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되고 있는 6자회담이 합의문서 채택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11일 "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조선 대표단은 미국의 '배반행위'에 대한 불신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보도해 회담 전망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조선신보는>는 이날 베이징발 기사에서 "조미 베를린회담에서의 '일정한 합의'에 기초하여 열린 이번 회담은 당초 큰 진전이 기대됐지만 대조선 정책 전환의 결단을 미루고 있는 미국의 태도로 인하여 아직도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측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조선신보>의 이같은 보도가 결렬을 향한 수순인지, 아니면 협상에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포석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나, 협상이 예상보다 더 진통을 겪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조선신보>는 북미관계 소식통을 인용, 지난달 열린 북미간 베를린 회담의 합의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북한측이 합의내용을 공개한 것은 처음으로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핵시설 중지하고 미국은 경제·에너지 지원키로"
이날 <조선신보>는 미국이 북한 측에 마카오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와 관련한 금융제재를 30일 내에 해제한다는 것을 '담보' 했으며, 쌍방은 9·19공동성명 이행의 초기단계 행동조치를 취하는 기한을 60일 내로 정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 측이 영변의 핵시설 가동을 중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합의한 데 따라 필요한 감시와 검증을 받고 미국은 경제 및 에네르기지원을 시작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북미는 이번 6자회담에서 북미관계와 관련한 실무그룹이 구성되면 여기서 관계정상화를 향한 토의를 시작하며, 실무그룹에서는 우선적으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의 명단에서 삭제하고 적성국 무역법 적용을 철폐하는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는 것.
그러나 이번 회담을 앞두고 지난 달 말 베이징에서 금융제재 해제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북미간 전문가회의가 진행됐으나, 여기서 제재해제와 관련한 최종적인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선신보>는 이어 "제3단계 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심상치 않는 군사적인 움직임이 표면화됐다"면서 "올해 들어 조선을 겨냥한 미군의 군사적 행동은 보다 강도 높이 벌어지고 있으며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무력증강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군사문제를 들고 나왔다.
그러면서 "초기단계 행동조치와 관련한 합의에 난관이 조성된 것은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자기들이 이행해야 할 의무사항에 대하여 전혀 생각하지 않는 데 요인이 있다"면서 "미국은 영변 핵시설의 가동중지로 9·19공동성명 이행의 첫발을 디디려는 조선과의 공동보조를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측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상황 하에서는 미국이 우리에 대한 또 다른 제재를 감행하거나 군사적 공격을 시도하는 일이 절대로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신보는 전했다.
이 기사는 그러나 "조선의 주된 목적은 에너지 지원을 통해 미국의 정책전환 의지를 가려보는 것"이라고 결론을 맺고 있어 군사문제 제기가 결국 더 많은 에너지 지원을 얻기 위한 협상카드 아니냐는 분석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