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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평지역 교장단 회장인 개O중 김아무개 교장이 지난해 12월 이 지역 중학교에 보낸 공문.
ⓒ 윤근혁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해 '학교 폐쇄'를 앞장 서 주장했던 현 대한사립중고교장회(사립 교장회) 회장이 학교 돈을 유용한 지역 교장들의 해외여행도 앞장선 사실이 27일 확인됐다.

경기도 양평지역 중등 교장단 회장이기도 한 김아무개 사립 교장회 회장은 지난해 12월 27일 '양평중등 교장단 해외 연수 일정 알림'이란 제목의 공문을 이 지역 중학교에 보냈다. 자신의 명의로 된 통장에 해외여행에 따른 경비 입금할 것을 안내하기 위해서다.

이 공문 내용(공문번호 개○중-4948)을 보면 '해외 연수' 장소는 중국 하이난도이고, 올해 1월 16일 출발해 20일 도착하는 일정으로 되어 있다. 연수비는 1인당 69만9000원이었다.

문제는 이 여행을 갔다 온 뒤 벌어졌다. '국민에게 떳떳하게, 자녀에게 당당하게'라고 적힌 공문 간판과 달리 학교 돈을 유용해 해외여행 경비로 썼다고 전교조 경기지부(지부장 유정희)가 감사요구서를 양평교육청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주도

▲ 사학재단은 2005년 12월 8일 김아무개 사립 교장회 회장 등이 연사로 참석한 가운데 사학법 반대 집회를 열고 '학교 폐쇄'를 결의했다.
ⓒ 윤근혁
경기도 양평교육청은 지난 2월 14일 이번 해외 연수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지역 7개 중학교 교장이 최근 5년 동안 학교 돈 650만원을 빼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적발했다.

양평교육청은 유용 액수를 전액 회수하고 김 아무개 사립 교장회 회장을 비롯해 7명에 대해서는 '경고' 처분했다. 이들의 학교 예산 지출이 감사원 지시와 교육청의 예산편성지침을 위반했다는 판단에서다.

사립학교인 개○중 설립자이기도 한 김 회장은 최근 5년 동안 교장단 해외연수 명목으로 4차례에 걸쳐 학교 돈 120만원을 빼내 베트남, 중국, 태국 등지를 여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회장은 사립 교장회 회장 자격으로 2005년과 2006년 사학법 개정 당시 방송과 신문에 사학 쪽을 대표해 "사학법이 개정되면 학교를 폐쇄하겠다"는 발언을 하는 등 사학법 개정 반대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특히 그는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립학교가 부패한 집단처럼 몰리고 있어 분노하고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노용래 전교조 경기지부 사무처장은 "자신의 학교 예산을 곶감 빼먹듯 빼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분이 개정 사학법 반대를 선도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교장단 회장이라는 이유로 다른 학교 교장한테 학교 돈을 내라고 하지도 않았으며 관행으로 출장여비를 받아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일 뿐"이라면서 "하이난도 여행에 참가한 교장 중 퇴직을 앞둔 분이 6명이나 되었는데 출장 여비 30만원을 학교에서 보조받은 것이 죄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사학법, #개정, #교장, #해외여행, #양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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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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