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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황금나침반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점점 늘어만 가는 온실가스, 그중에서도 대기의 겨우 1만분의 3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이다. 이 정도면 대수롭지 않은 양 같지만 지구의 기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또한 한 번 만들어지면 약 한 세기 동안 대기에서 사라지지 않기에 이산화탄소는 미량의 증가일지라도 매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로 산업혁명 이후 지구는 약 0.63도 더워졌다. 이는 1만분의 3 수준을 유지해오던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이 1만분의 4 가까이 올라갔기 때문인데, 산업혁명 이래로 석탄과 석유, 가스 등 화석 연료의 소비가 급증한 것이 이러한 이산화탄소량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많은 과학자들은, 인류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이들 화석연료를 소비한다면, 21세기 초에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1만분의 6까지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지구의 기온은 약 3도 혹은 6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나온 지구의 역사를 고려할 때 이러한 급격한 기온 상승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모든 생물 종의 멸절! 온도 변화에 민감한 동식물들은 물론이거니와 냉난방으로 주위 환경의 온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인간조차도 살아남지 못하는 대멸종 사태를 야기할 것이 분명하다.

해빙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 초대형 태풍의 빈번한 기습, 극심한 한파와 무더위의 주기적인 내습 등 기온 상승으로 인한 극심한 기후 변화를 우리 문명은 견디어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은 약 15도인데, 이것이 단 1도 올라가는 것을 허용하느냐 아니면 3도 올라가는 것을 허용하느냐에 따라 무수한 생물종과 수십억 인간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파국을 피하기 위한 첫 발자국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또한 합리적인 선택이다. 2005년 2월에 발효된 교토 의정서는 바로 그러한 선택의 국제적인 결실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가인 미국은 지금까지도 교토 의정서 비준을 거부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팀 플래너리의 조국 호주 역시 교토 의정서 비준을 거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의 하나이다. 미국과 호주의 이러한 비이성적인 거부가 석탄과 석유 등의 에너지를 거래하는 거대 기업체들의 막강한 로비와 음모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팀 플래너리는 이 책에서 잊지 않고 밝혀놓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국제적인 노력이 이렇게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가(미국)와 세계 최대의 석탄 생산국가(호주)의 비협조로 더디게 움직이고 있기에, 개인 차원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려는 노력과 실천은 더욱 중요하다.

태양열 온수기 설치,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가전제품 사용, 걷기ㆍ자전거 타기ㆍ대중교통 이용, 정치인에게 기후 변화에 관한 편지 쓰기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큰 어려움 없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들을 팀 플래너리는 이 책의 말미에서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제안은 소박하고 작은 것들이겠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를 실천해 나간다면 분명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3.

가만 생각해보면 지구온난화를 야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들 각자 자신들이다. 따라서 지구온난화 문제는 지구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사는 집의 문제이며,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인 것이다.

머지않아 다른 문제를 모두 합한 것보다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고, 곧 유일한 문제가 될, 이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지금 바로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생명을 품고 있는 이 아름다운 초록별 행성의 온갖 생명체들이 지체 높은 귀부인(인간)이 잘못 부린 하녀의 변덕(기후 변화)에 의해서 한꺼번에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기후 창조자>는 이렇게 산업 혁명 이래로 '기후 파괴자'로서의 역할을 해온 우리 인류가 임박한 대재앙을 막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왜 해야 하는지를,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조목조목 따지면서 설득하고 있는 책이다. 그런 인식의 전환이 행동의 전환으로 바뀔 때 우리 인류는 '기후 파괴자'에서 '기후 창조자'로의 전환을 이루어내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기후 창조자 (The Weather Makers) 

ㅇ 팀 플래너리 (Tim Flannery) 지음
ㅇ 이한중 옮김
ㅇ (주)황금나침반 펴냄
ㅇ 2006년 6월 16일 1판 1쇄
ㅇ 값 : 18,500원


기후 창조자 - 인류가 기후를 만들고, 기후가 지구의 미래를 바꾼다

팀 플래너리 지음, 이한중 옮김, 황금나침반(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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