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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푸른한국에서 주최하고 (주)미래문화연구소가 주관한 '한반도대운하 쟁점 대토론회'가 7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국자연보호중앙회, 전국포럼연합, 한국SCM학회 등 다양한 단체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는 경부운하와 관련해 환경단체, 시민단체 등에서 중점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물류, 환경, 일자리 등 3가지 쟁점에 대해 운하의 효율성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발제자나 토론자 전원이 경부운하에 찬성하는 이들로 구성돼 사실상 '반쪽 토론회'에 그쳤다.

[물류] "총 물동량의 1/4, 운하로 흡수될 것"

노창균 목포해양대 해상운송시스템학부 교수는 '한반도대운하와 물류'라는 발제에서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물류비용이 상당히 감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륙수운은 도로우송에 비해 수송비가 저렴하고 에너지가 절약되기 때문이라는 것.

노 교수는 "내륙수운 활용은 수송부문에서 총 에너지 사용량을 감소시키고 나아가 석유수입 규모를 줄여서 상당한 외화절약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화물유통구조는 공간측면에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경부축, 교통수단 측면에서는 자동차를 이용한 도로를 중심축으로 하고 있다. 실제 부산과 수도권 지역을 오가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체 물동량의 50%를 차지하고 이들의 90%가량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노 교수는 "유렵에서는 내륙운하를 통해 다양한 화물을 유통함으로써 교통 혼잡을 해결하고 있다"며 "내륙운하 활용이 (한국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럽의 경우 도로와 철도망이 발달했음에도 석유화학제품의 87%를 비롯해 총 물동량의 4분의 1을 내륙수운으로 운송하고 있다"며 "한국도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내륙수운체계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 교수는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총 물동량의 4분의 1이 운하에 흡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노 교수는 "각 내륙수운망별로 유치가능한 물동량을 전망하기 쉽지 않으며 (그 수치는) 계약조건, 화물 운송 시급성, 화물 종류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경부운하 건설로 기대되는 운송비 절감효과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 포럼 <푸른한국>이 주최한 `한반도 대운하 쟁점 대토론회`가 7일 오후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환경] "운하건설이 환경파괴적이라는 것은 오해"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운하건설이 반환경적이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 교수는 우선 '운하가 건설되면 주운보에 의해 물이 고여 썩으며, 낙동강 하류에 심각한 부영양화가 발생한다'는 주장에 대해 "낙동강 하류는 현재 운하 건설과 상관없이 심각한 과영양화 상태"라며 "운하 건설은 갈수기와 저수기에 맑은 유지용수를 공급해 낙동강 수질개선에 기여할 것이고 배를 이동시키는 프로펠러가 물에 공기를 투입시켜 물을 썩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운하가 건설되면 상수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운하와 상관없이 상수원에서 심각한 수질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비가 오면 쓰레기가 하천과 호수를 덮고, 생활하수와 축산폐수 등 때문에 녹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운하 건설은 지금의 상수원 문제를 해결하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터널, 인공수로, 직강화, 준설 등이 심각한 환경파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경부고속도로도 76.4km를 쌍굴로 뚫었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며 오히려 "준설에서 나오는 하천 골재는 산림 골재와 바다 골재를 대체하는 효과를 낳아 석산개발이나 바다생태계 파괴를 막아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자리 창출] "운하건설하면 일자리 70만개 창출"

박창수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반도 대운하가 건설되면 7059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운하 건설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운하 건설 이후 공단조성, 관광자원 개발에 의한 일자리 창출을 합산한 결과다.

박 교수는 1825년에 완공된 미국의 에릭(Eric) 운하를 일자리 창출 사례로 들었다. 박 교수는 "약 8년에 걸쳐 7백만 달러를 들여 이 운하를 건설했는데, 경제성장률이 건설 이전 2.8%에서 4.6%로 높아졌고 주 및 지방 정부의 수입도 4억4700만 달러 증가했다"며 "당시 관광 부문에서 1만7000개, 제조업에서 1600개, 사업 서비스 부문에서 9000개 등 총 2만7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며 "산업생산, 소득 및 고용 유발 계수가 다른 산업보다 양호하기 때문에 관광산업을 육성하면 지방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업비? 노선?... 허상으로 국민 선동"
염형철-장지영, 두 환경운동가의 토론회 관전평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활동처장은 질의응답 시간에 '반쪽 토론회'라고 주최 측을 강력히 성토했다.

염 처장은 또 토론회가 끝난 뒤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경부운하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데이터나 기준이 전혀 없다"며 "사업비가 얼마 들고, 어디를 통해 어디로 가는지도 밝히지 않는 등 실체는 없고 허상만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학문 떠나 몰상식한 일"

이어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정보도 주지 않은 채 '경부운하를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방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 황당하고 어이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경제성이 있네, 국가가 흥하네' 하는 주장을 펴는 것은 학문을 떠나 몰상식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 처장은 또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물 부족에서 벗어난다, 수질이 개선된다' 등 검증되지 않고 편향된 의견으로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물을 막고 댐 안에 가두면 부영양화가 발생하고 수질이 악화된다. 새롭게 악화되는 물질이 40-150% 늘어난다고 한다. 강에 여러 개의 댐을 만들면 오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원리이다. 그런데 이런 부분을 거론하지 않고, 배가 다니기 때문에 프로펠러에 의해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거나, 갈수기 때 물을 공급하기에 수질 개선 효과가 있다고 얘기해선 안 된다. 일부 개선되는 측면도 있지만 댐에 의해 악화되는 면이 더 크다.

준설하면 수질 개선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황당하다. 그동안 팔당호와 관련해 준설논의가 계속돼왔다. 그런데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은 경제성에 비해 수질개선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 그간 학계 등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팔당호에서는 안 되는데 그보다 더 정체가 심한 낙동강에 적용하면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는 주장이 상식 있는 사람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염 처장은 물류 문제에 대해서도 지난해 10월 경부운하 토론회에 참석했던 인사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핫코일 가지고 서울 오는데 톤당 13000원 줘야 한다, 경부운하로 가려면 배에 싣고 내리고 서울에서는 화물차로 이동하는 등 실질적인 비용이 더 많이 든다"며 "그래서 이명박 전 시장 등은 경부운하 자체의 사업성은 얘기하지 않고 부차적인 경제효과만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경부운하는 이명박 전 시장의 특산품이긴 했지만 이걸로 계속 가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경부운하, 신화적으로 부풀려 이미지화"

장지영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도 "10년 전 세종연구원에서 말하는 것을 그냥 따라하는 수준"이라며 "경부운하에 대해 명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에서 막연한 선전에 그쳤다"고 평가 절하했다.

장 연구원은 환경 분야 발제에 대해 "배 몇 대 다닌다고 수질이 좋아지지 않는다"며 "시화호의 경우 물을 썩지 않게 하기 위해 기폭장치까지 동원됐지만 썩는 것을 막지 못했고, 결국 정부는 해수갑문을 열었다"고 지적했다.

또 "후원사로 참여한 단체들의 면면을 볼 때 경부운하에 찬성하는 시민단체들도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면서 "반대 측 단체들을 초청하지 않고 토론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연구원은 "결국 경부운하를 환상적․신화적으로 부풀려 이미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허환주

태그:#대운하, #반쪽토론회, #이명박, #푸른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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