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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감나무 밭에서 끈 줍기 놀이를 하면서 놀고 있다.
아이들이 감나무 밭에서 끈 줍기 놀이를 하면서 놀고 있다. ⓒ 조태용
지난 금요일(26일) 전남 담양군 시목 마을에서는 도시 아이들과 함께하는 마을 행사가 있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1박 2일간 시골 마을 체험을 해보는 것이었다.

마을을 찾아갔을 때, 아이들은 감 꼭지 벌레 잡기와 끈 줍기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넓은 과수원에서 뛰어다니며 버려진 끈을 줍고 감 꼭지 벌레를 잡았다. 누가 봐도 아이들은 자유로워 보였고 행복해 보였다.

어른들에게 감 꼭지 벌레를 잡거나 끈을 줍는 일은 노동에 불과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것도 근사한 놀이고 흥미를 느낀다. 감나무 농장에는 상품으로 판매하는 장난감은 없지만 아이들은 감나무 밭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농장을 뛰어다니며 끈을 줍고 감 꼭지 벌레를 잡고 놀았다.

그 아이들은 감나무가 어찌 생겼는지 모르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연과 쉽게 동화되고, 그 속에서 놀이를 만들어내고 행복해 했다. 단지 자연과 아이들을 접촉하게 해줬을 뿐인데도 말이다.

감 꼭지 벌레를 잡고 있는 아이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을까?
감 꼭지 벌레를 잡고 있는 아이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을까? ⓒ 조태용
요즘 아이들이 있는 집에 가보면 장난감이 가득하다. 방 하나를 장난감 방으로 사용하는 가정도 있을 정도다. 그렇게 많은 장난감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이들이 장난감을 원해서였을까?

내가 자랄 때만 해도 장난감이라는 것이 거의 없었다. 장난감이라고 해봐야 구슬과 딱지 정도였다. 물론 가끔 소풍 때 구입하던 제비 총과 손으로 쥐어짜서 물을 뿜어내는 물총이 있었지만, 놀이에서 상품으로 거래되는 장난감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작았다. 장난감에 대신 자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BRI@요즘은 자연에서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은 집에 붙들어 놓고 있으니 아이들은 방안에서 금세 싫증을 내게 된다.

자연은 동일한 모습으로 단 하루도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과 함께 하는 아이는 그 변화를 감지하고 그 변화에 따른 새로운 탐구 대상을 찾는다. 그곳에서 새로운 이야기와 놀이를 찾아낸다.

봄이 오면 제비꽃이 피는가 하면 매화가 피고, 또 목련이 피었나 하면 어느새 매화는 지고 없다. 눈이 오면 눈싸움 장이 되고 비가 오면 질척거리고, 한여름엔 바싹 열기가 피어오르다가도 시원한 소나기 한 줄기에 잠잠해진다.

돈 버는 시간 동안 점점 아이들과 멀어지는 도시인

하지만 도시의 아파트는 어떤가? 사시사철 비슷한 기온으로 유지되며 달라질 것이 없다. 아이들을 도시의 집에서 키우면 아이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실을 부모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들은 장난감과 도시의 소비 생활과 교육에 필요한 돈을 벌어야 한다. 또 아이들은 돈을 벌 가능성이 큰 학교에 보내야 하기에 (절대 좋은 교육은 아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지 못하고 새로운 장난감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데 만족해야 한다.

아무리 값비싼 장난감이라고 해도 자연만큼 풍부한 이야기가 있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금세 싫증을 낸다. 그래서 부모들은 더 많은 돈을 벌어 장난감을 사줘야 하고 돈을 버는 시간 동안 아이들과 멀어진다.

사실 장난감이라는 것은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주기보다는 싫증을 내게 하고 새로운 물건을 끊임없이 구입하게 하는 소비패턴을 만들어줘 소비를 통한 만족과 행복의 추구라는 물질 만능주의를 교육 시키게 된다.

하우스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아이을 안아주고 있다.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부모의 사랑이다.
하우스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아이을 안아주고 있다.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부모의 사랑이다. ⓒ 조태용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의 사랑과 자연이다. 우리는 지금 아이와 부모와 자연을 최대한 격리시키려는 사회 구조 속에서 살고 있다.

자연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그리고 건물과 공장에 밀려나서 도시에서 자연과 접촉하려면 집을 빠져나와 일정한 거리를 가야만 한다. 그에 반하여 자연과 접촉이 가장 빈번한 시골마을은 도시에 밀려 사람이 살지 않는 텅 빈 대지로 돌아가고 있다.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의 자유로운 삶을 위하여 시골로 내려간 부부를 알고 있는데, 그들은 도시에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가 불쌍해서 시골로 내려갔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듣는다면 '이상하다', '웃긴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웃기는 것은 아이를 방과 학원, 그리고 자연과 격리된 도시라는 테두리에 가둔 부모들일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아이들의 행복한 인생이란... '행복해지는 방법' 가르쳐야

흙과 자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흙과 자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 조태용
우리는 누구나 아이들이 행복한 인생을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행복한 인생을 위하여 돈을 잘 버는 학교와 직장을 가지기를 원한다. 그리고 어렸을 때 공부만 열심히 해서 돈 잘 버는 직장에 다니게 되면 평생 행복해질 것이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행복이 그런 곳에서 오는 것일까? 아이들이 평생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행복해지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새로운 장난감으로 아이의 불만과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처럼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얻는 소비욕구 충족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으로 아이를 키운다면 그 아이는 평생 돈이라는 수레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요즘은 도시를 떠나 소박하고 검소하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생활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이런 삶을 선택하는 것은 돈과 편리에 대한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정말 쉬운 일이다. 하지만 그 반대인 사람에게는 끔찍한 일일 것이다.

무엇이 진정으로 행복 한 것인가는 따져봐야 할 문제다. 우리는 어쩌면 돈이라는 괴물에게 행복의 의미를 빼앗겼는지도 모른다.

여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부모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자연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친환경 우리 농산물 직거래 장터 참거래농민장터(www.farmmate.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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