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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디지털 기기의 발전으로 틈새제품으로 성장한 액정보호 필름.
ⓒ 나영준
각종 전자ㆍ통신제품의 발전이 가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휴대전화는 기본 사항이 된지 오래고 출퇴근길에 직장인·학생들의 손에 신문이나 책이 아닌 PDA, PMP, PSP 등이 들려있는 모습이 어느덧 자연스럽다.

게다가 각종 제품들의 기능에 있어 고유영역은 파괴되고 있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전자책을 읽거나 네비게이션으로 영화를 감상하고 음악을 듣는다. 기술은 진보하고 다시 그 기술은 제품의 가격을 떨어뜨리며 사람들에게 접근한다. 현대인들에게 각종 전자제품은 거부할 수 없는 생활의 한부분이다.

하지만 그 모든 전자ㆍ통신기기도 결국 사람의 감각을 통해 인식 되는 것. 최종적인 인지과정에 있어 시각적 효과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리고 그 틈새시장 한부분에 바로 액정보호필름의 세계가 있다.

사람을 소심하게 만드는 액정보호 필름?

@BRI@흔히 사용하는 디지털기기의 경우 대부분 출고 때 액정보호를 위한 얇은 막이 덮여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보호막'은 투과율이 높지 못해 떼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서 액정보호필름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더구나 전자제품이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작동되는 게 추세가 되면서 액정보호필름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PDA, PMP는 물론 차량에 탑재 된 어지간한 네비게이션과 이제는 휴대폰까지도 터치스크린 방식의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제품을 사용할 때 가장 좋은 것은 아무런 것도 입히지 않은 액정 그 자체이다. 출시 그대로의 화면만큼 밝고 투명한 것이 있을까. 하지만 실생활 중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런저런 스크래치(긁힘 현상)가 생기기 마련이다.

마음먹고 마련한 값비싼 전자제품 액정에 남아있는 '스크래치'는 그야말로 지워지지 않는 첫사랑의 상처처럼 가슴을 후벼 판다. 수리를 하려해도 대개의 경우 액정을 통째로 갈아야하기에 거의 기기의 중고가격에 달하는 금액을 물어야한다.

때문에 터치스크린 방식의 디지털기기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이들은 자의반 타의반 액정보호 필름을 쓰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한다. 도무지 생각만큼 '깔끔'하게 붙이기 힘들다는 것. 그래서 아래와 같은 하소연이 생겨나곤 한다.

"정중앙에 먼지 한 넘이 보인다. 다시 스카치 테이프로 제거한다. 실수로 액정보호지 안쪽을 만졌다. 내 지문이 생겼다. 다시 액정보호지를 붙인다. 이번엔 아까보다 더 많은 먼지가 붙어있는 것이다. 다시 떼고 붙일수록 먼지와 지문이 늘어난다. 이젠 들떠서 안 붙는 부분까지 생겨버렸다. 1시간 동안 내가 뭐하는 짓인가. 아내가 한참을 쳐다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 PDA 커뮤니티, '투데이스 피피씨' 자유게시판 중

이 게시물을 작성한 사용자가 특별히 '소심한' 사람일까? 물론 '까짓것 필름 없이 고장 날 때 까지만 쓰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워'라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 아래에 붙은 이른바 '공감 댓글'들을 살펴보자.

"완전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저도 액정 보호지에 울고 웃은(?)적이 참 많았는데, 아직도 액정보호지를 붙일 때면 온몸에 긴장감이 흐르죠. 저도 액정보호지 붙일 때 집중하는데 이상하게 집중하면 땀이 흘러서…, 액정에 땀 한 방울. 정말 울고 싶습니다."

틈새시장 중의 또 다른 틈새, 부착서비스

▲ PDA 상단이 초투명지, 아래 쪽이 난반사지다. 현 시장의 대세는 난반사 필름이다.
ⓒ 나영준
구입한지 4년 쯤 되는 PDA가 있다. 구입 당시만 해도 각종 주변기기까지 포함해 입이 쩍 벌어질 만큼의 액수였다. 그러나 어느새 주인의 게으름 때문에 먼지로 뒤덮여가고 애물덩어리가 돼 버렸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제대로 한번 사용해보자'라는 마음을 먹고 눈앞으로 가져온 순간, 나도 몰래 소심한 한숨이 나오는 것은 그사이 액정보호필름을 교체할 때가 됐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위의 게시물들을 읽으며 어느새 '초공감'을 느껴가고 있던 터라 답답한 마음이 일기 시작했다. 여러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구세주! '부착서비스'라는 것이 있었다. 두말할 필요 없이 용산으로 향했다.

아, 이 허탈함. 너무나도 손쉽게 5분 만에 마치 출시 된 제품 그대로인 것처럼 완벽하게 붙어 나왔다. 도대체 그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엠비스'라는 이름으로 액정보호 필름을 제조·판매하고 있는 박희택(37) 사장은 "국내에 액정보호필름 시장이 형성된 것은 2000년대 초 PDA가 대중화 될 때부터"라며 설명을 덧붙였다.

"네비게이션, PMP 시장이 커지고 휴대폰이 슬림화 되며 LCD가 외부로 노출되기 시작했죠. 출시 때 코팅을 하고 강화를 시킨다고 해도 스크래치는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애프터서비스 비용이 만만치 않아 소비자들이 보호필름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죠. 또 네비게이션은 운전 중 반사된 햇볕이 시야확보에 장애가 됩니다. 때문에 난반사 제품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 액정보호필름 부착 순서.(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먼저 액정 표면을 잘 닦고, 카드 등을 이용 천천히 밀어 나간다. 이때 보호필름 아래 접착면에 '절대' 손을 대면 안 된다.
ⓒ 나영준
국내시장에서 팔리는 액정보호 필름의 종류는 크게 초투명과 난반사 등 두 가지다. 초투명은 말 그대로 투명도가 높다. 마치 붙이지 않은 듯하다. 난반사는 그에 비해 다소 둔탁한 느낌이 난다. 하지만 빛의 반사를 줄여주기에 눈의 피로가 적다. 9대 1의 비율로 난반사 제품을 찾는 이들이 훨씬 많다고 한다.

한편 이곳에선 직접 방문·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부착 해준다.(가격은 필름 2~4장에 7000원에서 1만원 사이) 의외로 필름을 부착하는 일로 고생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다고 한다. 요새 하루 방문객은 10여명 정도다.

"매장을 마련 못 했을 땐 하루 4~5명의 고객을 위해서 일일이 방문을 했습니다. 지하철 벤치에서 필름을 붙여준 일도 있었으니까요(웃음). 아쉬운 건 택배를 이용하겠다는 분이 계시는데, 기기 파손 우려 때문에 여의치 않아요. 할인마트 같은 곳에서 사진인화를 하듯 손쉽게 염가로 부착 서비스를 받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일반인들도 쉽게 붙이는 액정보호 필름의 기술은?

▲ 부착이 끝난 후 이원철(26)씨가 최종점검을 하고 있다.
ⓒ 나영준
먼지와 기포. 두 가지는 보호필름 부착 시 최대의 적이다. 이에 맞서는 기술로는 '샤워신공'과 '카드신공'이 있다고 한다. '까짓것'하고 덤볐다간 본인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사용자 모두가 용산전자상가에 갈 순 없지 않은가. 내친 김에 전문가에게 한수 배워보기로 했다.

첫 번째 주변 환경이다. 가급적 먼지가 없어야 한다. 때문에 샤워를 한 직후의 욕실과 같은 장소가 좋다. 두 번째 기포문제. 붙이는 도중 기포가 생길 땐 손을 쓰지 말고 투명 테이프 등을 이용해 다시 떼었다가 붙인다. 마지막으론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일정한 힘으로 잘 밀어줘야 한다. 이렇게 한 번 부착 된 필름은 보통 6개월에서 1년 사이가 적당한 교체주기라고 한다.

물론 필름만 붙였다고 기기를 험하게 다루는 것은 위험하다. 필름은 어디까지나 '보호용' 제품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출시 때 동봉 된 스타일러스 펜이라고 해도 사용이 반복되면 날카로워 질수 있으니 유의해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팁 하나, 안 쓰기는 뭐하고 사서 쓰자니 아깝다고 은행에서 주는 통장케이스를 잘라 보호필름 대신 쓰는 사용자들이 있다. 물론 비닐소재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접착력이 없기에 물을 몇 방울 떨어뜨려 액정에 흡착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그 경우 물은 휘발성이 없어 비닐과 액정사이를 돌아다니다 기기사이로 침투, 고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부착의 달인'(?)은 "차라리 그보단 필름을 붙이지 않고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액정보호#보호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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