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괌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는 비행시간이 오후 늦은 시간이라 괌에 도착할 무렵에는 자정이 훌쩍 지나 있었다. 피곤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기내에서 밤을 맞고 호텔에 도착한 우리는 이튿날 아침 본격적인 관광을 시작하였다.
여행 첫날 아침식사를 마치고 마중 나온 가이드와 함께 우리는 괌 시내를 둘려보기로 하였다. 괌은 우리나라 거제도 크기의 작은 섬으로 시내까지는 차를 타고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괌에 오면 누구나 방문한다는 '사랑의 절벽'이 첫 번째 도착지였는데 그곳에는 어느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전해진다. 괌이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시절 스페인 장교가 원주민 추장 딸에 반했다고 한다.
스페인 장교는 원주민 추장에게 딸을 달라고 부탁하였고 추장은 그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러나 추장 딸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현실에서 그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안 두 남녀는 미래를 기약하며 그 사랑의 절벽 위에서 머리를 묶고 몸을 함께 던졌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랑의 절벽 전망대 위로 올라가 보니 과연 그들이 함께 떨어지고 싶을 만큼 바다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쪽빛 하늘, 코발트블루의 바다만큼이나 아름다운 그들의 사랑이 눈물겨웠다.
사랑의 절벽 옆에는 'Half Flower'(일명 반쪽이 꽃)가 피어 있었는데,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상징하듯 이 꽃도 두 개를 합쳐야 하나의 꽃 모양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하늘도 이들의 사랑에 감탄한 것일까?
아름다운 사랑의 절벽을 뒤로 한 채, 우리 일행은 괌 시내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폴리네시안 몰에 들렀다. 그곳은 종합 쇼핑타운 겸 각종 문화생활공간이었는데 마침 사이몬 산체스고교의 신학기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사이몬 산체스 고교는 해마다 아이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음악이나 댄스 미술경연대회를 펼치고 있다고 한다. P. A. T. S. O (이는 Parents, Association, Teachers, Students, Organization의 약자)라고 일컫는 이 행사는 학생, 학교운영진, 선생님 그리고 부모님이 함께 어우러져 신학기를 보다 활기차게 준비하고자 하는데 의미를 둔다고 한다.
이 학교의 교장인 Kobert씨는 이런 행사를 통해 "아이들이 협동심을 길러줌과 동시에 새 학기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어 해마다 이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였다.
자신들이 오랜 기간 준비한 춤이나 미술 음악공연을 친구들과 선생님, 부모님들뿐 아니라 이곳의 방문객들 앞에서 발표함으로써 아이들은 사회성을 기름과 동시에 자신감도 갖게 될 것이다.
이날 댄스발표회에 참가한 Sarahissa 양은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요. 하지만 친구들과 같이 호흡을 맞추고 나니 너무 즐겁고 보람 있어요"라며 웃었다. 학생들의 작은 이벤트였지만 젊음과 자유로움 단합을 느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짧은 시내관광과 폴리네시안 몰의 즐거운 이벤트를 감상하고 나니 벌써 하루해가 저물어 간다. 우리나라의 고교생들도 이렇게 즐거운 이벤트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익히고 친구들과의 단합의 시간도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우리 일행은 숙소로 돌아왔다.
덧붙이는 글 | SBS 유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