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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정문 양쪽의 향나무는 등치만 커졌지 제자리를 지키는데 학교명패는 바뀌었으니?
정문 양쪽의 향나무는 등치만 커졌지 제자리를 지키는데 학교명패는 바뀌었으니? ⓒ 양동정
교문에 들어서니 보이는 하얀 건물! 왜정시대때 지었다는 목조 1층 교사는 온데간데 없고, 하얀 2층 콘크리트 건물이 오랫만에 찾은 방문객을 내려다 보고 있다. 목조건물 밀창 출입문을 드르륵 밀고 들어가 신발장에 신발을 넣고 복도를 걸어가면 삐걱거리는 소리가 지금도 들려올 것 같다.

국기게양대의 휘날리는 태극기는 변함이 없는데 기와를 덮은 일제식 목조 교사는 간데없네요.
국기게양대의 휘날리는 태극기는 변함이 없는데 기와를 덮은 일제식 목조 교사는 간데없네요. ⓒ 양동정
뙤약볕에서 운동장에 자갈 파내는 작업을 할 때 그리도 넓었던 운동장이 이렇게 좁단 말인가? 운동장이 좁아진 건지? 내 눈이 변한 건지?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운동회때 청·백군으로 나눠 뛰고 달리던 운동장이 이것 밖에 안 된단 말인가?

그렇게 넓어만 보이던 운동장이 오늘은 왜 이리도 적고 초라한가?
그렇게 넓어만 보이던 운동장이 오늘은 왜 이리도 적고 초라한가? ⓒ 양동정
교실 올라가는 돌계단 옆에 있었던 백일홍(배롱나무라고 함)은 빨간 꽃을 세번 피워야 가을이 되어 쌀밥을 먹을 때가 된다고 했는데, 애기 팔뚝만하던 나무가 제법 많이도 컷구나.

어린이 팔목만 했던 백일홍(배롱나무)꽃이 세번 피면 쌀밥을 먹는다고 했지?
어린이 팔목만 했던 백일홍(배롱나무)꽃이 세번 피면 쌀밥을 먹는다고 했지? ⓒ 양동정
교사앞 정원에 있는 금목서와 은목서가 눈꼽만큼한 노란색 하얀색 꽃을 피우는 오뉴월이면 온동네가 다 꽃향기에 파묻히곤 하였지…. 그래서 우리는 그 나무가 무지하게 비싼 것으로 알고 있었지.

꽃 필때면 진한 꽃향기가 십리까지 간다고해서 사랑을 받았던 금목서,은목서.
꽃 필때면 진한 꽃향기가 십리까지 간다고해서 사랑을 받았던 금목서,은목서. ⓒ 양동정
교무실 앞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저 향나무는 이 학교를 거쳐간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 사진 모델이 되어 주었던 가장 나이 많은 어른일 것이다. 키는 자라지 않아도 밑둥치는 많이 자랐구나. 이 학교 얘기를 할 때 절대 너가 빠지지 않는단다. 할아버지 향나무야!

해룡남국민학교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교무실 앞의 할아버지 향나무
해룡남국민학교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교무실 앞의 할아버지 향나무 ⓒ 양동정
1960년대 중반만해도 학생수가 700~800여명에 달했고, 학급 수도 십여개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현재는 3개 학급에 학생수가 17명이고 교사가 4명 밖에 안 된다고 하니 썰렁하고 황량할 수밖에. 더구나 폐교를 검토해야 한다하여 지역이 시끄러웠다는 말을 들으니 더욱 서글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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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역할에 공감하는 바 있어 오랜 공직 생활 동안의 경험으로 고착화 된 생각에서 탈피한 시민의 시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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