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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의를 받은 적도 없는데 그렇게 얘기하면 곤란할 것 같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오늘자(2월 5일자) <경향신문> 인터뷰('범여권 영입설 증폭-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 어떻겠느냐'는, 다소 황당성 질문에 답한 말이다.

이 대답에 앞서 문 사장은 정치참여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기업은 신속한 혁신이 가능하지만 견제장치가 많은 정부는 한 두 사람의 아이디어로 갑자기 바꿀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정부에 가면 금세 병이 날 것 같다, 속도가 느려서…"라고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문맥대로 읽어보자면 일단은 '정치에 갈 뜻은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여지까지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그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한 고민은 어떤 입장에 있거나 다 해야지,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반론을 개진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 대목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우리 사회의 변화를 꿈꾸는 '열정'과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놓을 수 없다는 무한한 '자기책임감'이다. 다소 '황당성 질문'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대기업과 다른 방식으로 성공한 기업인, 그러나

그는 최근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고 난 후 지난 1월 31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한-중 열차 페리' 구상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지금은 "시멘트보다는 소프트웨어와 지식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것이다. 자원 낭비적이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부동산 투기를 몰고 올 국토개발 전략은 국제경쟁력에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었다.

<경향>과의 인터뷰에서는 고용없는 성장, 대기업 위주의 경제 전략의 허구에 대해 기탄없이 포문을 열었다. 무엇보다 경제에서 차지하는 대기업의 비중이 과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눈에 띈다. 대기업이 생산·판매·유통·광고 등을 모두 독식하면서 매출액이나 그 부가가치가 실제 이상으로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문국현 사장은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키우고, 평생학습 체제 구축을 통해 '인적 역량'을 향상시키자는 길을 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중소기업 중심의 독일형 시스템'이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유한킴벌리에서 인간적이면서도 창조적인 근로 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 4조2교대 방식으로 12시간씩 나흘 일하고 사흘 쉬는 방식이다. 고용도 늘리고 평생학습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환경을 생각하는 경영 철학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

박정희식 개발모델을 밑그림으로 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는 또렷하게 대비되는 패러다임이다.

성공한 기업인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다. 그가 제3후보로 주목받는 이유일 것이다.

한국에서 정치하기가 어디 쉬운가

하지만, 그의 말대로 어디 정치하기가 쉬운 일인가? 더구나 한 순간에 바보되기 십상인 한국의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기가 쉬운 일일까? 또 어떤 정치집단이 '결단'을 놓고 고민할 만한 '현실적인 제의'라도 해줄 것인가?

그의 잇따른 언론 인터뷰는 언론사들의 집요한 취재 요청에 따른 것일 테고, 그로서도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책무감 때문일 것이다. 그 '책임감'이, 우리 사회의 쇄신에 대한 '열정'이 아마도 올 한 해 그를 무척이나 괴롭힐 듯 하다.

▲ 지난해 12월 '창신동 아줌마, 미싱에 날개 달다!' 패션쇼에 나선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

태그:#백명규, #미디어, #백병규의 미디어워치, #미디어워치, #조간신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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