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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탄강 살리기 시민연대' 발족 기자회견.
ⓒ 이우형
▲ 연천군 고문리 댐사이트에 걸린 '수자원공사임직원 출입금지' 현수막.
ⓒ 이우형

2월 26일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문화연대 등 20여개 시민단체와 연천·포천·철원 주민들이 한탄강댐 추진에 반대하는 '한탄강 살리기 시민연대'를 발족하면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8년간 정부와 주민이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거듭하고 있는 한탄강댐은 지난해 12월 20일 정부 고시 후 본격적인 공방에 들어갔다.

지난 8년간 기본계획을 6차례 변경하면서 지속가능위원회의 백지화 의견, 감사원의 원점 재검토 의견 등이 제기되었지만,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임진강특위에서 댐 논의는 되살아났다.

그것도 총리에게 보고시에는 1.27억t 규모로 건의했다가 최종 결정시에는 2.7억t으로 두 배 이상 댐 규모가 변경됐다. 이는 임의선택범위를 넘는 비상식이라는게 시민연대의 주장이다.

고시가 되자 열흘 만에 공사현장 부지 확보를 위한 토지를 외상 매입하는 실력을 보여준 수자원공사는 지금은 주민들로부터 수몰지역 출입금지를 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장에 왔던 직원이 음주운전을 하여 주민들의 신고로 입건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시민연대는 지난 8년간의 추진과정(도표 참조)이 국책사업이라고 하기엔 너무 허술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짜맞추기와 잦은 변경으로 온통 누더기가 돼버리고 오직 수자원공사와 건교부, 건설사를 위한 공사라는 것이다.

한탄강 댐은 공사 입찰과 관련하여 수자원공사 사장이 구속되고 수자원공사 하청업체가 9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여 정치권에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 이철우
한탄강에 숨겨진 천혜의 비경, 미처 몰랐네

이제 공방의 2라운드는 그동안의 타당성 공방이나 절차의 불법성을 넘어 수몰지 내에 있는 문화재와 자연 경관의 가치 논쟁이다.

한탄강 중에서도 수몰예정 구간의 절반이 군사훈련장이어서, 자연 상태가 잘 보존됐는데 그 비경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

시민연대 기자회견장에서 공개된 구석기 문화유물과 국내 유일의 화산 하천인 한탄강의 주상절리와 비경들이 공개돼 언론과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탄강은 전곡리 선사유적지로 유명하지만 전곡리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날 발표를 한 한탄강네트워크 이우형 총무팀장은 "오늘 공개된 사진들은 빙산의 일각이다, 앞으로 세계의 고고학계가 놀랄만한 유적들이 공개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문화연대 황평우 위원장은 "일본은 구석기 유적이 없어서 이를 조작하다가 들통이 날 정도다, 그런 역사문화유산을 우리는 물속에 수장시키는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려 하고 있다"고 뼈있는 경고를 하였다.

시민연대는 앞으로 한탄강댐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한탄강의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켜나가는 범국민적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황평우 위원장은 "댐건설 계획 과정에서 서울대박물관이 조사한 문화재 조사는 엉터리였고 수박겉핧기였다, 10년이 걸리더라도 재조사해야 하고 수몰을 전제로 한 발굴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 다락터사격장 부근의 주상절리.
ⓒ 이우형
▲ 포천시 창수면의 도리못 전경.
ⓒ 이우형
유홍준 청장이 나서야 한다

이제는 문화재청이 나서야 할 때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일약 유명해진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한탄강지역 답사기에 한탄강을 '임자없는 강 한탄강'이라고 표현한다. 임자없는 강이라 토건세력이 마구잡이로 훼손해도 되는 것일까?

유홍준 청장은 한탄강의 그 속깊은 것을 보지는 못했다. 한탄강에서 사는 이우형 팀장은 이렇게 소리를 높인다. "유홍준 청장님 문화유산 답사를 다시 하시오."

한탄강은 전 구간이 선사유적지이다. 이곳을 아무런 조사없이 수장시키려 한다. 그리고 한탄강은 국내 유일의 화산천이다. 동강보다도 빼어난 천연기념물급 경관을 이제 세상에 내어놓는다.

▲ 구라이협곡 가마소.
ⓒ 이우형
▲ 멍우리 주상절리.
ⓒ 이우형
▲ 포천시 삼율리 고인돌.
ⓒ 이우형
▲ 바위 그늘.
ⓒ 이우형
▲ 운산리 유물 산포지 반달돌칼.
ⓒ 이우형
▲ 다락터사격장과 연천군 고문리 일대.
ⓒ 이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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