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장면에서는, 후세인 전 대통령을 매달고 있는 밧줄과, 그 밧줄 너머로 폐허가 된 이라크의 모습이 함께 나타난다. 그리고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세 사람이 손을 흔들며 시위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대체 무엇을 상대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일까? 후세인 처형을 지지하는 시위일까? 아니면, 이라크가 피폐해진 데 대한 반미 시위일까? 그 점에 관해 이 카툰에서는 독자들에게 판단의 자유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지는 그림들에서는 이번 사형 집행의 근본 동기가 무엇인가에 관한 단서가 하나씩 나온다.
후세인의 목을 묶고 있는 밧줄이 누군가의 손에 쥐여 있다. 그 손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 그림에 의하면, 자유의 여신으로 분장한 부시 대통령이 오른손에는 밧줄을 쥐고 왼손에는 문서 하나를 쥐고 있다. 리버티섬에 있는 자유의 여신은 독립선언서를 이념적 바탕으로 자유의 횃불을 비추고 있는데, 부시 대통령은 어떤 이념적 바탕에 기인하여 후세인 처형을 결심한 것일까?
이 카툰은 후세인 처형의 실질적인 배후가 미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강조되고 있는 것은 미국이 어떤 동기에서 후세인 처형을 결정했는가 하는 점이다. 마지막 그림을 보기로 한다.
클로즈업된 '자유의 여신' 부시의 왼손에 들려진 것은 독립선언서가 아니라 '이라크정책 실패'(Iraq Policy Failure)라는 정책 평가서다.
많은 언론에서 이미 강조한 바 있듯이, 부시 대통령이 후세인 전 대통령을 처형한 직접적 동기는 이라크의 민주주의를 위한 게 아니라, 이라크정책 실패로 인한 중간선거 참패의 결과를 모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하여 <알자지라>는 이와 같은 카툰을 내놓은 것이다.
자신들의 정책 실패에 몸이 달아서, 무언가 새로운 전기를 급하게 만들어 보려는 미국의 조급증이 '후세인 전격 처형'이라는 카드를 내놓게 되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카툰이다.
수많은 이라크인들을 살상한 진정한 주범은 자기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후세인에게 그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부시 대통령은 그 오른손에 있는 밧줄이 결국에는 자신의 목을 조이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끔찍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밧줄이 부시의 목을 조인다는 것은, 세계 인류가 미국의 포악한 세계지배에 대해 정의로운 저항권을 행사하게 될 것임을 가리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