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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유채 재배 농가 지역
독일의 유채 재배 농가 지역 ⓒ 이승화

에너지 쟁탈전에 기후변화라는 시한폭탄까지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위기가 닥치면서, 전지구가 지금까지 이룩한 거대산업을 어떻게 지탱하고 개발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은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에너지는 목재, 식물, 축산폐기물, 분뇨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하여 생산한 에너지. 저장이나 재생이 가능해서 물과 온도조건만 맞으면 지구 어느 어느 곳에서나 쉽게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바이오연료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원료의 확보와 자급 가능성이 실현을 좌우한다. 원료를 수입해야 하거나 생산비용이 높아지면 의미가 없다.

이런 면에서 눈에 띠는 것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유채꽃을 이용한 바이오디젤의 상용화 움직임이다.

유채 바이오디젤은 석유를 대체하는 수송연료 기능이 있고, 환경 개선효과도 있으며, 농민이 재배에 직접 참여하고, 지역의 관광소득까지 창출할 수 있는 데다가 도시와 농촌의 자원 순환 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 '일거오득'이다.

유채 상용화를 위한 노란색 열기

지난 7일 대전에서 열린 '유채 네트워크 제안 워크샵'
지난 7일 대전에서 열린 '유채 네트워크 제안 워크샵' ⓒ 대전시민환경연구소
@BRI@유채에서 나오는 기름을 바이오연료로 실용화하고, 보급하기 위해 지난 7일 대전 충남대에서는 '(가칭) 유채네트워크 결성 제안 워크샵'이 열렸다.

지금까지 수십차례 열린 바이오에너지 관련 토론회나 논의가 현황·과제에 대해 추상적 담론만을 형성하는 수준이었다면, 이 날 행사는 학자·농민·기술인·기업인·환경단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이 모여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하는 자리였다.

삼성경제연구소와 미래농정연구원 등에서 나온 분석 자료들은 "현재로서는 가격경쟁력은 없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객관적 지표 설정이 어렵고, 국내외 실증자료가 거의 없어 연구가 계속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는 분석이다.

바이오디젤 생산으로 얻는 경제소득 뿐만 아니라 유채를 활용한 양봉·유박(가축 사료)·글리세린 활용·관광효과·환경개선 등의 경제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바이오디젤 기업에서는 소규모 플랜트 설치를 통해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례를 설명했고, 공무원들은 "서울 여의도 면적보다 넓은 수도권매립지에 유채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추진하자"는 의견도 냈다.

농민들은 바이오디젤과 관련 작물 재배는 농림부, 생산은 산자부가 관할하면서 정부 부처간 역할이 분리되어 있어 여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벌써 전북지역의 농민들은 4월 전북에 핀 유채밭에서 '지구의 날'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바이오디젤 상용화를 위한 지자체나 유채를 재배하는 농민들, 수송용 바이오연료를 제조하는 기업, 시민단체, 공무원들이 제각각 활동하다보니 이에 대한 종합적인 국가정책이나 체계적 추진방안이 수립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전국 유채네트워크를 계기로 좀 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유채를 활용한 바이오디젤 상용화를 위한 적극적인 운동을 펼쳐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디젤 원료를 국내에서 생산가능하도록 하자

독일 유채 재배단지에 세워진 풍력발전기
독일 유채 재배단지에 세워진 풍력발전기 ⓒ 이승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내에서 바이오디젤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직 경쟁력이 없는 것은 기존의 석유나 핵산업 등에 비해 투자 기간과 비용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유채를 재배할 경우 ha당 110만원의 사회적 순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석유대체 효과와 대기오염 저감 효과, 온실가스 절감, 경과보전 및 관광 효과, 유채농가소득 창출 등이 포함된 총 소득에서 정부보조금을 빼고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이기 때문에 경쟁력은 앞으로 계속 증가할 수 있다.

또한 현재 4만7800ha에 달하는 휴경면적과 동절기에 과잉생산되는 겉보리(9000ha), 쌀보리(2만7000ha) 생산지역을 유채재배지로 전환하고, 벼농사를 짓는 이모작 농지(466만ha)를 활용한 유채 재배가 제시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바이오디젤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바이오디젤 ⓒ 생태지평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는 국산원료 사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산원료에 대한 자급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대책들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일반 정유회사가 바이오디젤 5%를 구입하는 것이 의무규정이 아닌 상황에서 전체 경유 소비량의 0.5%에 불과한 국산 바이오디젤 공급으로 인해 생산량과 주유소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는 바이오디젤의 확산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

또한 현재처럼 바이오연료가 '첨가제'로서 규정되어서는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쉽지 않다.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기업, 자동차 업계나 정부에서 끊임없는 연구와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현재 1ha당 2톤에서 향후 3톤 이상의 생산이 가능한 유채 품종의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이를 재배하는 농민들에 대한 재배기술과 교육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농가에 대한 정부의 보조 및 지원과 함께 정부의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로드맵이 수립돼야만 재생가능에너지 시장도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열리는 일본 유채 네트워크 행사 모습
매년 열리는 일본 유채 네트워크 행사 모습 ⓒ 생태지평

덧붙이는 글 | 이승화 기자는 생태지평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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