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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바오시 사말섬의 파라다이스 비치
다바오시 사말섬의 파라다이스 비치 ⓒ 윤병두

아포산이 한눈에 보이는 파라다이스 비치
아포산이 한눈에 보이는 파라다이스 비치 ⓒ 윤병두
다바오 공항에 내리자 필리핀에서 가장 높은 산인 아포산(Mt. Apo)이 2956m의 위용을 자랑하면서 우뚝 서 있다. 화산석으로 이루어진 비옥한 땅에선 풍성한 열대과일이 생산된다. 태풍의 진원지를 벗어난 지역이라 재해가 없어 농산물 생산의 천혜의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필리핀 식량의 40%를 조달하며 수출농산물의 60%를 감당한다. 게다가 천연광물질이 풍부하여 이 나라가 아끼는 보물섬이다.

"누가 다바오를 위험한 지역이라고 합디까? 다바오는 치안이 가장 안전한 곳입니다." 나를 안내했던 민다나오 UP대학의 안내원이 내게 되묻는다. 오랜 세월동안 이주해온 27개 부족이 혼재하여 살다 보니 무슬림 단체와 정부군간 갈등과 분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다바오 시는 정말 쾌적하고 깨끗했다. 택시기사의 요금 행포는 물론 지푸니가 내뿜는 매연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과일의 왕중 왕 두리안를 파는 노점상
과일의 왕중 왕 두리안를 파는 노점상 ⓒ 윤병두
다바오를 한마디로 표현하라하면 과일천국이다. 나는 열대과일을 종류별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아포산 자락을 따라 원시림이 뒤덮인 곳은 알고 보니 모두 과수원이었다. 과일 가격도 마닐라 시장가격의 1/3도 안 된다.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과일, 과일의 왕이라 부르는 두리안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보통 과일 하나의 무게가 2-4kg이나 되는 큰 과일이다. 구린내가 너무 심해서 호텔 안에는 반입조차 못하게 한다. 그러나 그 맛은 표현하기 어렵다. 치즈같이 고소하고, 꿀 같이 달고, 단백질, 지방, 미네랄이 풍부하여 고급식품 원료로도 인기가 높다. 성수기에는 1kg에 600원 정도밖에 안하지만 지금은 비수기라 가격도 4배나 더 비싸다. 과일 중 가장 큰 과일인 Jack Fruit, Marang, Pomelo 등 큰 과일이 가득한 노점상에서 직접 주문해서 체험하는 재미도 괜찮다.

과수원에는 두리안이 한창 익어가고
과수원에는 두리안이 한창 익어가고 ⓒ 윤병두
농산물이 풍부하다보니 음식 값이 싸다는 것이 여행객에겐 큰 매력이다. 해산물이 풍부해 저녁이면 음식 골목에 관광객이 북적거리고 각국 나라 음식을 골라 먹을 수도 있다. 호텔은 2인1실 아침식사를 포함해 5만원 정도면 실내 수영장이 있는 중급이상 호텔을 잡을 수 있다.

과일중에 가장 큰 과일 작 푸루트의 모습
과일중에 가장 큰 과일 작 푸루트의 모습 ⓒ 윤병두
다바오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필리핀 최고봉을 자랑하는 아포산이다. 원시림이 고스란히 간직된 이곳은 히말라야 산을 정복하기 전에 시험등반을 하는 곳으로 명성이 높다. 아포산을 끼고 잘 가꾸어진 골프코스도 정말 아름다웠다. 밀림 속에는 필리핀의 나라새인 하리본(독수리)이 살고 있다. 원숭이도 잡아먹는다는 큰 독수리로 멸종위기의 휘귀종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원숭이도 잡아먹는다는 필리핀의 국조 하리본(독수리)
원숭이도 잡아먹는다는 필리핀의 국조 하리본(독수리) ⓒ 윤병두
또한 밀림 속 고목나무에 기생하여 살고 있는 꽃 중의 왕, 양란의 일종인 ‘왈링 왈링’이 서식하고 있으며 다바오 시 꽃으로 지정되어 있다. 매년 8월이면 성수기로 ‘왈링 왈링 축제’가 이곳 아포산 중턱 말라고스 가든에서 열린다. 가족단위로 하루 정도 가볼만한 곳이다. 1인당 입장료 5천원이면 점심까지 나온다.

원시림 고목에 붙어 자라는 양란 왈링 왈링의 모습
원시림 고목에 붙어 자라는 양란 왈링 왈링의 모습 ⓒ 윤병두
다바오에 지상낙원은 없을까? 나는 호텔에서 아름다운 비치호텔을 소개받았다. 가장 아름답고 고급스런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사말섬 내에 위치한 펄팜(Pearl Farm) 리조트.. 진주양식을 하던 곳을 개발한 섬인데 하루 밤(3식 포함) 자고 오는데 1인당 9만원, 이건 내게 너무 비싼 가격이었다.

나는 당일 코스로 다녀올 수 있는 사말섬 내 파라다이스 비치를 찾았다. 다바오에서 배(방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가까운 섬, 입장료 1600원이면 해결된다. 옥빛바다와 백사장은 말 그대로 에덴동산이고 지상낙원이다. 산호가 부서져 모래가 된 백사장을 거닐면 밀가루를 밟는 것처럼 촉감이 곱고 간지럽다.

따로 스노클링을 하기 위해 배를 타고 나갈 필요도 없다. 몇 m 밖에만 나가면 아름다운 산호를 감상할 수 있고 먹이 주는데 익숙해진 열대어가 사람을 보면 몰려든다. 그늘을 피할 수 있도록 잘 꾸며진 비치에서 음식주문을 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점심을 즐길 수 있다. 바다에 직접 연해져 있지는 않지만 코티지에서 하루 숙박하는 것은 에어컨이 있는 방 기준으로 3만원이면 충분하다.

다바오 공항에 다바오를 상징하는 두리안 모형
다바오 공항에 다바오를 상징하는 두리안 모형 ⓒ 윤병두
4일간의 다바오 방문은 짧고 아쉬운 여행이다. 마음껏 즐기지 못한 아쉬움은 다시 나를 다바오로 오게 할 것이다. 과일천국, 왈링 왈링 그리고 하리본의 고장, 아포산, 지상낙원 사말섬의 파라다이스 비치, 보물섬 민다나오, 다바오는 오래 동안 내 가슴속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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