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군 서상면 골프장건설반대대책위는 정해년 설날인 18일 오후 2시 서상면 버스터미널에서 출향민 100여명과 주민 200여명이 모여 골프장 건설 철폐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설을 맞이하여 고향을 방문한 어린 손자들과 일흔이 넘은 나이에 고향에 뼈를 묻겠다며 참가한 노인들은 "데모란 걸 태어나서 처음 한다"며 머리에 붉은 띠를 둘렀다. 이정옥 서상면골프장건설반대대책위원장은 "6.25전쟁 이후 이런 생난리는 없었다"고 말했다.
"군청에 불을 싸 질러뿌고 내도 죽어불끼다"며 일부 주민들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외치기도 하였다. 서상면 주민들은 "태어난 곳에서 뼈를 묻고 살 것"이라며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주민생존권은 안중에도 없이 골프장 추진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천사령 함양군수의 군정에 항의하며 "우리는 더 이상 함양군민이 아니다"며 항의 표시로 주민등록증을 반납했다.
주민들은 서상버스터미널에서 서상면사무소까지 행진하면서 노란 리본 천여개를 서상면 내 가로수에 걸어 주민들의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주민들이 서상면사무소에 도착하자 서상면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문을 잠그고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위대가 흥분하자 면장은 뒷문으로 나와 '진정하고 해산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30여분 대치상태가 되자 주민들은 각 마을 대표들을 구성하여 면장과 군의원을 상대로 면사무소에서 대화하였다. 골프장건설반대대책위는 서상면민 1140명의 골프장건설반대 서명이 적힌 용지와 주민등록증을 면장에게 전달하였고, 서상면장의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서를 받은 뒤 오후 5시 30분경에 자진 해산했다.
현재 함양군 서상면은 자연건강식품산업화 특구(2005년 당시 한덕수 경제부총리 주재로 제5회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에서 지정)로 지정되었다. 서상면을 친환경농산물 생산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해놓고, 함양군은 서상에 두 곳에 걸쳐 100만평 규모의 54홀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것.
이에 대책위는 '함양군수의 일관성 없는 군정과 주민자치시대에 지역민을 무시한 처사로 몰상식한 탁상행정이 아니면 골프장과 관련한 이권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서상 대남골프장의 경우 사업자측의 지질조사와 관련하여 주민이 진입로를 통제하는 등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으며, 서상면 전체도 골프장 건설로 인한 주민과 행정당국, 골프장 사업주와의 갈등이 증폭되어 민심이 흉흉해지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대책위 주민들은 함양군과 천사령 군수가 골프장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올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주민소환제를 통해 함양군수를 직접 소환하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