가에 저만치 있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보면 예쁘고 아름답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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