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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에서도 '새판짜기' 얘기가 나왔다. 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현재 박근혜 캠프의 참모로 활동하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한나라당이 이번 대선에서도 단일세력으로만 집권하려 한다면 또다시 실패할 수 있다"며 중도보수정당으로 외연확대를 위한 정계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3일 부산 부경대 명예 정치학박사 수여식에 참석해 "한나라당이 당명을 교체하는 등의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열린우리당, 민주당, 국민중심당의 건전 보수 정객들을 영입해 새로운 체제에서 대통령 후보를 뽑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평소 동서화합의 차원에서 김대중-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의 화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민주당 한화갑 대표를 향해 "함께 가자"며 호남에 러브콜을 던져왔다.

하지만 이번에 한발 더 나아갔다. 열린우리당, 민주당, 국민중심당을 아울러 중도보수 성향의 정체성으로 정계개편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

"천년을 같이 가자던 새천년민주당이 3년 10개월만에 열린우리당의 분당으로 11석의 소수정당으로 전락했고, 현직 대통령이 만든 열린우리당도 3년여만에 현직 대통령에 맞서 2, 3개로 깨어지는 과정에 있는 이때, 특히 호남의 대표주자였던 고건 전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한 이 시점에서 정치권은 대승적 차원에서 과거를 모두 덮고 정체성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당을 같이 하여 정책으로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에게 선언해야 한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이유에 대해 "지난 세 번의 대선은 단일 세력이 아닌 연대세력이 집권하였다는 점에서 보수 우파세력중의 한 정파인 한나라당이라는 단일세력이 집권하려 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소 곤혹스러워했다. 한나라당의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배경에 부담을 느낀 것. 김 의원은 "사전에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며 "지역감정을 초월해 정체성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모이자는 평소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아무리 지지율이 높아도 안정적인 집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정권들이 철저한 지역감정에 의한 투표로 표가 분산되면서 모두 50% 미만의 득표로 당선, 소수파 정권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소수파의 집권으로 실패한 정권이 되풀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50%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다."

김 의원은 "정체성을 함께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정당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며 "(고건의 불출마 선언으로) 전라도표가 방황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해 지금이 적기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한편 박근혜 캠프에선 "전혀 상의한 바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한 측근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박 대표가 일찍이 민주당과의 연대/연합은 주장해 왔지만 이번 내용은 김 의원이 너무 나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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