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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터에서는 임진국씨등 3명의 중증장애인이 일하고 있다. 임진국씨는 "우리가 만든 제품을 수출하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5일 오전 광주 북구 장애인재활자립기업인 '일터'는 그 어느 때보다 웃음이 피어났다. 장애인들의 자립 생활을 위해 설립된 일터가 처음으로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게 됐기 때문이다.

@BRI@이날 일터는 중증장애인 직원 3명이 쓸모가 없어진 TV를 분해해 나온 브라운관 1000여대를 인도네시아로 수출했다. 이민호(21·정신지체 2급)·임진국(29·뇌병변장애 2급)·강성만(30·뇌병변장애 3급)씨가 구슬땀을 흘려서 만든 '상품'을 처음으로 판매하게 된 것이다.

일터는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박광욱(32)씨가 장애인 단체에서 활동을 하며 김동효 한마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조규식 인연맺기 학교장 등과 인연을 맺으면서 종자돈을 모아 설립했다.

일터 사장 박광욱씨는 "처음에는 장애인자활단체 후원 차원에서 사업을 고민했는데 장애인들이 완전하게 자립할 수 있는 길은 직업을 갖고 경제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쉽지만은 않지만 장애인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장애인들과 함께 일해서 만든 제품을 처음으로 수출하게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 장애인 직원을 더 늘려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일터에서 장애인 직원을 필요로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수원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광주로 내려온 임진국씨는 "수원에서는 비장애인들과 일하면서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이 곳에서는 마음이 편하다"며 "우리가 작업한 물건을 수출하게 돼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이민호씨와 강성만씨도 기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동효 한마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일터는 장애인자활을 목표로 하는 독립적인 기업으로는 첫 사례인 셈인데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면서 "무엇보다 사회적 편견에 어려움을 받았을 장애인들이 함께 일하면서 자립해 가는 모습에서 희망을 읽는다"고 말했다.

일터는 내년까지 장애인 직원을 10명까지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폐TV와 컴퓨터의 물량 확보라는 것이 박광욱씨 설명이다. 다른 폐기물 수거 업체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하다보니 폐기물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씨는 "가정에서 컴퓨터 등을 버릴 때 수거 업체에 돈을 주고 버리는데, 수거 업체들은 우리와 같은 분해 업체에 다시 돈을 받고 팔고 있다"며 "이들에게 폐 컴퓨터 등을 구입하려면 자금이 넉넉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이나 관공서의 기부 등을 기대했는데 생각처럼 많지가 않다"며 "언제든 연락을 주면 우리는 무상 수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터는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 체험홈, 장애인 상담 등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마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공식 후견 기업이다. 또 일터는 빠듯한 살림이지만 수익의 10%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일터의 첫 수출은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낭패를 볼 뻔 했다가 일터의 사정을 알게된 화물연대 광주지부의 도움으로 무사히 제품을 운송할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 폐컴퓨터·텔레비전 무상 수거 문의 513-5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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