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정례회와 임시회를 모니터한 결과를 정리하고 평가하여 '오늘의 베스트 의원'을 뽑아 공표했다. 예를 들면 지난 2월1일 제114회 임시회 총무위원회에서는 강극중 의원(노인복지회관 이용에 저소득층 노인 배려 대안 제시 등), 2월 2일에는 하선영 의원(여성복지 관련 성인지 프로그램 개발 및 예산증액 제안 등), 2월 5일에는 김희성 의원(고속도로 진입로 시 홍보 팜플렛 비치, 치매관리사업 경로당 방문 관리 등)이 '오늘의 베스트 의원'으로 선정됐다.
김해여성회 여성의정참여단은 모니터 방법, 모니터 내용의 정리 및 평가 방법 등을 정리한 '의정모니터 활동 매뉴얼'에 따라 활동해왔으며, 2006년12월7일에는 김해시청 소회의실에서 그간의 활동을 중간 평가하는 '여성의정참여단 의정모니터활동 보고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국가의 행정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최근 지방자치 행정에서 의정참여단 활동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또 지역에서 여성의정참여단을 발족하여 의정활동을 수행하게 된 배경에는 지금까지 대의제민주주의의 지방자치가 노정시킨 문제점을 극복하여, 지방자치 시대에 주민이 진정한 주권자의 지위를 되찾아야 한다는 반성이 있었다.
즉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주의를 기본원리로 하는 헌법 아래서 국민이 주권자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주권자인 국민(주민)은 실제 자신들의 대표를 뽑는 선거를 통해서만 주권을 행사할 수 있었을 뿐, 그 이후에는 주권자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뽑은 대표자에게 위임해 버린 채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것이 그간 지방자치의 현 주소였다.
대표자들이 주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역할을 잘 해 주기를 기대하였으나, 주권자인 주민이 감시와 관심을 소홀히 한 결과는 결국 대표자 그들만의 리그로 끝을 맺고 말았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지방자치가 '민주주의의 학교'이거나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진정한 자치이념은 지방자치 관련 학자들이나 지방자치 교과서 속 논의의 대상으로밖에 머물 수 없을 것이다.
지방자치가 지역 구석구석에서 뿌리를 내려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우게 하기 위해서는 주권자인 주민, 그것도 주부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전에 우리 지역에서 의정참여단의 활동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시의회의 의사일정을 일일이 체크하고 회의마다 참여하여 모니터링을 하기에는 시간적 한계, 참여자의 의지 부족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계속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김해여성회 의정참여단은 집안 살림을 하는 주부들로 구성되어 시간적 제약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으며, 참여하는 단원들의 열정이 더해져서 지난 1년간 개최된 시의회의 모든 회의를 빠짐없이 성공적으로 모니터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간의 김해여성회 여성의정참여단의 열정적인 활동에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제5대 김해시의회는 구성부터 다양해졌다. 총 20명의 시의원 중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12명,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이 7명,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이 1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는 비례대표로 각각 1명씩의 여성의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전 지방의회에서는 지역의 토호세력이나 지역유지,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시의원의 유급화, 시의원 중대선거구제 및 비례대표제도의 도입 등으로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의원들이 상당수 시의회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년여 간의 여성의정참여단의 활동 결과를 정리해 보면 우선 의원들의 회의 출석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는 점이다. 외국 출장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회의에 출석하였으며, 시정과 관련하여 분야별 전문성을 살려 열의를 가지고 의정활동을 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의정활동 경험이 없는 초선의원(12명)들이 많아서인지 시정 전반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느껴지고, 조례 등 의원발의 입법 활동이 저조하였으며, 단순히 집행부가 제시한 자료의 확인에 그치거나(예산 얼마, 담당자 누구, 맞죠?), 동료의원이 질의한 내용을 반복하는 등 문제점들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집행부 공무원들의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한 업무영역에 대한 파악이 미흡하여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충실한 답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다수 있었으며(열심히 하겠다. 검토하겠다. 노력하겠다), 시의 주요 현안과 관련하여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끝까지 집행부의 책임을 추궁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자세도 많이 미흡한 것 같았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역시 국가 행정 못지않은 종합행정이다. 그만큼 깊고 넓은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앞으로 김해시의회는 주권자인 주민의 대표자이자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자로서, 또 훌륭한 대안의 제시자로서 시의 살림을 이끌어 가야할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 줄 것을 당부한다.
처음 20여명으로 시작한 김해여성회 여성의정참여단은 그동안 열악한 의회 모니터링 환경, 지방의회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여러 가지 어려움,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계속되는 시의회 회의를 모니터해야하는 피곤하고 고단한 과정들을 모두 이겨내고 의정참여단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들의 활동이야말로 진정한 주권자로서의 자세이며, 또 주권자인 국민(주민)에게 주어진 권리이자 책무이기도 하다. 다시 한번 김해여성회 의정참여단의 활동과 그간의 노고에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덧붙이는 글 | 강재규 시민기자는 인제대학교 법학과 교수이며 김해여성회 전문위원이자 김해여성회 의정참여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