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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지난 2006년 9월 28일 소비자를 위한 프로그램인 <불만제로>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제작해 방송했고, 이후 10월 12일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6시50분 '소비자 권리 대장전'이란 모토를 내걸고 <불만제로>를 정규프로그램으로 편성, 방송했다.

이번 주로 22회를 맞은 <불만제로>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부조리를 고발하고 소비자의 권리를 되찾아 준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인지 많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불만제로>는 동 시간대 경쟁사 프로그램인 SBS <요! 주의사항>과 KBS < 무한지대Q >보다 높은 시청률(22일 전국 9.6%, 수도권 10.0%(TNS))을 보이고 있다.

<불만제로>는 '주유소 정량체크'를 시작으로 '정수기 세균검출', '충무로 애견센터의 실체', '튀김 속의 독성물질', '무료 마사지를 빙자한 화장품 업체의 교묘한 상술'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소비자들이 모르거나 속아왔던 것들에 대해서 밝혀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불만제로>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고발은 있으나 이에 합당한 소비자들의 권리를 찾기가 힘들다는 것.

3월1일 <불만제로>에서는 '디톡스 스파'라는 의료기기와 아동복 가격의 거품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고발했다.

먼저, 식약청에서 과대광고로 판매 금지한 의료기기 '디톡스 스파'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해사례를 소개했다. 발만 담그고 있으면 몸 안의 독소가 빠져나오고 몸이 좋지 않을수록 물 색깔은 검게 변한다며,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여 찜질방은 물론이고 병원, 한의원에도 등장하지만 유럽에서는 이미 효능이 없다는 것.

결국 소비자들을 물이 전기분해 되면서 발생되는 수소가스와 암갈색으로 변하는 물색을 마치 독소가 배출된 것으로 알았다는 것이다. 식약청에서 판매금지 하였고, <불만제로>를 통해서 고발을 하였지만 이미 이것을 구입하거나 그동안 유료로 이용한 사람들을 구제할 방법은 묘연하다. 앞으로 발생될 피해자를 막아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이미 피해를 본 사람들에 대한 후속조치는 내놓지 못한 것.

이후 <불만제로>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영·유아복 및 아동복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내용을 고발했다. 백화점 수수료와 고가 제품이 품질이 좋고 구매욕구를 불러온다는 소비자 심리를 악용한 것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수입브랜드와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브랜드 모두가 거품이 끼어있다는 것을 원가 재산정을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전달하였다. 그러나 영·유아복 및 아동복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것은 이미 다수의 소비자들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불만제로>는 이 거품을 걷어낼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소비자의 권리를 생각한다면 그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프로그램은 제시해야 한다. 미국의 소비자 프로그램 중엔 해당 제품의 관계자들이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변론을 하고, 호된 비판을 받으며 시정을 약속하는 것이 있었다. 경쟁사의 제품들마저도 모두 내놓고 직접적인 비교와 생산자들의 충실한 설명이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일본의 소비자 프로그램의 경우도 유사하게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대안이 없는 소비자 프로그램은 그저 고발 프로그램으로 그치고 만다. <불만제로>의 모토인 '소비자 권리 대장전'이라는 것은 단순히 고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권리를 높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처럼 고발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소비자들의 권리를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방송이 소비자를 위한 방송이라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해 주어야 한다. <불만제로>는 국내 유일의 소비자 프로그램인 만큼 좀 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시청자 게시판을 가득 메우는 대안을 제시해달라는 목소리에 귀를 닫아 버려서는 안 된다. 프로그램에서 매회 외치는 "소비자의 불만에 제로가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이 공허해져서는 안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TV리뷰 시민기자단 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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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노동자들이 겪고있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알게모르게 지나치는 많은 문화유산에 대한 기사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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