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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삼성동 어린이 도서관의 모습.
익산시 삼성동 어린이 도서관의 모습. ⓒ 익산 희망연대

작은도서관이 지역에서 꼭 필요한 이유

책 읽는 문화를 만드는 출발은 '환경'이다. 도서관이 필요조건 중 하나지만 무조건 규모만 큰 도서관이 독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쉽고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찾아갈 수 있는 작은도서관이 지역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BRI@익산지역에서도 2개의 시립도서관 이외에 삼성동 어린이 도서관이 지난 2004년 개관했다. 이 도서관은 지역민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며 성공적인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시립도서관은 인근 지역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타 지역에서는 대중교통 없이 찾아가기가 힘들다는 단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삼성동 어린이 도서관이 호응을 얻는지도 모른다.

작은도서관은 접근이 용이한 생활친화적인 소규모 독서문화공간으로서 주로 독서 및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주민들의 평생학습과 지역공동체가 형성되는 곳이다.

여기서 '접근성'이란 주로 10분 이내의 단거리에 있음을 의미한다. 또 시설은 30~50평 내외의 소규모이며 주요활동으로는 도서열람 및 대출서비스와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 지역공동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의미가 있다.

공공도서관과 네트워크를 갖춘 작은 도서관이 동네마다 들어서면 책을 통해 예술성을 키우고 작가와 함께 책과 친해질 수 있다. 또 테마별, 요일별, 계절별, 계층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순화하며 동시에 실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독서의 즐거움 및 책과 친해지는 계기를 마련해 풍요로운 인성 형성을 도모할 수 있고 지식정보 양극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평생학습 기반시설로서 역할이 가능해진다.

익산시장 '말 따로 예산 따로'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작은도서관을 조성하는데 드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공공시설에 유휴 공간이 있다면, 즉 사용하지 않은 동사무소나 시의 건물이 있다면 리모델링과 책 구입에 대략 1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정부차원에서 지난 2004년부터 작은도서관 활성화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내에 별도의 작은도서관 진흥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진행 중에 있다. 지난 해에는 3개년 계획으로 190개소 내외의 작은 도서관을 조성하고자 1개관 당 7000만원에서 2억원까지의 국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전라북도에서도 1개관 당 5000만원까지 지원하는 공모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에는 시범 모델로 190개소 중 53개소가 지원을 받아 추진 중에 있으며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지자체에서 지방비 30%를 확보하면 국비 70%가 지원된다. 예를 들어 익산시에서 1개소 당 지방비 3000만원을 마련하게 되면 정부에서 7000만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에는 김완주 도지사가 작은도서관을 만들겠다고 공약해 도비까지 지원된다. 익산시의 의지만 담겨 있다면 큰 돈 들이지 않고 작은도서관을 2~3개소 정도는 만들 수 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익산시는 2007년 본예산에 작은도서관 조성과 관련한 예산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예산이 책정되지 않은 이유는 모현도서관 건립사업 추진을 위해 올해 상반기·하반기 중 2회에 걸친 용역이 수행되며 이에 따른 용역비로 8000만원 정도가 들어가 올해 본예산에는 책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개소를 건립하는데 드는 비용은 1개소 당 3000만원씩 6000만원이며 작은도서관 조성 종합발전계획 용역비로 3000만원이 소요된다. 지자체에서 6000만원을 부담하면 국비로 1억4000만원이 지원되고 익산시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민관협력으로 T/F팀을 결성할 경우 굳이 용역비 3000만원이 따로 책정될 필요가 없다.

작은 도서관이 활성화 되어 있는 선진지역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민관협력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민관협력 T/F팀을 구성해 문고현황 조사에서부터 작은도서관 조성 종합계획 수립까지 활발한 토론과 연구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4년도에 개관한 삼성동 어린이 도서관의 경우에도 용역비가 추가로 책정되지 않고 민관이 협력한 사례이며 지금은 따로 운영비가 책정되지 않아도 자원봉사자들이 꾸려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한수 익산시장은 당선된 이후 'NGO와의 간담회'에서 작은도서관 조성의 필요성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작은도서관 조성 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추진의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7년도 작은도서관과 관련한 예산은 한 푼도 책정되어 있지 않다.

작은 도서관 조성을 위한 긴급간담회 열려

익산 희망연대 주최로 열린 작은도서관 조성을 위한 긴급간담회 모습.
익산 희망연대 주최로 열린 작은도서관 조성을 위한 긴급간담회 모습. ⓒ 익산 희망연대

지난 11일 익산 희망연대의 주최로 작은 도서관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도의원과 시의원, 시민단체, 독서운동단체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작은 도서관 조성을 위한 긴급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 이후 김연근 도의원은 "동산동의 경우 시립도서관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작은도서관이 절실한 지역으로 전라북도에서 도비 지원 계획이 있는 만큼 익산지역에 지원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또 손문선 시의원은 "작은도서관 조성은 시의 중요한 정책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만큼 이를 위해 작은 도서관과 관련해 조례를 만드는 것은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대중 시의원은 "지역구 읍면동에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겠다는 내용이 공약사항이었던 만큼 임기기간 중에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사를 내비쳤으며 임영애 의원은 "시정 질의에 포함시켜 공식적으로 시장의 답변을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익산 희망연대 이진홍 간사는 "정부차원에서 지원되는 2007년 작은도서관 조성공모는 지난해 사업이 완료되지 않아 오는 4월 이후로 연기되었으며 도비 또한 4월 이후에나 가능하다"며 "이미 2007년도 익산시 예산이 책정되었지만 4월 추경예산에서 지방비를 책정하게 되면 국비와 도비를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발 빠르게 움직이면 익산지역에도 2~3개소 정도의 작은 도서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익산교차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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