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디지털 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인성교육이라는 사람이 있다. 바로 홍성에서 서예학원을 하고 있는 이승종(40) 원장.
학원 문을 연 순간 코 끝에 남겨지는 그윽한 묵향냄새가 우선 기자는 맞는다. 그리고 마치 서당에 온 듯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들. 한 30여명쯤 된 아이들이 이원장과 함께 사자소학를 공부하고 있었다.
사자소학이란 사람의 도리에 대해 주로 쓰여 있는 것으로 네 글자가 하나의 구절을 이루고 있다. 옛날 어린이들이 서당에서 한문 공부를 할 때 사용했다고 한다.
"수유량붕(雖有良朋) 불급여차(不及如此). 비록 친한 친구가 있더라도 이는 형제간 미치지 못 한다. 즉 '수유량붕 불급여차'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거야. 둘이 형제인데 좋게 지내야지, 왜 싸우고 그래. 자, 힘차게 다시 한번"
이승종 원장의 타이름. 이 학원에 다니는 형제가 싸움을 한 모양이었다.
이 원장은 아이들에게 대학시절 서예에 매력을 느껴 지금의 학원사업을 하고 있는 이원장. 고향이 당진인 그가 혜전대 무역과에 입학하고, 서예동아리인 '혜전서법연구회'에 회장 등으로 2년 동안 활동한 것이 지금이 이원장을 있게 한 것이다.
그는 "이상하게 묵을 갈고 글을 쓰면 마음이 편했다"며 "서예에 빠져 막걸리에 빠져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내 인생에서 대학시절 성적은 A+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년시절 아버지와의 갈등, 그리고 운동을 하다가 다친 본인 자신과의 갈등으로 방황이 매우 길었다고 한다. 그리고 대학시절 우연히 서예를 만나 지금은 그 매력에 푹 빠져든 것.
"대학 때부터 어느 정도 기반을 잡으면 서예학원을 하고 싶었어요. 졸업 후 회사에 다니다가 결혼했고 한 7년 전부터 홍성에서 지금의 학원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아마 서예를 빨리 알았으면 결혼은 안했을지도 몰라요."
이원장은 학원사업만 한 것이 아니다. 지난 7년 동안 어린이날, 군민체육대회, 문화원행사, 장애인시설 자원봉사 때마다 어느 한켠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1400여개 써주었나 봐요. 많은 가훈을 쓰더라도 한 글자 한 글자 의미를 생각하며, 그 집의 가족을 생각하며, 써야 하는데 쉽게 쓸 수 있나요."
그는 컴퓨터를 사용한 적이 없다. 아니 감성이 없는 그 자체가 싫다고 한다.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지 몰라도 그는 서예와 막걸리, 트롯트가 좋다고 한다.
"디지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사람이 되야지 않아요. 저는 그래요. 보통 학원을 처음 방문할 때 부모님과 같이 오잖아요. 부모님께 말합니다. '저는 매를 잘 댑니다'"
그의 생각은 매를 잘 댄다는 것 보다는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소개로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몇해 전 묵 가는 기계를 어느 지인이 제공해 주었지만 그는 서예를 할 때마다 항상 묵을 갈아서 쓴다고 한다. "가훈이 '돌을 뚫는 물방울'입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여유와 노력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얼마전 과로로 쓰러져 머리를 다친 이 원장. 그는 마지막 인사에서 "막걸리 한잔 마셨어야 하는데 아직 치료중이라서요, 막걸리 마시면서 얘기하는 자리에 한번 초대할께요, 맥주 자리와 막걸리 자리는 틀리잖아요"라고 했다.
디지털시대. 우리 아이들 손은 무엇과 가장 많이 접촉하고 있을까? 휴대폰, 컴퓨터 키보드, 디지털카메라, 전자오락기, TV리모콘. 모두 전자기계 장치이다.
연필보다는 기계장치와 더 친근한 우리시대의 아이들. 굳이 서예교육이 아니더라도 그가 말하는 인성·감성교육이 어느 한편에서는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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