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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부평생학습관에서 여성결혼 이민자들이 한글교육을 받고 있다.
충남 서부평생학습관에서 여성결혼 이민자들이 한글교육을 받고 있다. ⓒ 안서순
"여성결혼 이민자들에게 한 학기동안 교육을 시킨 다음 평가시험을 보고 평균점수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유급을 시켜 재교육을 시키는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체계적인 한글교육을 시킬 계획이다."

14일 충남 서부평생학습관은 지난 2년 동안 해온 '여성결혼 이민자 한글교육'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한글교육을 시키겠다고 밝혔다.

서부평생학습관이 2004년부터 시작한 '한글교실'을 거쳐 간 이민자들은 80여명, 그러나 이들 가운데 읽고, 듣고, 말하기를 완벽하게 하는 이들은 없고 5-6명 정도가 한글을 이해하는 정도다.

그래서 이들에게 지금까지 해 온 '유치원식'에서 벗어나 '한글학교'를 이수하면 어려운 받침까지 쓰고 읽을 수 있는 단계까지 교육을 시킬 방침이다.

@BRI@서부평생학습관의 정선경 부장은 "이민자들은 오래 살다보면 말하고 듣는 능력은 나아지겠지만 체계적인 한글교육을 받지 않으면 제대로 읽고 쓰고 하는 일은 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서부 평생학습관은 이들을 위해 3월부터 '체계적인 한글 공부'를 위해 1학기 4개월(3-6월), 2학기 4개월 (7-10월) 등 모두 8개월의 교육과정을 이수시킨다. 1학기는 기초과정이고 2학기는 심화교육과정이다.

교육과정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매 학기마다 한글 종합시험을 보아 평균 60점 이상인 수강생만 2학기 교육을 받도록 하고 60점 이하인 경우에는 유급을 시켜 다시 교육을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종합시험은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다.

서산지역에는 필리핀, 러시아, 일본, 베트남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민자 170여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10년이 넘은 사람부터 2주가 채 안된 새내기까지 다양하다. 2세도 늘어 현재 서산시내와 읍면지역 학교에 30여명이 다니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 교육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어머니가 아이들을 가르치기는커녕 자신의 의사조차 변변히 전달치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자녀교육은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다. 일반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학교에 입학하기 이전에 한글을 깨우치고 가는데 비해 이들의 자녀는 한글을 모른 채 학교에 가는 경우가 태반이고 학교성적 또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서산시내 모 초등학교의 박모 교사(29)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가정에서 어머니가 한글을 가르치는 등 역할이 큰데 정작 본인이 한글을 몰라 가정학습은 꿈도 못 꿀 형편이니 이주민 자녀의 성적이 저조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여성결혼 이민자 문맹해소'의 깃발을 든 서부평생학습관은 "우리의 목표는 이민자들이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를 능숙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며 이로서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을 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할뿐만 아니라 '어머니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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