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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광명시장 상인들이 이마트 메트로 광명점 앞에서 이마트 철수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29일 광명시장 상인들이 이마트 메트로 광명점 앞에서 이마트 철수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 강찬호
이마트 메트로 광명점 개장 5일째인 29일, 광명재래시장 상인들은 이마트 입점 철회를 요청하면서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영업방해는 '회피'하면서도 영업을 '방해'해야 하는 어려운 현실 조건에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분노를 표시하기 위한 극약 처방이 도입되기도 했다. 이마트가 입점한 대형상가 크로앙스 앞 시내 한복판에서 이마트 죽음을 알리는 관을 등장시키기도 했고, 이마트 매장 현관에 계란 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해결책이 없는 가운데, 방법은 더욱 강경해지고 있는 셈이다.

광명시의회, 이마트 반대 결의안 청원 부결

@BRI@한편 이날 광명시의회는 이마트 입점에 반대하는 의회결의안 채택을 요구하는 상인들의 청원에 대해 청원심사위원회를 열어 심사했지만 본회의에 상정하지도 못한 채 심사위원회에서 부결됐다. 열린우리당 문현수, 조미수 의원이 찬성했고, 한나라당 소속 손인암, 박영현, 구본신 의원이 반대했다.

광명시의회는 지난 16일 재래시장 상인들이 주민 7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이마트 입점을 철회하는 의회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요청한 청원에 대해 이날 오후 2시 청원심사위원회를 열어, 관계자 의견을 청취하였다.

이날 위원회에는 이마트입점철회비상대책위(아래 이마트비대위) 관계자, 크로앙스 관리단측과 이마트 메트로 점장, 관계부서 공무원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마트비대위 이준원 공동대표는 "시장 자체 매출 규모가 1일 2억5천만원 정도인데 이마트 입점 후 자체 매출이 50% 정도로 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유통점이 입점한 곳에서 폐허가 되고 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데, 언제까지 법 타령만 할 것이냐. 시의원들이 우리를 도와야 한다. 상인들 간에는 도덕이 있다. 5대 대기업이 들어오면, 소상공인들은 누구를 믿고 싸워야 하냐"고 호소했다. 그리고 "이마트가 아닌 일반 슈퍼마켓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준식 비대위 총무는 "이마트 캐시가 5곳에서 10곳으로 늘었다"며, "이마트 메트로의 하루 매출이 3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95년 당시 화재가 나서 시장이 흉물스럽게 되었음에도, 화재가 난 광명시장이 아닌 작은 시장(새마을시장)이 먼저 현대화 사업을 시행하는 등 '광명시장 현대화사업' 등 전반에 걸쳐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 총무는 또 "이마트 입점이 없었다면 주차장 확보, 물류창고 보완, 위생 환경 정비, 친절 노력 등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규모 점포와 영세 점포를 단순 비교하면 대규모 점포의 장점이 영세 점포의 단점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재래시장이 죽고 대규모 점포가 입점하면 물가가 상승할 것이고, 지역 고용창출 효과 역시 미미할 것"이라며, "깊고 넓게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마트비대위 "이마트 매장 인수하겠다"

이마트 메트로 광명점은 광명시장 옆 크로앙스 상가 지하2층에 들어서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마트 메트로 광명점은 광명시장 옆 크로앙스 상가 지하2층에 들어서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 김시연
이마트 비대위 측은 또 이마트 메트로 광명점 점포에 대해 인수 의사도 밝혔다. 그동안 이마트 측에서 광명점 매장은 이마트가 신도림 매장을 프라임산업으로부터 인수하면서 패키지로 인수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광명점에 대해 당초 매각 의사가 있었고,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마지못해 운영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혀 왔다.

슈퍼마켓 사업 진출이라고 하는 것도 당초부터 경영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막판에 '자존심' 문제가 있어 뛰어들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마트 측의 입장을 고려해, 비대위 측은 지난 대책회의를 통해 재래시장조합 등에서 본격적으로 매장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고, 이러한 의사를 밝혔다.

이상준 이마트 메트로 점장은 "이마트 메트로 입점 전인 기존의 아이마트와 비교해서 이마트 매트로는 큰 차이가 없으며, 매출도 1.2배 정도로 예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상품 구성도 낱개 판매 등 슈퍼마켓의 특색을 살렸고, 법적하자가 없도록 했다. 중장기적으로 재래시장과 이마트 메트로, 그리고 크로앙스 전체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메트로 입점에 대해서는 "당초 매각의사가 있었지만, 이마트가 '자존심'도 있고 해서 막판에 슈퍼마켓 사업 진출로 가닥을 잡고 진출한 것"이라면서 "적자가 난다면 모를까 정상적으로 경영이 된다면,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재래시장 상권에 진입하는 것은 상도의상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문현수 시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무혈입성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기존 아이마트가 있던 자리에 입점한 만큼, 상도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매장을 확대할 것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그럴 일이 없다"고 말했다. 매장을 인수하려면 인수 비용도 만만치 않아, 오히려 다른 곳에 매장을 내고 말 것이라며 '기우'라고 말했고, "대표이사 각서도 받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박영현 시의원이 '이마트 슈퍼마켓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니냐'고 우려하자 점장은 "본인은 광명점 매장 운영에 대한 책임만 있을 뿐, 경영 전략에 관한 사항은 본사 소관이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매출 100억~120억원 예상...점포 확장 없을 것"

이마트 메트로 광명점 개점일인 지난 24일 매장을 찾은 지역주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이마트 메트로 광명점 개점일인 지난 24일 매장을 찾은 지역주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개장 이후 매출에 대해서는 "첫날은 제대로 영업을 못했고 둘째 날은 7천여명 손님이 왔다"고 주장했다. "손님 한 명당 매출도 1만2천원에서 1만3천원 정도로 1일 매출이 6~7천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른바 '오픈 발'을 감안하고, 개장에 따른 초특가와 역마진 상품 매출을 감안한다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점장은 자체 조사 결과 재래시장에도 손님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마트가 광명에 입점함으로써 광명시에 도움을 주는 것이 무엇이냐'는 문현수 의원의 질문에 대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말한 경영전략에 대해 일개 점장이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송금도 본사로 이뤄지지만 점원들 고용은 광명시민으로 했고, 시에 세금도 낸다고 말했다. 이마트 메트로 입점에 대한 홍보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점장은 이마트 메트로는 신개념으로 연가 매출액은 100억에서 120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슈퍼마켓 사업 진출에 대해 개인의견을 전제로 다소 즉흥적인 차원의 결정이 없었던 것도 아닌 듯하지만, 광명점은 점포 운영의 제반 여건이 반드시 좋은 조건인 것만은 아니라며 매장 운영자로서의 실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크로앙스 관리단장 "200여개 점포 위축...슈퍼 활성화돼야"

강기철 크로앙스 관리단장은 "지난해 7월 31일 아이마트가 철수한 이후, 이마트 메트로 입점이 여러 사정으로 늦어져, 30~40% 매장 유동인구가 줄어서 영업에 애로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크로앙스 내에는 200여개 업체가 있으며 이들 역시 임대상인들이 떠나고 매장이 비는 등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하 2층 슈퍼마켓과 7층 극장 이용자들의 증가로 매장 유동인구가 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인암 시의원은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자존심 문제를 떠나 점포를 상인들에게 매각하고, 기업이미지를 제고하는 상생 방안을 찾는 것이 어떠냐고 질문했고, 이 점장은 매각에 대해서는 본인이 답변할 사항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광명시청 산업경제과, 도시계획과, 주택과 등 관계 부서 공무원들이 출석했고, 이들은 관련 규정과 법을 검토한 결과 입점을 규제할 만한 방안은 없다고 답변했다.

문현수 의원은 '시민편익이냐? 지역 경제냐?'의 문제가 있고 이마트가 철회하지 않는 한, 분쟁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데 대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또 유통관련 분쟁조정위원회 등을 설치하는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산업경제과 담당 과장은 교육이나 콜센터 운영 등은 기존 계획에 따라 진행할 수 있지만, 재래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은 향후 마련해 가야 한다고 답변했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이마트 메트로 죽음을 알리는 관을 짜고 있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이마트 메트로 죽음을 알리는 관을 짜고 있다. ⓒ 강찬호
한편 이날 오전 광명시장 상인들은 오전 10시부터 시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일부 상인들은 이마트 메트로로 이동해서 매장 입구에서 서성거리기도 하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잠시 매장 입구에서 눕기도 했지만, 영업방해를 의식해서 다시 일어나기도 했다.

출입구 사이로 들어가는 이마트 손님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하고, 이마트 직원들과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영업방해'에 걸리지 않으면서도 영업을 방해하는 방법을 찾아 매장 입구에 모였지만, 별다른 방법은 없어 보였다.

상인들, 이마트 매장 입구 계란 투척...이마트, 법적 대응 검토

같은 시각 크로앙스 입구에서는 나머지 상인들이 이마트 입점 철회를 요구하며 관을 짜고, 관을 매고 이마트 매장으로 진입할 준비를 하기도 했다. 대낮에 시내 한복판에서 관이 등장한 것이다.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지나는 상인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문제해결에 대한 뾰족한 방법이 없는 가운데, 상인들은 자신들의 절박한 심정을 표시하기 위해 지하 이마트 매장 입구에다 계란 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관을 짜보기도 하고, 계란을 투척하기도 하면서 점차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 이상준 점장은 계란 투척 등 영업 방해와 관련해서 이마트 내부에서 법적 검토 등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점장으로서 중재 입장에 서야 하지만,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법적 검토에 대해서는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며 이날 시의회에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강찬호 기자는 광명시민신문 편집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광명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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