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 여자아이>는 성별 차이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할 새로운 정보를 전하고 있다. 작가 레너드 삭스는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임상심리학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만났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에 대해 독특한 관점을 갖게 되었으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배우고, 느끼고, 행동하는 데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여러 전문지와 매체를 통해 성별 차이와 효과적인 학습법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알리고 있다.
<남자아이, 여자아이>는 성의 차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례를 근거로 한다. 기존의 사실들 (즉,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고 믿었던 사실)의 오류를 지적하고 정밀화된 새로운 과학기술로 남녀 성차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임상 심리학자로써 경험한 사례와 다양한 통계를 정리하여 자료로 제시하고 있다. 셋째, 성별 차이를 구분했을 때와 구분하지 않고 교육했을 때 나타는 현상과 통계자료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는 성에 대한 구분이다.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들 성이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 그들의 어떤 성적 성향이 게이 혹은 레즈비언을 만드는지 따위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BRI@저자는 먼저 현대 사회의 성별차이에 대한 인식은 단순한 실험결과를 일반화시킨 과학자들의 오류, 정체성을 상실한 패미니즘, 성적 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인문학에 의해 외곡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800년대 말, 신경학자 샤를 에두아르 브라운-세카르와 헨리 찰튼 바스티안은 왼쪽 뇌가 언어를 전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고, 이는 지금까지 정설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 실험 결과는 남자들을 실험 대상으로 한 결과이며 여자들의 뇌를 고려하지 않은 결과이다.
새로운 실험 결과에 의하면 남자들의 경우는 뇌의 좌반구가 언어를 담당하고 있지만, 여자의 경우는 뇌의 양측 반구 모두가 언어 기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금까지 우리는 여성을 실험 대상에서 제외한 실험을 믿고 남녀의 뇌구조가 같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또 남녀는 청각과 시각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같은 성에서 나타난 차이 보다 차이가 크다. 남자아이들의 경우 여자아이들에 비해 청각이 약하다. 특히 부드럽고 작은 소리는 잘 듣지 못한다. 만약, 남자아이가 교실에서 산만하다고 지적을 받는다면 첫번째로 해야 할 일은 앞자리에 앉히는 일이다.
남녀의 시각은 시각을 구성하는 세포부터 다르게 발달해 있다. 그래서 사물을 인식하는 데에도 차이를 보인다. 소녀들은 '저게 뭐지?'와 같은 대상물 식별 작업을 잘 하는 반면에 소년들은 '그게 어디에 있지?'와 같은 대상물의 위치 탐색에 탁월하다.
이렇듯 학습에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청각과 시각에서 남녀가 큰 차이를 보이는 데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이런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일률적인 교육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그로인해 나타나는 부작용의 한 예를 부모들도 쉽게 느낄 수 있는 미술교육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남자아이들은 동적인 상상을 하고 색감에 민감하지 않는 반면, 여자아들의 경우 색감이 뛰어나고 사람에게 관심이 많다. 이런 남녀아이들의 특성은 그림에서 그대로 나타나는데 아이들의 그림을 평가는 선생님은 '아이들이 다양한 색을 사용해 인물 중심으로 그림을 그리도록 권장하라'고 배우기 때문에 남자아이들의 그림이 낮게 평가 받게 된다.
감정표현이 미숙하고 동적인 남자아이들의 성향은 대부분 여선생님들이 지도하는 대다가 학습적인 면을 강조하는 현대 교육 현장에서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 여성적이고 차분한 학생에게 칭찬과 좋은 점수가 돌아가기 때문에 남자아이들은 무능해 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성별 중립적인' 교육이 여자아이들에게 유리하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많은 소녀들이 더욱 여성화되어 자신의 정체성보다는 외적인면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도 성별을 무시한 교육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공학에서는 여학교에서 보다 여학생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이 더 많이 구분된다. 남녀공학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이 하는 일이나 행동을 했을 때,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을 수 있고 인기를 얻을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남학생에게서도 나타난다. 따라서 현행 남녀공학 시스템에서는 남녀학생들이 자신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견해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성별 차이를 무시한 교육이 마약 복용, 알콜 중독, 성문화 따위의 청소년문제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통계자료를 들어 설명하고 있으며, 그 해결방법까지 연령별, 남녀별로 나누어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성 정체성에 관해 다루고 있는데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들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다.
그런데 게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는 선뜻 동의할 수 없었다.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게이를 정상적인 남자와 정상적인 여자의 '중간쯤'에 위치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게이들은 지극히 남성적이며 보통의 남성보다 더 남성 취향적 이라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는 자료로 게이와 보통남성의 청력을 측정한 실험에서 게이 남성이 보통남성보다 청력이 덜 민감하다는 결과를 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데니스 맥패든은 '초남성적인' 경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데니스 맥패든의 '초남성적인'경향이라는 게이에 대한 설명은 다소 과장되어 보인다. 일반인들에게 성적 성향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것은 좋지만, 게이를 초월적인 존재로 보아서는 안 될 것 같다.
게이라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터부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게이를 우월한 존재로 만들어 일반인들을 터부시하는 것도 옳지 않다. 물론, 저자는 이 책에서 게이에 대한 설명으로 데니스 맥패든의 견해를 소개하는 정도로 다루고 있다.
<남자아이, 여자아이>에서 저자는 남녀성별을 무시한 교육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점을 낳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제기에만 그치지 않고 해결방안까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그가 지적하고 있는 아이들의 문제점의 원인이 우리 교육에서 너무 당연시해온 것들이기에 다소 충격적이고 당황스럽다. 그러나 그의 설명은 충분이 설득력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정교육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고, 학교교육에 있어선 우려를 갖게 되었다. 교육관계자와 부모들에게 <남자아이, 여자아이>를 꼭 일독하여 성별차이를 새롭게 인식하여 아이들 교육문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남자아이 여자아이> / 레너드 삭스 / 아침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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