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대관령에 있는 양떼목장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양을 방목하는 목장으로 사계절 내내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모습을 선사하는 곳이다.
해발 950미터의 드넓은 고원 언덕에 펼쳐지는 초록빛 초지,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떼들의 모습, 목장과 주변에 계절마다 피어나는 철쭉과 야생화, 단풍 등 외국의 어느 멋진 초원 못지않은 이색 풍경지이다.
새해 연휴 때 찾은 양떼목장. 새해를 맞아 일출 명소인 동해바다와 함께 한다면 멋진 새해 첫 여행지가 될 것이다.
@BRI@강원도를 동서로 곧게 가로지른 영동고속도로를 내달리다 횡계나들목을 통해 구불구불 대관령 옛길로 들어서면 수확을 끝내고 마치 겨울처럼 덩그러니 비어 있는 하얗고 넓은 눈밭을 볼 수 있다.
또 깊어가는 겨울처럼 맛이 깊게 익어가는 황태덕장, 모진 대관령의 겨울바람을 마주하고 선 푸른 소나무 등을 지나 대관령 고갯길에 '양떼목장 가는길'이라는 작은 나무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풍력발전기 서너 개가 우두커니 서 있는 그곳에서 표지판을 따라 뒤뚱뒤뚱 종종걸음으로 10여 분을 오르면 둥글고 복스러운, 마치 초가지붕을 닮은 서너 개의 언덕으로 이루어진 양떼목장을 만날 수 있다.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 내내 파릇하던 양떼목장의 초원은 온통 하얗고 하얀 눈 속에 묻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울타리를 따라 걷는 1.2km의 산책로는 하얀 눈을 열어젖히듯 뻗어 있다. 특히 첫 언덕에 비스듬히 자리한 나무 창고 주위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여러 CF 촬영지이자 사진 애호가들에게 최고의 사진 촬영지인 이곳은 탁 트인 시야로 양떼목장을 두루 감상할 수 있고 건너편 언덕으로 향하는 아름다운 목장 길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겨울이면 창고 옆으로 작은 눈썰매장을 만드는데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눈썰매를 타는 것도 좋다.
다시 오르는 언덕길, 목장의 산과 나무에는 눈꽃 대신 사람들의 웃음꽃이 맺힌다. 설원에 펼쳐지는 하얗고 깨끗한 세상에 사람들의 마음마저 어린 동심으로 돌아간 것일까? 시린 바람과 무색·무표정의 흰 눈 속에 담긴 겨울의 따뜻함을 양떼목장에서 느낄 수 있다.
눈으로 뻔히 보이는 양떼목장 꼭대기지만 언덕길을 따라 제법 힘들게 걸어야 도착할 수 있다. 양떼목장 꼭대기에는 아래에서 보았던 창고보다 큰 또 하나의 나무 창고가 있고 그 앞으로 의자 두 개가 자리한다.
의자에 앉으면 가깝게는 그림 같은 양떼목장의 전경이, 멀게는 줄지어 선 강원도의 산자락들이 발아래 펼쳐진다. 이곳은 겨울에 바람이 무척 거세어 어떨 때는 서 있기가 힘들고 춥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바람을 맞으며 세상을 굽어보는 풍광을 느껴보는 것 또한 좋겠다. 바람이 거세지 않은 날은 가족 혹은 연인끼리 사진 촬영이나 의자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도 좋겠다.
양떼목장의 양들은 4월경에 방목을 시작해 날이 추워지면 축사에서 겨울을 나게 된다. 양이 있는 축사에서 입장료 티켓을 주면 건초더미를 주는데, 건초더미를 들고 양들에게 다가가 가까이에서 먹이를 줄 수 있다.
이솝우화에서나 보았을 양을 이곳에서 처음으로 직접 보는 사람들도 많고, 더군다나 양에게 직접 먹이를 주며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하얗고 부드러운 털, 왠지 순해 보이는 얼굴, 뒤뚱뒤뚱 귀엽게 걷는 걸음걸이에 아이들은 건초를 주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양들과 친구가 된다.
양들의 모습에, 눈 덮인 양떼목장의 전경에 아이들처럼 자신도 동화되고 싶다면 언덕에 올라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처럼 "늑대가 나타났다"하고 외치며 동심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횡계에서는 하얀 눈과 대조적인 붉은 살구색 빛의 황태가 대관령의 깨끗한 바람을 맞으며 있다. 비릿한 내음이 정겹게 가슴에 스미는 황태덕장을 여럿 만날 수 있다.
북어 중에도 얼부풀어 더덕처럼 마른 북어를 더덕북어, 혹은 노랑태, 황태(黃太)라고 부르는데, 빛이 누르고 살이 연하다 하여 명태 건어물 중에는 최상품으로 친다. 북어를 먹을 때 굳이 방망이로 두들겨 부들부들한 상태로 만드는 것은 바로 그런 상태가 되어야 제맛이 나기 때문이라 한다.
명태를 잡아 생으로 먹는 것을 생태, 주로 원양어선에서 잡아 생태보다 크기가 크고 꽁꽁 얼려 보관하는 것을 동태, 명태의 산란기인 겨울에 동해안에서 잡아 올린 생태를 바람과 눈, 비를 그대로 맞혀가며 오랜 기간 말려 누런색을 띠는 것을 황태라고 한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돌아 반찬으로 국으로, 혹은 그대로 뜯어 먹어도 맛있는 것이 황태이다. 황태는 만들기가 까다로워 제맛이 나는 황태의 80퍼센트는 하늘이 만들어 준다고 할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