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이필상 고려대 총장의 논문이 총 8편에 이르는 것으로 최종 결론 내려졌다. 고려대 교수의회(의장 배종대)는 2일 오후 2시 국제교육관 115호에서 회의를 열어 내·외부 교수 7명으로 이뤄진 '이필상 총장 논문 표절 의혹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 최종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했다.
진상조사위는 이 자리에서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총장의 논문이 총 8편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진상조사위는 8편 중 6편이 표절됐고, 2편은 중복게재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BRI@하지만 교수의회는 진상조사위의 보고서를 논란 끝에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수의회 배 의장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심의 의결하지 않고, 소명서와 함께 총장 임명 권한을 가진 이사회에 그대로 올려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수의회가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는 것은 표절 여부에 대한 교수들의 입장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진상조사위는 8편에 달하는 이 총장의 논문을 표절 혹은 중복게재로 결론지었지만, 교수들은 보고서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 이 총장의 논문을 딱 잘라 '표절'이라고 규정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실제 진상조사위 보고서와 달리 이날 회의에 참가한 교수들은 표절 여부를 두고 팽팽한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교수는 "찬반 양쪽이 너무 팽팽하게 맞서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을 정도"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회의 도중 밖으로 나온 교수들도 대부분 입을 꾹 다물었다.
교수의회가 진상조사위의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고 표절 여부를 결론짓지 못함에 따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보고서를 받은 재단 이사회가 이 총장의 거취를 어떻게 결론 내릴 지에도 관심이 쏠릴 예정이다.
한편 이 총장은 이날 회의에 A4용지 19쪽에 달하는 장문의 소명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명서 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 총장은 또 논문 표절 의혹의 배후에 자신의 총장 취임을 반대한 학내·외 교수들의 '음모'가 있었다는 내용을 담은 A4 한 장 분량의 서한도 교수의회에 제출했다.
이 총장은 이날 결과를 지켜본 뒤 담화문 발표 등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알릴 예정이었으나 교수의회가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음에 따라 입장 발표를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