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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복귀한 황수정은 연기력 난제에 부딪혔다.
ⓒ SBS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이 등장하였다. 기나긴 시간의 공백기를 극복한 채 5년 만에 돌아온 배우, 황수정. 물론 그녀가 복귀하기까지는 많은 반대가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네티즌들은 그녀의 방송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기까지 하는 등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복귀를 강행하였다.

황수정은 SBS 금요드라마 <소금인형>에서 여주인공 차소영으로 등장한다. 예전의 예진아씨로 큰 인기를 누리던 그녀가 이제는 한 가정의 주부가 되어 아픈 남편을 위해 돈을 마련하고자 낯선 남자와 하룻밤 거래를 나눈다. 내용 자체도 다소 선정적이어서 논란이 예상되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반대했던 네티즌들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그리고 시청률도 18%를 유지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BRI@그렇다면, 황수정의 복귀는 성공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네티즌들의 거세 반응은 황수정 연기력에 대해 왈가왈부할 만한 의지가 없어 보이고, 시청률은 타사 방송프로그램이 뚜렷한 것이 없기 때문에 반사이익으로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즉, 황수정의 복귀 성공은 아직 미지수다. 더 나아가 그녀의 연기력을 두고 조금씩 악평이 고개를 들고 있어 또 하나의 난제가 아닐 수 없을 터. 그도 그럴 것이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연기를 시작하였다면 안티팬을, 자신의 팬이 아니더라도, 없애기 위해서는 오롯이 연기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까지 물의를 일으키고 복귀에 성공한 배우들을 보면 그들은 모두가 연기력으로 승부하여 성공한 케이스다. 그렇다면 성공한 배우들을 보자.

팜므파탈의 성현아부터 억척녀 최진실

▲ 팜므파탈을 연기하면서 복귀에 성공한 성현아.
ⓒ iMBC
우선 같은 마약류를 복용하여 문제를 일으켰던 성현아. 그녀는 황수정처럼 과거 톱스타는 아니지만 복귀 이후 톱스타 반열에 성큼 다가와 있다. 그럼, 그녀가 황수정과 달리 억세게 운이 좋은 여자일까? 전혀 아니다. 그녀 또한 브라운관에서 드라마로 복귀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래서 성현아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두 가지다. 복귀 전까지 전혀 영화배우 경력이 없던 성현아는 필모그라피(filmography : 특정 배우나 감독의 작품 리스트)를 만들었다.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복귀하면서 동시에 영화계 데뷔하였다.

물론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매너리즘을 이야기하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성현아가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복귀에 성공했다. 더 나아가 그녀의 연기력까지 호평을 받으며,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아직, 브라운관에 출연하는데, 네티즌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수를 선택하였다. 그렇지만 이 부분에 있어 비교적 쉽지 않았고 최근에 들어서야 드라마 복귀에 성공하였다.

성연아는 SBS 금요드라마 <어느 날 갑자기>에서 자신의 친구의 남편을 뺏는 오유란 역을 맡았다. 물론 출연 전까지만 해도 논란이 있었지만 방송 이후 그녀의 연기력을 호평하는 의견들이 일색이었고, 드라마는 시청률에서도 높았다.

이렇게 그녀의 행보만 봐서는 억세게 운 좋은 배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안에 그녀가 머리 좋게 선택한 작품과 복귀 방법, 그리고 연기력이 삼박자가 골고루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비교적 복귀가 쉬운 영화를 선택하였고,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주홍글씨>를 연이어 선택하면서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구축하였고, 이것은 그녀의 대마초 흡연으로 손상된 이미지를 반전시키지 않고 이어갔다는 점이다. 지금도 MBC 일일드라마 <나쁜여자, 착한여자>에서 팜므파탈 연기를 하고 있다.

그것은 결국 그녀의 복귀에 성공 신호탄이 되었고, 예전보다 성숙해진 자세로 안정된 연기력을 펼친 점 또한 성현아가 다시금 당당하게 배우로 설 수 있는 이유였다.

그렇다면, 이혼문제로 안티팬이 급증해 힘든 나날을 보낸 최진실은? 기존 귀여운 만인의 연인에서 단숨에 억척 주부로 변신하였다. 일단 외모에서부터 일명 아줌마 파마 뽀글이 파마와 부스스한 모습, 추레한 옷차림으로 외형적인 모습을 갖췄고, 남편의 바람으로 가정을 잃고 암까지 걸린 주부 연기를 훌륭히 해냈다.

그것은 시청자들에게는 충격이었다. 사실 그전까지 최진실은 만인의 연인이었지만 연기력이 훌륭했던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도 억척스러운 주부 연기를 깔끔하게 한 최진실에게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

늘 청순할 줄 알았던가?

그렇다면, 황수정은 어떠한가? 예진아씨로 스타가 되었던 그녀, 그 옛 영광을 아직 잊지 못한 탓일까? 주부로 돌아왔지만 낯선 남자가 하룻밤을 제의할 만큼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지고지순하게 남편을 위해 결심한다.

여느 바람난 남편에 울부짖던 다른 주부와는 차원이 다르다. 물론 그것이 드라마의 캐릭터라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 그녀가 만일 5년이란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인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분명 다른 여배우들처럼 성공했으리라. 하지만 그녀는 딱 예전만큼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문제점이다. 과거 그녀도 연기력으로 승부했던 배우는 아니다. 단지 <허준>에서의 예진아씨의 캐릭터가 뭇 남성을 설레게 했을 뿐이다. 그리고 예진아씨는 지고지순한 사랑에 목을 매는 착한 여자였을 뿐 캐릭터 자체가 평면적이었다.

즉, 평면적인 인물을 연기했던 황수정의 연기력은 그 지점이 끝이었다. 그 이후 역시나 예진아씨 이미지를 이어갔고 히로뽕 투여 사건이 터진 것이다. 그렇다면 5년이란 시간을 뛰어넘고자 했다면 청순한 이미지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버렸어야 한다.

30대가 넘은 나이에서 과거 곱디 고왔던 예진아씨의 또 다른 영광을 만들어 낼 순 있어도 예진아씨 그대로 머물기엔 나이도, 시간도,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배우의 이미지도 모든 것이 변해버린 지금이다.

이제 황수정에게는 청순한 이미지가 어울릴 수 없다. 현실은 현실이기에 그녀가 추구했던 청순한 이미지는 한 번의 물의로 인하여 와르르 무너졌고, 그것을 회복하기엔 다소 힘들다. 그리고 그것이 첫 복귀작으로 선택한 것은 엄연하게 실수다.

오히려 성현아처럼 팜므파탈의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했다면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지 않더라도 새로운 이미지 변신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1차적인 선택을 잘못했다고 아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소금인형>에서의 차소영은 적어도 예진아씨의 평면적인 인물은 아니다. 문제는 주로 평면적인 인물을 연기했던 경험이 다였기 때문인지, 황수정은 차소영으로 완벽히 분하지 못하였다. 차소영은 남편이 생명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 한 남자로부터 은밀한 거래 제안을 받고 하룻밤을 보낸 뒤 거액의 돈을 받는다.

차소영은 충분히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인물이지만 불륜을 저지른 실수를 범했다. 이러한 인물설정 자체만으로도 이미 평면적인 인물이 아닌 복합적인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연기한 황수정은 여전히 평면적이고 단선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어 연기력의 논란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즉, 다른 여배우와 달리 기존 이미지를 버리고 변신을 시도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연기력이 늘지도 않아 어정쩡한 상태가 되어 복귀에 성공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황수정은 <소금인형> 한 편으로 모든 짐을 버리기에는 불충분해 보인다.

물론 아직 방송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조금만 더 황수정이 연기력에 집중한다면 다시금 팬들에게 인정받고 복귀에 성공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을 견디며 연기에 대해 갈망했다고 자신이 말한 열정을 이제 보여주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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