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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으로 담은 '중계본동 104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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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태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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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나라의 지도자를 새롭게 선출하는 해다. 선거를 10개월 여 앞두고 대권 후보들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문민, 국민, 참여정부에 이어 내년부터 어떤 정부가 들어설까. 이는 어떤 정당의 누가 대권을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중산층을 비롯한 서민들은 누가 대권을 잡든지 간에 '서민을 위한, 서민에 의한, 서민적인' 지도자의 탄생을 기대하리라 본다. 이 사회가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구성원들이 더불어 함께 안정된 삶을 누리고, 사회발전에 따른 혜택을 적절하게 누릴 수 있는 사회가 절실하다 도심의 '읍내', 중계본동 104마을
매년 연말이면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불우 이웃돕기 활동을 벌이는 모습이 TV를 통해 소개된다. 지난 연말에도 모 정당의 대권후보 중 한 명이 산동네에서 수레에 연탄을 실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운반하는 모습이 TV에 소개된 적이 있다. 당시 TV화면을 통해 소개된 곳은 재개발, 혹은 재건축이라는 명목으로 점차 사라져 가는 전형적인 산동네였다. 그곳은 바로 서울시 노원구 중계본동 산 104번지 일대로 불암산 끝자락에 둘러싸인 경사진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현재 약 1600여 가구 400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곳도 서울인가?" 할 정도로 낙후된 이곳은 보통 '중계본동 104마을'로 통한다. 이곳은 40년 전인 1960년대 중반부터 이주민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됐다. 가옥과 가옥 사이로는 골목길이 거미줄처럼 놓여 있다.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골목길마다 다 타난 누런 연탄재 빼곡이 쌓여 있다. 이곳은 현재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로 지정돼 있다. 8년 전부터 재개발 계획이 추진되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사항은 없다. 마을입구에 부착되어 있는 '대자보' 내용을 확인해 본 바로는 이곳도 재개발계획과 관련해 그동안 다양한 의견과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네주민에 의하면, 이곳 가옥주의 70% 이상은 현지인이 아닌 외지인들이다. 개발계획이 추진되면서 이익을 노리는 외지인들이 땅과 가옥들을 선점한 것이다. 현재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영세 세입자들과 독거 노인들이다. 12월 대선, 연탄처럼 따뜻한 '축제'가 되길
버스종점에서 중계본동 104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엔 작은 시장이 형성돼 있다. 방앗간과 미장원, 세탁소와 이발소 등이 있는 이곳은 어느 시골마을 읍내에 온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적지 않은 상점들이 문을 닫은 상태라 풍경은 더 을씨년스럽다. 마을을 관통하는 주요 골목은 차량 두 대가 오고 갈 수 있는 아스팔트 포장도로다. 그 길을 따라 거미줄과 같은 작은 골목길이 놓여 있다. 전봇대에는 '개인회생, 파산신청'에 관한 안내장들이 붙어 있다. 설 명절을 보름 정도 남겨놓은 시점에 다녀 온 중계본동 104마을. 서쪽하늘가에 맞닿아 있는 북한산자락으로 막 넘어가는 석양은 마냥 붉기만 하다. 오늘의 해가 지면 내일 다시 또 다른 해가 떠오를 터. 새 날을 소망하는 이 산동네 주민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의 빛들이 비춰질까? 올해 12월 대선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한 장의 연탄 같이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축제'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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