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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 최희범 총무(자료사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최희범 총무(자료사진) ⓒ 박지훈
개정사학법에 대한 보수교단들의 재개정 요구가 뜨겁다. 지난 20일 통합 목회자 30여 명이 집단 삭발과 함께 21일에는 영락교회에서 비상기도회를 열고 사학법 재개정을 촉구했다.

<에큐메니안>은 개정사학법에 지지를 보내는 박경양 목사(참교육학부모회 전 대표)를 지난 20일 만난데 이어 사학법재개정을 요구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 최희범 총무를 21일 만났다.

최희범 총무는 "개정사학법은 사유재산권 침해와 함께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시장경제원칙에 어긋난다"며 "종교자유와 선교를 방해 받는 이 법(개정사학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개정사학법 핵심인 개방형이사제와 관련, "외부에서 한 두 사람이 들어와 투명성있고 공평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인데,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다 도둑놈이냐"며 "밖에서 이사가 들어와 나머지 이사를 감시하겠다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최 총무는 이어 "감사권 발동이나 법적 제재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왜 외부 사람이 들어가 감시해야 하냐"고 되물었다.

다음은 최희범 총무와의 일문일답이다.

"사학법 위헌 요소 너무 많아

@BRI@-사학법 재개정은 왜 돼야 하는가.
"개정사학법은 위헌성이 너무 많다. 핵심은 사유재산권 침해고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난다. 교회입장에서 보면 종교 및 선교의 자유가 지장 받는 법이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게 우리 입장이다."

-개정사학법 골자인 개방형이사제,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대학평의원회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이유는.
"개방형이사는 학운위하고 대학평의원회에서 배수로 추천하게 돼있다. 대학평의원회라는 것도 자문기구가 돼야 하는데 심의기구처럼 돼 있다. 학교 운영은 이사회가 하는 것이다. 교수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면 된다. 그런데 각자 임무가 뒤죽박죽 됐다. 본연 임무를 벗어나버린 것이다. 이는 교육 자체를 훼손하는 일이며 외부 사람이 들어와서 잘못된 생각을 갖고 운영에 참가하면 이사회는 건학 이념에 맞게 운영할 수 없다."

- 한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나.
"그렇게 할 수 있다. 개정된 법에 의하면 소수라 할지라도 적극적 반대가 있으면 안건을 통과 못 시키도록 돼있다. 때문에 개방형 이사를 추천하는 기구도 문제고 개방형 이사가 들어오는 것도 문제다. 사립학교는 건학이념이 생명이다. 그런데 개방형이사제는 건학 이념을 구현할 길을 차단해 버린다. 또, 한 두 사람이 들어가서 투명하고 공평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이 개방형 이사제 목적인데 그럼 다른 사람은 다 도둑놈이란 것인가. 밖에서 이사가 들어가 나머지 이사 감시하겠다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감사권 발동이나 법 제재 갖고 얼마든지 해결 할 수 있는 문젠데 왜 굳이 밖에서 사람이 들어와 감시하겠다는 것인가."

- 결국 이번 쟁점은 교육을 공적인 측면에 두는 것과 사적인 측면, 즉 자율시장경제에 맞기는 것이냐의 논쟁으로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하나.
"교육은 물론 공공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사립학교가 이 나라를 망하게 했나. 전국 대학 410개 중 국공립은 60개 밖에 안 된다. 나머지 350여 개가 사립이다. 그 대학들이 있어서 대한민국이 발전했고 인재를 양성하지 않았나. 이들이 다 죽일 놈이고 나쁜 놈들인가. 물론 그 가운데 일비 비리 있을 수 있지만 사학 전부를 나쁜 놈들 소굴로 만들어 버리면 안 된다. 정부가 그들이 자정노력을 통해 발전하도록 밀어줘야지 권력 갖고 장악하고 사회와, 공공성을 갖다 제재하려는 것은 교육의 ABC를 벗어난 것이다. 교육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 목회자들의 삭발 어떻게 보나.
"개인적 소신을 말하자면 머리 깎는 것에 대해 가슴 아픈 일이지만 바람직한 일이라고 안본다. 그러나 오죽하면 저분들이 저러겠나. 삭발은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철저한 결의와 각오 표출을 저렇게까지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와 함께 이런 상황을 보고 정부와 여당은 느끼고 깨다는 바가 있어야 한다."

- 재개정 요구와 삭발 의식 등에 대해 기득권 챙기기와 오히려 선교에 역효과가 난다는 비난이 있다.
"교회 내에서도 NGO 운동하는 사람들이 내는 소리며 그 사람들 소리는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고 치부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체 다수 주류는 교단이 움직이는 것이다. 대한민국 주요 교단이 움직이는데 그걸 갖다가 부정적으로 얘기하면 되나. 그럼 교회를 부정하는 뜻이 된다. NGO 운동하는 사람들이 나는 잘못됐다,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제3자의 입장에서 봐주길 바라는 것은 어느 소리가 진짜 교회를 대변하는 소리냐 하는 것이다. 교단이 다 움직이는데 몇몇 사람들 소리 때문에 다른 소리도 있다고 비교하는 것은 안맞는다."

"주요 교단이 움직이는 걸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면 되나"

- 한나라당이 예산안과 사학법 재개정을 연계시키지 않겠다고 했는데.
"처음부터 야당이 예산안과 사학법재개정을 연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예산은 국가 운영 기본이다. 예산안을 갖고 다른 것을 묶는 것은 전략일지 몰라도 바람직하지 않다. 좀 더 치밀한 정치적 협상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옳다. 또, 이번 일로 한나라당이 물러났다고도 보지 않으며 한나라당이 다 해주길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여당과 정부를 향해 얘기한다. 한나라당에 큰 기대를 거는 것 아니다. 여당과 정부의 변화된 자세가 문제를 풀 것이라고 보지 한나라당이 해결해 주길 우리가 왜 기대해야 하는가."

- 통합측 목회자들이 삭발하면서 선두에 섰다. 한기총 계획은.
"일단 통합이 저렇게 하는 이유는 사립학교를 가장 많이 보유했기 때문이다. 현실을 피부로 느끼니까 저렇게 하는 거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까지 피부로 못 느껴 어리둥절해 하고 있지만 이제 하나씩 알아가고 있으니까 확산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 국회에서 처리 안하면 정말로 학교 폐쇄하는 곳이 나올 것이다."

- 여파가 얼마나 될 것 같은가.
"그분들 얘기 들어보니 이렇게 되면 현 정권 및 여당과 전면적 벌이겠다고 했다. 전면전이 뭐겠나. 민주국가에서 전투는 폭력이나 혁명이 아니다. 민주국가에서 행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표다. 교회가 동원할 수 있는 무기는 총칼을 들고 있는 것도 아니고 데모하고 몽둥이 들고 싸울 수도 없다. 오직 표다."

- 그렇다면 한기총은 대선국면을 이용하겠다는 것인가.
"한기총은 정치 안 하려고 한다. 사학법 재개정은 교단장협이 중심으로 끌고 나가고 있다. 한기총은 여전히 정책적인 문제와 정치협상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여당, 국회의원, 청와대와 접촉하며 밀어붙이고 있다. 한기총은 정치와 무관하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큐메니안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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