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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 사이> 책 표지
<부모와 아이 사이> 책 표지 ⓒ 양철북
하임G.기너트 박사는 부모들이 좀더 다정한 마음으로, 좀더 효과적으로 어린이들을 대하고, 어린이들이 자기감정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그들의 감정을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와 어린이 지도 집단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은 것들을 원했다.

모욕을 느끼지 않고 규칙을 지키게 하는 법, 인격을 훼손하지 않고 비판하는 법, 판결을 내리지 않고 칭찬하는 법,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법, 감정과 지각, 그리고 의견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기를 원했다.

즉 어린이들이 자기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을 믿고, 자신감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부모들이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을 터득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하임G. 기너트 박사뿐만이 아니다.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이 원하는 바다. 그러나 그 또한 쉽지 않기에 지금 이 순간도 부모와 아이들은 한바탕 전쟁(?)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 전쟁 후엔 더 비극적일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부모 마음을 몰라줘서 안타깝고 아이들은 부모들이 그들 마음을 이해 못 해주는 것 같아 화가 나고... 결국, 이래저래 상처만 남는다.

그렇다면, 왜 부모와 아이들 사이엔 이렇듯 끊임없는 전쟁이 발발하는 것일까. 더불어 부모들과 아이들이 늘 평화로운 일상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속 시원한 해결책은 진정 없는 것일까. 그런 맥락에서 하임G.기너트 박사의 <부모와 아이 사이>는 첫 장부터 일단 숨통을 트이게 해준다.

부모들은 모든 아이가 훌륭한 사람, 곧 동정심과 헌신, 용기 있는 인간, 곧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공정함을 준칙으로 삼아 살아가는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이와 같은 인간미 있는 목표들을 성취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인간미 있는 방법들을 습득해야 한다. 사랑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통찰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훌륭한 부모가 되려면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 기술을 습득하여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이 책이 부모들이 가진 목표들을 아이들과 관련지어 확인하는데 도움을 주고 그 목표들을 성취하는 방법들을 제시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실천적인 안내서로서 부모들이 매일 부딪히는 여러 가지 상황과 심리적인 문제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과 바람직한 해결책을 제안한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을 꽤나 맹신하셨던 어머니 덕분에 잔소리라면 이력이 난 사람이 바로 나다. 모든 것은 배울 때 잘 배워야 한다며 밥상머리 예절서부터 방이나 서랍의 정리 정돈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옷차림까지 내 일 거수 일 투족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보이셨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마음속으로 굳게 결심한 것이 하나 있었다. 만약에 내가 부모가 된다면 내 자식에겐 절대 잔소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절대 실현 불가능한 다짐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런데 가끔,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다 보면 순간적으로 움찔하며 놀랄 때가 있다. 내 모습이 그 옛날 어머니 모습을 너무도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 옛날 내 부모에게서 들었던 말을 내 자식에게 고스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절대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들까지, 그것도 정말 사람 짜증나게 하는 어조로 내가 내 자식에게 내뱉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곧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좋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부모들에게도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BRI@부모의 말을 통하여 아이는 육체적인 상처는 아니더라도 감정적으로 수많은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아이들과 원만하게 의사소통을 하려면 어디에서 출발해야 할까. 그것은 아이들과 대응하는 방법을 점검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저자는 그 방법에 대해 총 9장으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1장은 아이와 대화 나누는 방법에 대해서. 2장은 아이를 격려하고 이끌어 주는 좋은 방법인 말의 힘에 대해서. 3장은 아이를 망치는 부모의 잘못에 대해서. 4장은 어떤 방법으로 아이에게 책임감을 기르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5장은 처벌을 대신할 효과적인 대안인 규율에 대해서. 6장은 아이의 하루를 살펴보고 그에 따른 적극적인 아이 키우기에 대해서. 7장은 아이의 질투에 대해서. 8장은 아이의 불안에 따른 아이의 마음 안정시키기에 대해서. 9장은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똑같이 예민하고 중요할 수밖에 없는 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각장마다 적절한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었다. 물론, 문화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그 사례들이 우리와 맞지 않는 부분들도 간혹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심리상태에 따라 그에 대응하는 부모 입장이란 건 동서양이라고 다를 게 또 뭐가 뭐 있을까.

저자는 아이들을 아직 굳지 않은 시멘트와 같다고 했다. 무슨 말이든 그 위에 떨어지면 선명한 흔적을 남길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을 분노하게 하거나,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아이로 하여금 자신감을 떨어뜨리거나, 아이 자신의 능력과 자존심에 대한 믿음을 파괴하지 않으며 아이들과 대화하고자 하는 절실한 소망이 있을 것이다.

그 소망을 이루어 주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당연히 기술일 것이다. 원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술. 그 중 감정이입 대화법에 대해 살펴보자면,

첫째.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대화에 귀를 기울일 때 부모들은 아이가 말로 전하려고 했던 감정, 아이가 느끼고 경험하는 것, 그리고 아이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부모들은 열린 마음과 열린 가슴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먼저 진실의 분위기를 조성하여 아이들이 심지어는 불안한 감정과 의견까지도, 또 불평과 아이디어들까지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부추겨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아이의 지각을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감정을 반박하지 말아야 하며, 소원을 무시하지 말아야 하며, 아이의 취미를 조롱하지 말아야 하며, 아이의 의견을 헐뜯지 말아야 하며, 아이의 인격을 훼손하지 말아야 하며, 아이의 경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이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셋째. 비난하지 말고 길잡이를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아이와 그 문제에 대하여 진솔하게 이야기하며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와 그 문제 자체에 대해서 절대 부정적인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화가 날 때는 '나'라는 말로 시작하여 자기가 본 것, 느낀 것, 기대했던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나 화났어. 나 약 올라. 나 분통 터져 죽겠어. 나 분개 했어. 나 깜짝 놀랐어'이런 식으로 말할 것을 권하고 있다. 단, 아이에게 절대 인신공격은 하지 말아야 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다섯째. 아이들의 노력에 대해서 높이 평가한다는 점을 말해 주기 위해서 칭찬을 할 때는 그 특별한 행동을 언급해야 한다고 한다.
인격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여섯째. 현실에서는 허락할 수 없는 것을 상상 속에서는 허락하여, 거절하더라도 마음을 덜 아프게 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한다.
부모로서 아이들의 부탁을 거절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을 받았을 때 대다수의 부모들은 무정하게 '안돼'라고 하며 화를 낸다. 그럴 땐 화를 내기보다는 아이의 소원 그 자체는 인정함으로써 아이들이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곱째. 아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선택권과 발언권을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의지한다. 그런데 의존 상태는 반발심을 키운다. 반항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자립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자율성을 많이 가질수록, 반발심은 줄어든다. 곧 자기 힘으로 결정할 기회가 많아지면 부모에 대한 반발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아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여러 기술들을 소개하고 있다. 부모들이 무심히 간과할 수도 있는 아이들의 가슴 저 밑바닥의 심리까지도 심리 치료사답게 세밀히 그려내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가 제시한 이 해결책들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것인가. 저자는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한 해결책들은, 이를 적절하게 적용했을 때, 비로소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짐을 덜어 줄 수 있다. 아이들은 자기들의 요구에 대해서 부모들이 대응하는데 따라 달라진다. 어떤 아이들은 조심스러운 성격이어서, 항의를 하고 부모를 괴롭힌 다음에 받아들인다. 또 어떤 아이들은 생활에 큰 변화가 오면 적극적으로 반항한다.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현명하게 적용하면, 아이의 기질과 인격의 기본적인 바탕에 대해서 무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부모와 아이의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해 나갈 때, 감정에 대해서는 좀더 예민한 감수성을 드러내고, 필요에 대해서는 좀더 강한 책임감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책장을 덮으며 이제야 그 의미심장한 문장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듯하다.

'부모가 되지 말고 부모로서 인간이 되시오'

아이에게 그저 맹목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부모이다. 그러나 그 맹목적인 부모의 사랑이 아이를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진정 아이를 사랑한다면, 때로는 냉정하게 뿌리칠 줄도 알아야 할 것이며, 때로는 따스하게 보듬어 줄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그 냉정함과 그 따스함이 아이에게 적당하게 스며들 때 아이는 진정한 한 인간으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부모로서의 인간. 한 아이의 부모로서 참 어려운 과제임을 실감한다.

하임G.기너트는 누구?

하임G.기너트는1922년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서 태어났다. 그는 콜럼비아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이스라엘의 교육부 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한 하임G.기너트는 정신요법과 심리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과 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쳤다.

이 책을 비롯하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부모와 십대 사이><교사와 학생 사이><어린이들을 위한 집단 심리 치료>등은 그의 연구와 실험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51세라는 중년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지만 하임G.기너트는 감동적이고 창의적이고 지적이고 성취하는 삶을 살았다. 이 책은 어린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방법에 대한 하임G.기너트의 혁신적인 발상들이 담겨져 있다. 미국에서만 1년 넘게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이 책은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되어 수많은 부모들에게 읽혀지고 있는 고전이다.
/ <부모와 아이 사이> 본문 중

부모와 아이 사이

하임 기너트 외 지음, 신홍민 옮김, 양철북(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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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자회원이 되고 싶은가? ..내 나이 마흔하고도 둘. 이젠 세상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하루종일 뱅뱅거리는 나의 집밖의 세상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곱게 접어 감추어 두었던 나의 날개를 꺼집어 내어 나의 겨드랑이에 다시금 달아야겠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훨훨 날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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