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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연구소 입구에 있는 팻말 선친 근전 김재봉 선생을 염두하신 듯 해방전후사박물관 예정지 팻말도 보입니다.
구들연구소 입구에 있는 팻말선친 근전 김재봉 선생을 염두하신 듯 해방전후사박물관 예정지 팻말도 보입니다. ⓒ 구들연구소 제공

나무로 집을 짖는 '목수'를 모르는 분들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구들을 놓고 흙집을 짓는 토수를 들어본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군요. 여기 친환경 주거환경을 한국식으로 복원하고 지켜나가는 성공적인 구들연구소가 있습니다.

 

구들연구소는 강원도 속초 못 미쳐 강현에 위치하여 있고 인터넷에 회원이 천명도 넘는 카페(http://cafe.daum.net/sowoozee3/)도 있답니다. 그 연구소와 카페를 이끄시는 분은 오랜 세월 '토수'일을 해 오신 무운 김명환 선생이십니다. 무운 선생은 제 부친의 지인이시고 학생시절 한번 뵌 적도 있는 분입니다.

 

구들연구소의 전경. 연구소는 낙산해수욕장과 오산해수욕장 사이에 위치해 있다.
구들연구소의 전경.연구소는 낙산해수욕장과 오산해수욕장 사이에 위치해 있다. ⓒ 구들연구소 제공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 무운 선생의 선친을 언급하여도 될듯합니다. 사회주의계열의 입장에서 독립운동을 하셨고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의 거장 조선공산당 초대 책임비서 근전 김재봉 선생이 무운 김명환 선생의 선친이십니다. 선친 덕분에 무운 김명환 선생은 험난한 질곡의 세월을 살아오셨을 것이라 능히 짐작이 가시지요?

 

특이한 가족사를 지니신 무운선생이 '토수'의 외길을 걸어오신 걸 저도 얼마 전에야 알았습니다. 제가 일전에 기사로 올린 지운 김철수 선생의 기사를 보시고 소식을 주셔서 무운 선생의 카페 회원이 된 거지요.

 

무운 선생은 토수 중에서도 전통가옥에 물과 불과 바람을 이용하여 난방을 하는 구들을 전문적으로 시설하시는 토수입니다. 물론 구들연구소 카페를 돌아보다 보면 흙을 이용하여 지은 봉토집, 돌을 이용하여 지은 돌벽집, 그리고 해외여행을 통해 수집한 흙집에 대한 사진과 자료가 풍부한 것을 느끼게 됩니다.

 

손수 구들 놓기 실전 교육중인 무운 선생.
손수 구들 놓기 실전 교육중인 무운 선생. ⓒ 구들연구소 제공

무운 선생은 현대감각에 어울리는 흙집과 구들을 과학적이고 실증적으로 한국의 주거문화에 접목시키는 일도 꾸준하게 해오고 계십니다.

 

구들의 원리를 '막고-터고, 죽이고-살리고, 밀고-당기고, 나누고-합치고, 빠르고-느리고, 펴지고-오르고, 세고-약하고, 거슬리고-순하고'로 무운 선생의 경험어린 쉬운 언어로 풀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분류하여 정리를 해 놓았습니다. 구들공사에 쓰이는 자재를 세부적으로 다루어 설명한 것도 보는 이의 입장에서 고맙기가 그지없습니다.

 

불아궁이, 재아궁이, 함실아궁이, 개량아궁이, 부뚜막 등이 정감어린 시골 고향의 어린 시절로 안내하기도 합니다. 고래켜기도 줄고래, 부채고래, 허튼고래 등 무운선생이 평생 구들을 놓는 토수로서의 경험과 기술을 거의 완벽하게 체계화시켜 정리를 해놓았다고 느껴집니다. 하다못해 구들에 쓰일 화목의 선택과 화력에 대한 정리는 무운선생의 꼼꼼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여내미의 높낮이며 연도의 형상 그리고 굴뚝과 구새, 연통에 대한 정리는 학술적인 차원에서도 쉽게 접하기 힘든 자료들이기도 합니다. 10가지로 세분화시킨 구들을 이용한 따순방을 놓는 구들방법과 예는 이미 구들이 학문적인 차원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12가지로 실전 구들놓기를 보다보면 '토수'라는 직업이 '목수'이상의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고 섬세함을 요구하는 직업임을 느끼게 합니다.

 

그 외에도 방바르기 기술에는 진흙, 종이, 소강, 콩땜, 쎄락, 천등으로 바르는 기술이 있습니다. 자연 순환 구들온수난방기술과 구들구조형 난로기술 등은 특허를 신청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구요. 아자(亞字)·만자(卍字)·십자(十字) 구들은 말 그대로 신비한 구들이구요. 무운선생의 건축일지는 흥미진진하기까지 합니다.

 

무운선생이 직접 지은 돌집으로 굴뚝을 통해 구들이 잘 들어서 있음을 보인다.
무운선생이 직접 지은 돌집으로 굴뚝을 통해 구들이 잘 들어서 있음을 보인다. ⓒ 구들연구소 제공

회원가입 단서에 표절을 않겠다는 다짐을 받는것을 보니 요즘 비슷한 상업용 웹사이트에서 무운선생이 인생을 정리하듯 정리하고 모아놓은 자료들을 무단표절하기도 하여 심기를 많이 어지럽히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그동안 시공했던 구들을 원리적으로 분류하고 체계화시켜 일반에게 꾸준하게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1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구들연구소가 있는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답리에서 29번째의 구들교육을 카페회원들을 대상으로 인자(引字) 하단다동(夏單多冬) 고래놓는 법을 중심으로 교육합니다.

 

28기 교육생들과 함께... 구들놓기 실전교육후 만들어진 구들에 불을 집히고 교육생들과 함께한 무운선생.
28기 교육생들과 함께... 구들놓기 실전교육후 만들어진 구들에 불을 집히고 교육생들과 함께한 무운선생. ⓒ 구들연구소 제공

랑하는 아내와 한적한 시골에 자연친화적인 아담한 흙집을 손수 지어 살아보실 마음이 있는 분이시라면 부부가 함께 참가해도 좋을 듯 합니다. 옛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왕대밭에 왕대난다.' 풍지박살이 난 근전 김재봉 선생의 가계에서 그분의 자제 중에 한 분이 오늘 그분의 평생의 업이었던 '토수'를 들고 우리 앞에 등장했습니다.

 

환경을 전공한 필자의 입장에서 무운 선생의 흙집은 아토피의 악몽에 쌓여있는 분들에겐 희망의 등불이 될 것이라 굳게 믿어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정해년 첫 구들교육

이번 구들 교육은 [인자(引字)'하단다동(夏單多冬)'고래 놓는 법)] 중심으로 교육을 합니다.
일시 : 2007년 1월26일(금)17:30~28일(일)12:30분까지(2박3일) *첫날 교육은 19:30분부터
장소 :구들연구소http://www.gudeul.net/(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답리 117)
연락 : 018-623-8848, (033)-672-0173, (033) 673-8848
회비 : 250,000원(2박3일에 대한 숙식및 교재 수료증교부) **부부 참가시에는 100,000원 추가됨
특전 : 참가자에 한해서 동양화 반절지 1점 드림
강사 : 無耘 (김명환)
접수방법 및 확인요령 : 이메일 sowoozee@hanmail.net 로 접수하시고 
입급은 농협 331015-52-012941 예금주:김명환 (입금자순으로 15명)
접수마감 : 1월 24일까지(식당 예약관계로 기간엄수)
주의 : 우천 불구 실시함 

[교육내용]
구들 이론/삼륜과 오행 상생상극
부뚜막 아궁 만들기
함실 아궁 만들기
개량형 아궁 만들기
줄고래와 허튼고래놓기
대동고래 놓기
연기 새지 않는 흙방 바르기 
갈라지지 않게 흙방 바르기
거중기 만들기와 돌벽쌓기
봉토/토굴 파는 법
매듭법


#구들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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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잡지연구소 연구원 근무하다 버지니아텍에서 농공학을, 브라운대학에서 지질학을 공부했으며 노스이스턴 공대 환경공학석사와 로드아일랜드대학 토목환경공학박사를 취득했다. 플로리다주 리 카운티 공무원을 시작으로 미연방공무원으로 국방성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에 근무하고 있다. 2003년 한국정부로부터 5.18 민주화유공자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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