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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면 풍물패가 면사무소 앞에 모였습니다
증산면 풍물패가 면사무소 앞에 모였습니다 ⓒ 장동언
"자∼ 신명나게 한번 놀아볼까."

농악단의 춤사위가 유성 삼거리에 펼쳐졌습니다. 예컨대 지신밟기에 앞서 몸을 풀기 위해서라고나 할까요.

증산풍물패가 유성삼거리에서 풍물판을 벌렸습니다
증산풍물패가 유성삼거리에서 풍물판을 벌렸습니다 ⓒ 장동언
실상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청암사 절간에서 지신밟기를 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사찰(종교단체)에서도 우리의 전통 미풍양속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증산풍물패가 해탈교를 지나 청암사 내부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증산풍물패가 해탈교를 지나 청암사 내부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 장동언
기다렸다는 듯 청암사 주지께서 반갑게 증산풍물패를 맞이합니다. 이어 대웅전 앞에서부터 지신밟기가 시작되고, 지신밟기노래는 성주사설을 시작으로 부엌사설, 장독사설로 이어졌습니다.

청암사 주지스님께서 반갑게 풍물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청암사 주지스님께서 반갑게 풍물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 장동언
여루여루 지신아 성주시신을 울려주자 / 도리소반 대령하소 팔모소반 대령하소 / 축원미를 떠받치소 소원복전 올려주소 / 정화수를 떠받치소 축원복전 올려주소 / 이집대주 합장하고 소원성취 발원하소….

풍물패가 신명나게 지신을 밟고 있습니다
풍물패가 신명나게 지신을 밟고 있습니다 ⓒ 장동언
모두 신명이 났습니다. 육화료 한 곁에서 이를 지켜보던 도반 승려들도, 대웅전 앞에 우뚝 서 계신 주지승도, 모두 입가에 함박웃음입니다.

절간 한곁에서 풍물패를 지켜보시는 스님들의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절간 한곁에서 풍물패를 지켜보시는 스님들의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 장동언
풍악은 여전히 흉복 마당으로 이어집니다. 땅에 알리기 위해 북잽이가 열심히 땅을 구르며 북을 칩니다.

터신을 깨우기 위해 북잽이가 열심히 북을 치고 있습니다
터신을 깨우기 위해 북잽이가 열심히 북을 치고 있습니다 ⓒ 장동언
이번에는 하늘에 알리기 위해 쇠잽이가 신나게 꽹과리를 칩니다. 하늘의 복을 바라니 하늘은 스스로 흥을 내어 복을 내려달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하늘의 복을 바라며 쇠잽이가 신명나게 꽹과리를 칩니다
하늘의 복을 바라며 쇠잽이가 신명나게 꽹과리를 칩니다 ⓒ 장동언
하늘과 땅 그 중심의 바로미터에는 중음의 은은한 징소리가 자리합니다. 그 소리는 하늘을 깨우되 무례하지 말 것이며 땅을 깨우되 정갈해야 한다고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징잽이가 치는 중음의 징소리에 모든 악귀가 물러갈 듯합니다
징잽이가 치는 중음의 징소리에 모든 악귀가 물러갈 듯합니다 ⓒ 장동언
사실, 지신밟기는 지방에 따라서는 '마당밟기', '매귀(埋鬼)'라고도 하며 섣달그믐날 궁중에서 한 해 동안의 복을 빌고 잡귀를 쫓아내는 새해 행사로서 나례의식(儺禮儀式)을 좇아 한 민간놀이입니다.

지신을 밟으면 터주가 흡족해하여 악귀를 물리쳐 주인에게 복을 가져다주고 가족의 수명과 건강을 지켜주며 풍년이 들게 해준다고 전해지는데, 오늘 청암사에서 지신밟기에 동참한 풍물패의 염원처럼 청암사의 영원과 거주하는 승려들의 건강, 그리고 나아가서는 증산의 안녕을 기원해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시골도 도시화되고 산업화가 되어 우리의 아름다운 미풍양속들이 알게 모르게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김천시에서는 이런 미풍양속들을 계승코자 매년 농악대회를 실시하고 있고, 현재 전체의 읍,면,동에는 각 1개의 농악단이 구성되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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