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2005년 12월에 개정된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하려는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은 2005년에 출범, 현재 전국 40여개 대학에서 참여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홍익대, 광운대, 중앙대 등 8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참석했다.
정형진 중앙대 총학생회장은 "현재 우리 학교에는 교수, 학생, 동문 등으로 구성된 대학평의회가 있다"고 소개한 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의견을 학교에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됐고 학교 측도 학생들의 의견을 소모적인 것으로만 생각하지는 않게 됐다"며 대학평의회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어 "평의회가 지속적으로 활동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사립학교법이 꼭 필요하다"며 사학법 재개정 움직임에 반대했다.
박슬기 홍익대 총학생회장도 "학교 운영과 관련해 합의하는 자리가 있긴 하지만 학교를 대변하고 학생들의 말을 일축하는 장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형식주의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사립학교법이 없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
이어 "재단 적립금 문제, 등록금 문제 등이 산적해 있지만 학교 당국에서는 이 모든 것을 대학평의원회에서 이야기하자고 하는데, 만약 사립학교법이 개정되면 학생들이 대학과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장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개정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하려는 한나라당도 비판했다. 선일하 광운대 총학생회장은 "사립학교법이 개정되고 나서야 학교에 최소한의 민주적인 절차가 생겼는데, 이러한 사립학교법을 이전 상태로 돌리려는 한나라당의 움직임이 문제"라며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정준모 경기대 총학생회장도 "한나라당은 아직도 자기들만의 기득권 리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일말의 반성 없이 자신들의 리그를 구하기 위해 사학법을 재개정하려는 모습을 보면 비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창욱 영남대 총학생회장은 "올해도 등록금이 올랐지만 학생들의 의견은 무시된 채 인상만이 고지됐다"며 "사립학교법이 있는 지금 상황이 이런데도 한나라당에서 사립학교법 재개정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은 기득권을 유지하고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은 이날 3시 교육부에서 열리는 '전국대학생 1차 공동행동'에 참여해 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안을 정부에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