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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7주년 기념식에서 오연호 대표기자와 시민기자들이 기념떡을 썰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송성영,홍성희,오연호,김혜원,김남희 기자,윤여문 기자 대신 참석한 이희재씨.
22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7주년 기념식에서 오연호 대표기자와 시민기자들이 기념떡을 썰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송성영,홍성희,오연호,김혜원,김남희 기자,윤여문 기자 대신 참석한 이희재씨. ⓒ 오마이뉴스 남소연

안녕하십니까.
<오마이뉴스> 독자여러분, 시민기자 여러분.
그리고 제휴 및 협력사 여러분.

오늘(2월 22일) <오마이뉴스>가 창간 7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함께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이 글을 올립니다.

지난 2000년 봄, 우리는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생소한 창간 모토를 가지고.

처음 727명이었던 시민기자는 이제 5만여명이 되었습니다.
시민기자는 한국뿐 아니라 100여개의 나라에서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작년엔 <오마이뉴스 재팬>이 창간되었고, 올해에는 유럽에서도 <오마이뉴스>가 창간될 예정입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는 더 이상 우리만의 구호가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구현되고 있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여러 질문, 하나의 기반

세계의 언론들은 그동안 <오마이뉴스>에 대해 지속적으로 조명해왔습니다.

2002년 대선 직후엔 한국의 인터넷매체와 네티즌들이 어떻게 대통령선거판을 바꾸어놓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것은 인터넷과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2004년엔 관심의 각도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그 해에 블로거가 언론들에 의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면서 <오마이뉴스>와 블로거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이 많아졌습니다. 그것은 인터넷매체와 개인미디어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2005년엔 또 다른 각도였습니다. Web 2.0(참여·개방·집단지성 등의 특성을 가진 웹)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오마이뉴스>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인터넷과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2006년엔 UCC(User Created Contents)라는 단어와 함께 <오마이뉴스>가 조명되었습니다. 외국언론들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쓴 기사를 UCC의 원조격으로 보았습니다. 미국시사주간지 < TIME >이 '올해의 인물'로 '활동하는 네티즌'인 YOU를 선정하고 그 한 모델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다룬 것도 그 연장선입니다. 그것은 인터넷과 네티즌 생산 콘텐츠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오마이뉴스>에 대한 세계언론들의 조명은 해마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그러나 그 밑바탕엔 하나의 흐름이 있습니다. 그것은 시민참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참여하는 시민이 어떻게 새로운 저널리즘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두 가지 축복, 유네스크 포럼장에서

저는 지난주, 유네스코(UNESCO)가 프랑스 파리에서 주최한 뉴미디어 컨퍼런스에 발제자로 참석했습니다. 이 컨퍼런스의 핵심주제는 '인터넷시대가 시민들에게 언론자유를 보장해주고 있는가'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어떻게 인터넷시대에도 언론자유가 유린당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집트·네팔 등의 사례발표를 보면서 더욱 그랬습니다.

그들과 비교할 때 우리는 두 가지 점에서 큰 축복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첫째는 세계 최고 수준인 인터넷인프라이고, 둘째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국민의 놀이'에 비유될 정도로 세계 최고수준인 언론자유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두 가지 축복은 그저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쟁취한 것이라는데 그 의미가 더욱 큽니다. 우리는 그것을 챙취하기 위해 비싼 대가를 치렀습니다. 산업화·정보화 과정에서의 일꾼들의 피땀과 광주항쟁·6월항쟁 등 민주화운동 20여년의 희생 속에서 우리는 오늘의 축복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쟁취해온 그 소중한 것들을 제대로 활용할 책무가 있습니다. 세계는 우리가 최고수준의 인터넷 인프라와 언론자유를 어떻게 생산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UCC가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는 지금, '생산적인 UCC'가 무엇인가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가치있는 UCC'의 10가지 조건

저는 유네스코 발제에서 '가치있는 UCC의 10가지 조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발표했습니다. 그것은 크게 신뢰성·책임성·영향력·지속성이라는 4개의 범주에 속하는 것들입니다.

1. 신뢰성

① 바른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 조작되지 않아야 한다. 왜 이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동기가 독자들 앞에 분명해야 한다.
② 저작권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무단으로 퍼온 것이 아닌 스스로 생산한 것이어야 한다.

2. 책임성

③ 자기의 필요성뿐 아니라 독자와 취재원의 입장을 고려해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④ 자기가 지금 참여하고 있는 매체(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하고, 자신의 참여가 그 매체의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해야 한다.

3. 영향력

⑤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콘텐츠여야 한다. 자기만이 알 수 있는 개인 일기가 아닌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한다.
⑥ 일정한 여론형성이 가능한 충분한 독자(critical mass)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매체(플랫폼)는 가치있는 콘텐츠가 충분한 독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지자(서포터)가 되어야 한다.
⑦ 사이버 공간뿐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어야 한다.
⑧ 공론장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한 비판, 이슈 제기도 있을 수 있지만 더 나아가 이슈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콘텐츠이면 더욱 좋다.

4. 지속성

⑨ 독자들로부터 유용한 콘텐츠라는 인정을 받아 그것이 지속적인 생산의 기반이 될 수 있어야 한다.
⑩ 시장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아 그 콘텐츠를 담고있는 매체의 비즈니스 모델 형성에도 기여하면 더욱 좋다.

유네스코에서 제가 발표한 이 10가지 조건들은 새로운 것들은 아닙니다. 언론·저널리즘이라는 개념이 처음 형성되었을 때부터 고민되어왔던 것들입니다. 이 뉴미디어시대에 우리는 신뢰성·책임성 등과 같은 오래 된 가치들에 기대어 답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기본, 초심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처럼,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더 많은 정보가 더 좋은 정보는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더 많은 참여가 자동적으로 우리에게 더 좋은 사회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가치있는 정보, 가치있는 참여가 중요합니다.

창간 7주년을 맞는 <오마이뉴스>는 저널리즘 UCC의 원조로서, 이 UCC의 시대가 생산적인 참여의 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세계최고 수준인 인터넷 인프라, 언론의 자유가 세계최고 수준의 생산적인 콘텐츠, 가치있는 콘텐츠를 낳을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오연호 대표기자
오연호 대표기자
이 작업에, 지금까지처럼 독자여러분과 시민기자 여러분, 그리고 제휴 및 협력사 여러분이 참여와 채찍으로 함께 하리라 믿습니다. 오늘의 <오마이뉴스>를 있게 해준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창간 7년의 날에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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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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