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스캔만화로 인한 피해로 만화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만화저작권보호협의회 산하 만화콘텐츠저작권신고센터(센터장 곽현창)에 따르면 2006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2005년 불법스캔만화를 통한 손실액은 연간 약 100억 원. 이마저도 센터가 적발한 수치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수치는 이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만화책이 팔리는 양보다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하는 수준이다.
일례로, 인기 만화 <열혈강호>는 온라인상의 만화저작권 침해가 지금처럼 심하진 않았던 2005년 이전 약 10만 권의 발행부수로 국내 대표작의 위상을 유지했었으나 지난해말 발행된 38권, 39권의 발행부수는 약 50%가 감소, 약 4만5천 권의 판매고를 냈을 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일각에서는 30권 이상의 장편 시리즈가 됨에 따라 소재 부족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있으나 역시 최대 원인은 해당 작품을 불법스캔만화 파일로 공유, 소비하는 현실 때문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열혈강호> 39권의 경우, 발매 다음날이면 이미 스캔파일 제공자에 의해 각 P2P 사이트와 웹 디스크 서비스, 포털사이트의 각 클럽에 등록되어버리는 상황. 불법스캔공유가 날로 첨예화되고 지능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만화콘텐츠저작권침해신고센터를 비롯한 만화계는 이들에 대해 자필각서를 통한 내용증명 요구 등 적발과 제재에 대대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곽현창 만화콘텐츠저작권침해신고센터장은 "기존에는 운영자에게 메일이나 쪽지를 보내 불법파일을 공유하는 유저들에 경고조치를 내리는 것에 그쳤는데 실제로 10%만이 계도효과를 보였을 뿐"이라며 "쌍방의 실질적인 확약인 자필각서 실시 이후에는 약 50~60%가 줄어드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단속 대상자의 90%는 대학생 이하 청소년들로, 그 가운데서도 중고등학생들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아무런 죄의식 없는 단지 공짜 만화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행위가 불법인지조차 자각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업계는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인식 전환 교육 프로그램 도입과 실시 등을 주장하고 있다.
유택근 만화가협회 사업팀장은 "각서에서도 나타나는 바와 같이 어린 학생들이 단순히 영웅심이나 공명심에 의해 불법적 행위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며 "교육을 통한 인식 전환으로 자신의 행위가 범죄임을 알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고의적이고 악질적인 유저들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까지 진행해나갈 전망이다. 센터는 2004년 최초 발생했던 KT의 웹스토리지 '아이디스크'의 '데몬클럽' 사건에 대해 만화계 최초의 대량 형사고발을 추진중에 있다고 밝혔다.
곽 센터장은 "데몬클럽의 전체회원 500여 명 대부분에게서 자필각서를 받긴 했지만 그 외 몇십, 몇백 건씩 자료를 올리고도 각서에 응하지 않는 등 전혀 반성의 여지조차 없는 40여 명의 유저들에 대해서는 피치 못하게 형사고발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발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만화계는 또한 상시 단속과 관련해 포털사이트와의 관계 및 법적 문제에서 오는 갖가지 애로사항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곽 센터장은 "불법유저들에 대한 포털사이트들의 대응이 미온적인 경우가 많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막상 단속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법적 처벌이 미약해 재범의 우려도 크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대형 포털사이트들이 솔선수범해 사전단속에 협조하고 캠페인 등을 벌여나간다면 이같은 범죄행위가 사전에 예방되고 단속 또한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