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과의 거리가 1m라면 박근혜와는 50㎝?"
- 12월 수련회에서 대선과 관련된 내부 정치방침을 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는 내년 대선 국면에서 자유주의연대가 어떤 원칙과 방침을 가지고 움직일 것인가를 논의해야 할 때가 왔다. 우리는 정책과 컨텐츠를 가지고 선진화체제 개막에 기여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 원칙을 현실정치 속에서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판단할 것이다. 우리는 어떤 대선후보와 연합하더라도 그것은 정책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 대선전략 등과 관련 현재 내부에서는 어떤 의견들이 나오고 있나.
"한나라당 경선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후보 초청 정책토론회를 하거나 후보들이 내건 공약 등을 분석하는 등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면서 정책활동을 해야 한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다만 본선 때는 우리하고 가까운, 우리의 정책을 받아들일 후보와 정책연합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그 때부터 우리도 대선의 실질적인 주체로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 박근혜·손학규·이명박 등 차기 대권주자 중 가장 선호하는 주자는 누구인가.
"글쎄, 대선주자들이 체계적인 내용을 내놓지 않아서…. 저는 세 분이 다 뉴라이트의 정신을 존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분적으로 안맞는 것도 있지만 양의 문제이지 질의 문제는 아니다."
- 뉴라이트 내부에서 이명박 선호 경향이 강하게 느껴지던데.
"(뉴라이트 내부에) 상당히 있다. 묘하게 뉴라이트 내에는 MB(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영문이니셜) 선호가 꽤 된다. (반면) 구보수 쪽은 확실하게 박근혜 전 대표를 선호한다."
- 박근혜 선호도가 낮은 이유는 부친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나.
"원인은 다양하다.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박 전 대표와 연결된 강재섭 대표가 색깔론을 야기한 것도 원인의 하나다. 뉴라이트는 정치적으로 '반노비한'(反盧非韓)이다. 무당파층 중간지대가 뉴라이트가 대변하는 층이다."
- 어떤 후보든 전당대회에서 결정된 후보는 무조건 지지할 것인가.
"무조건 지지는 안 한다. 지지한다고 해도 무조건 지지가 아니라 조건부 지지다. 우리의 정책을 자기정책화한다는 조건 속에서 지지할 것이다."
- 적합도가 낮은 사람이 대선후보가 되는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한나라당 우파는 뉴라이트와 상당히 거리가 있다. 고건 전 총리가 대항마로 떴는데, 우리가 고 전 총리가 내놓은 정책과 한나라당 후보 사이에 우리가 있다면 가장 힘들다. 최악의 경우에는 아무 것도 안하고 굶지 뭐(웃음)."
-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후보로 결정된다면.
"그건 논리적 가능성일 뿐이다. 올드라이트가 박 전 대표를 많이 지지한다고 하지만 본인이 올드라이트가 되려는 사람은 아니다. 박 전 대표가 감세·교육자율화·작은 정부 등 뉴라이트 의제를 많이 흡수했다. 고 전 총리와의 거리가 1m라면 박 전 대표와는 50㎝ 정도?"
"내년 대선을 거치면서 뉴라이트 내부도 분화될 것"
@BRI@
- 결국 2008년 선진화 체제를 개막하기 위해서라도 2007년 '정권교체'에 다걸기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솔직히 한나라당이 맘에 안 든다. 한나라당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상당 기간 뉴라이트는 정치적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수고스럽더라도 한나라당을 끊임없이 견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전국연합처럼 다 내주면 한나라당이 제대로 바뀌겠느냐.
굳이 얘기하면 한나라당과 결합할 생각은 없다. 정치권과의 연대는 당이 아니라 후보와 할 것이다. 선진화 체제를 개막시키기 위해 내년 대선에는 '태극기·선진화 연합전선'이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 대선은 국가정체성·통일·외교 측면에서 태극기냐 한반도기냐를 선택하는 해가 될 것이다. 또한 87년 민주화 체제를 끝내고 선진화 체제로 갈 거냐, 2단계 민주화인 사회적 민주화로 갈 거냐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저는 태극기와 선진화를 선택하는 '태극기·선진화 연합전선'을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도 거기에 들어오면 된다. 후보는 그 연합체 후보로 나가면 된다. 정치적 교섭에 따라 한나라당 깃발을 내리고 새롭게 리모델링한 '태극기 선진화 정당'이 나타나는 등 정치적 가능성은 열려 있다."
- 그런 구상을 한나라당이 수용하겠나.
"후보가 결정돼야 그 얘기가 가능하다. 김진홍 목사식 결합은 전혀 의미 없다. 한나라당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한다면 리모델링하겠다는 후보 중심으로 가는 것도 가능해진다. '기존 한나라당+알파'는 의미가 없다. (단순한) 수혈도 의미가 없다. 반드시 화학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털어낼 것은 털어내야 한다. 우리는 물리적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 뭘 털어내야 한다는 것인가.
"올드라이트적 요소를 털어내야 한다. 유치한 색깔론이나 제기하는 사람이나 도덕적으로 하자 있는 사람은 뒤로 빠져야 한다. 한나라당도 정책 측면에서 포퓰리즘적인 측면이 있는데 이것을 자유주의 의제로 재정비해야 한다."
- 내년 정권교체에 성공한다면, 뉴라이트 인사들도 국정운영에 참여할 생각은 있나.
"내년 대선을 거치면서 뉴라이트 운동에도 분화가 일어날 것이다. 계속 싱크탱크운동이나 대중운동·사회운동으로 남을 부분과 국정운영에 참여하는 부분으로 말이다. 여의도나 청와대로 가는 사람도 나올 수 있다."
- 뉴라이트는 2007년 대선보다 2008년 총선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2008년 총선에는 뉴라이트 이름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라 개인자격으로 정치권 진출을 할 것이다. 자유주의연대 자체가 몽땅 정치세력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년 정권교체에 실패하는 게 뉴라이트 정치진출을 위해 더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있다. 한나라당이 삼진아웃 되면서 뉴라이트의 활동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국가를 위해서 있을 수 없는 얘기다. 그런 사고는 위험하다. 우선순위가 뭔지 구별 못하는 것이다."
- 결국 현실정치 참여는 조직이 아닌 개인이 선택하는 것인가.
"그렇다. 많은 숫자는 아닐 것 같다. 본인이 하고 싶거나 깜냥이 되면 하지 않겠나. (다만) 조직 자체에서 말리지는 않겠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부분화가 될 것이다."
- 본인은 총선에 출마할 의향이 있나.
"현실정치 참여와 수성(조직 잔류), 양쪽 다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에 들어가지 않고 계속 뉴라이트 운동에 남는 것도, 정치권에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각자 일장일단이 있는 선택이다. 지금은 어떤 선택을 할지 정해놓은 것은 없다. 개인적 차원에서 결정할 일도 아니고…. 조직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일이다."
"집권 386의 사고는 1980년대에 멎어 있다"
- 집권 386에 대한 비판이 거센데 어떤 점이 문제인가.
"머리가 80년대에 멎어 있다. 21세기 흐름을 제대로 못좇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386은 처음에 80년대 민주화운동에 공헌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성공했다. 하지만 그것은 추억으로 남겨두었어야 했다. 그런데 그 추억을 먹고 살려는 사람 같다. 그것은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두고, 세계의 흐름을 알고 거기에 필요한 걸 빨리 흡수해야 하는데, 집권386들은 그게 아니다. 자승자박하고 있다."
- 386 정치권 진출이 실패했다고 보나.
"세력화 측면에서는 성공했지만 잘못된 컨텐츠를 가져 간 게 문제다. 물론 성공했고 대박을 터뜨렸다. 한국 386만큼 행복한 경우는 없다. 저항운동을 한 사람은 그 과실을 따먹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국 386은 과실을 따먹는 정도가 아니라 포식하고 있다. 그런데 80년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진보진영에서도 집권 386에 비판적이다.
"그럼 386들이 민주노동당처럼 되라는 얘기인가. 그것은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것이다. 정치에 참여한 386 중 다수가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이쪽(열린우리당)으로 이동한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 민주노동당 갔다고 생각해봐라. 더 끔찍하다."
- 현 집권386에 비해 '뉴라이트 386'은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저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란 말을 즐겨 쓴다. 강남 집값 잡겠다고 세금폭탄(종부세) 때렸는데 어떤 결과가 나왔나? 비강남지역 전세값이 폭등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뭐냐. 아마추어는 의도를 가지고 자기를 합리화하는 반면, 프로는 결과로서 입증한다. 집권386은 전자에 가깝다."
- 류근일 고문은 '우파386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자유주의연대 회원 중에 정치권에 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일부다. 그들이 나가더라도 자유주의연대가 정치권 조직이 되는 건 아니다. 사견인데, '페이비언 소사이어티' 같은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 사상정책그룹 말이다. 일부가 정책실현을 위해 현실정치에 들어갈 수 있지만 '페이비언 소사이어티'는 그대로 유지한다. 그리고 들어간 사람과 긴밀한 연결을 갖는다. 아니면 정치권 진출을 위한 별도의 기구를 만들 수도 있다."
- 전향 386 중에 유독 과거 민족해방그룹(주사파) 인사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북한 현실을 자각한 것이다. 과거에 일부 한국사회주의노동당(한사노당) 활동가들이 방향전환을 한 뒤 집단적으로 경실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거기서 뿔뿔이 흩어져 개별화돼 버렸다. 그 다음에 (대표적인 주사파그룹인) 김영환그룹이 집단전향을 했다. 하지만 우리 민중민주계열과 다르게 그들은 북한민주화네트워크나 <시대정신> 등 새로운 모색을 하면서 집단으로 존재하고 있다. 방향전환을 한 그룹 중에 유일하다. 이것이 (전향 386에) 주사파가 많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