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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키트 시티' 매장의 TV 판촉 광고
ⓒ 한나영
"이번 주 뿐! 모든 TV 24개월 무이자 할부. 10%까지 할인."

버지니아 주 해리슨버그의 대형 가전매장인 서키트 시티(Circuty City). 요란한 TV 판촉 광고물이 여기저기 서 있다. '슈퍼볼 세이빙스'라는 할인행사가 진행중인 이곳에서 삼성 40인치 LCD HDTV는 1500달러다. 300달러가 할인된 가격이라고 한다

매장 안에는 TV를 사려는 사람들이 꼼꼼히 TV를 고르고 있다. 다른 한 쪽에서는 계산을 끝낸 가족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TV를 카트에 싣고 밖으로 나간다.

▲ "슈퍼볼 보려고 새로 TV를 샀어요."
ⓒ 한나영
슈퍼볼을 앞두고 대형 TV를 새로 구입한 미국 소비자가 250만 명이라고 한다. 이는 작년에 비해 47% 증가한 것이다. 보통 '홀리데이쇼핑'으로 불리는 12월이 TV가 가장 많이 팔리는 달이지만 NFL 플레이오프 역시 TV 판매량이 늘게 만든 효자 스포츠 이벤트다.

"NFL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면 TV 판매가 조금씩 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슈퍼볼에 이르면 최고조에 달하게 되지요."

해리슨버그 가전제품 매장인 '크러치필드' 매니저 댄 피터슨의 말이다.

"제조업자들 역시 풋볼시즌의 정점에 맞추어 리베이트를 실시하고 매장도 판촉을 진행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슈퍼볼에 맞춰 새로 산 TV를 보면서 파티를 계획하기도 합니다. 저희 운송팀에서도 슈퍼볼 경기 전에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29페이지짜리 슈퍼볼 특집을 실은 'USA 투데이'.
ⓒ 한나영
슈퍼볼로 미국이 들썩이다

슈퍼볼 때문에 미국이 난리법석이다. 이번 슈퍼볼 경기를 독점 중계하는 CBS 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사에서도 슈퍼볼로 도배를 하다시피 하고 있다. CBS는 경기 당일 4시간짜리 프리쇼를 내보낼 예정이다.

슈퍼볼 광고는,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리는 '재핑(ZAPPING)' 없이 시청자들도 광고를 즐긴다는 말이 나올 만큼 볼 만한 눈요기거리다. 그래서 TV 중계가 끝난 뒤에는 광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여론조사가 발표되기도 한다.

참고로 지난해 슈퍼볼 광고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었던 광고는 원시인을 소재로 한 '페덱스' 광고였다. 원시인이 공룡을 이용해 소포를 보내려다 실패하는데 페덱스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해고를 당한다는 코믹한 내용이다.

그런데 바로 이 슈퍼볼 광고비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1억4천1백만명이 시청하고, 시청률 40% 이상, 점유율 60%를 넘긴다는 슈퍼볼 광고의 시간당 광고료는 과연 얼마나 될까.

@BRI@CNNmoney.com이 밝힌 바에 따르면 슈퍼볼 광고는 30초당 260만 달러(24억여원)라고 한다. 초당 8천만원이나 되는 엄청나게 비싼 광고료다. 그런데 이를 두고 말들이 많다.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냐는 것이다.

왜냐하면 슈퍼볼 광고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수는 측정할 수 있지만 이들이 실제로 광고를 보는지, 또한 얼마나 주의깊게 광고를 보는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하프타임 광고와 1, 2, 3쿼터 광고는 비싼 광고료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매진이 되었다고 하니 슈퍼볼 광고의 인기는 여전한 것 같다.

슈퍼볼은 과연 돈잔치라는 말을 들을 만한가. 최근에 발표된 미국의 경제 전문잡지인 <포브스>가 흥미로운 결과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가 무엇일까. 바로 슈퍼볼이라는 것이다. 슈퍼볼은 TV 중계권료·후원금·입장수입 등을 종합한 경제 가치에서 3억7천9백만 달러로 2위, 3위인 하계올림픽(1억7천6백만달러)과 월드컵 축구(1억3백만달러)를 훨씬 앞서고 있다.

먹는 장사도 한 몫 챙기기

슈퍼볼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돈은 이처럼 수억 달러에 달한다. 그런데 그 돈은 다 어디로 갈까. 피자집과 대형 TV 소매업자들에게도 그 돈이 돌아가고 있다.

버지니아주 쉐난도밸리 지역의 도미노 피자 책임자인 히더 콘래드가 말한다.

"저희 도미노 피자 체인만 하더라도 이번 일요일에 각 가정에 배달될 피자가 1500만 개가 될 것입니다. 이는 평소 일요일의 주문량보다 3분의 1이 증가한 것이지요. 우리 7개 체인점에서도 평소보다 35%-40% 증가할 것입니다. 많게는 50% 증가한 체인점도 나올 거예요.

이 지역에서 가장 바쁜 곳인 밀러서클점에서는 22명의 종업원들이 풀로 가동됩니다. 가장 숙련된 종업원을 중요한 자리에 배치했고 피자 재료도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슈퍼선데이만을 위한 메뉴도 20-50% 새로 만들었지요.

가장 바쁜 시간은 킥오프 전 15분과 킥오프 후 15분이 될 것입니다. 막상막하의 좋은 경기를 펼치길 바랍니다. 그래야 피자도 많이 팔리거든요."


▲ 월마트 매장의 '슈퍼볼 코너'
ⓒ 한나영

▲ 슈퍼볼 파티용품들
ⓒ 한나영
슈퍼볼은 대형 할인 매장인 <월마트>도 비켜가지 않는다. 월마트 매장 안에는 풍선을 주렁주렁 단 '슈퍼볼' 코너가 있다. 그곳에는 슈퍼볼을 관전할 때 필요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

슈퍼볼을 보면서 필요한 물건들이 뭐가 있을까. 온갖 종류의 스낵과 음료수, 일회용 접시와 컵, 여러 종류의 맥주, 경기를 녹화할 수 있는 비디오테이프, 슈퍼볼파티를 즐길 수 있는 갖가지 파티용품,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용 슈퍼볼.

풋볼 경기가 계속 돌아가고 있는 TV 앞. 잠시 걸음을 멈춘 이들이 TV 옆에 쌓아놓은 슈퍼볼 물건들을 카트에 담으면서 빅게임을 즐길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마이애미의 돌핀스타디움에서 열릴 41회 슈퍼볼. 과연 어느 팀이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슈퍼볼 우승컵)를 거머쥐게 될지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슈퍼볼에 쏠리는 슈퍼선데이다.

▲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페이튼 매닝'과 시카고 베어스의 '브라이언 울라커'의 유니폼이 걸려 있는 마이애미의 돌핀스타디움 라커.
ⓒ CBS-TV 촬영

태그:#슈퍼볼, #광고, #TV, #미국, #해외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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