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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창일
낮 12시 30분이었던 행사 시작 예정시간을 훌쩍 넘어 오후 1시 20분께 우렁찬 음악과 함께 개회식이 진행됐다. 참석한 내빈들이 소개될 때마다 열심히 손뼉을 친다. 개회식이 조금 길어지자 장애우들의 얼굴에 조바심의 빛이 역력하다. 어서 빨리 신나는 음악에 몸을 흔들고 싶은 마음뿐이다.

ⓒ 배창일
김충식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으면서 본격적인 장기자랑이 시작됐다. 참가팀들이 소개되면서 신나는 음악이 나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춘다. 몇몇은 무대로 뛰어나간다. 브레이크댄스며 뽀뽀춤, 엉덩이춤 등 정체불명, 국적불명의 춤들이 난무한다. 무대와 객석이 한순간에 웃음바다로 변했다.

참가팀 소개에 이어 원장들이 무대에 올라 인터뷰를 한다. 약간 험악한 인상의 작은예수의 집 원장에게 사회자가 "원생들이 조폭과 생활하고 있다"고 해 또다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또 다른 원장은 상품이 너무 열악하다며 금대현 거제돌고래봉사단장에게 상품의 질을 높여달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

상품을 걸고 원장들이 말하고 답하기 게임을 했다. "야", "왜", "사랑해"를 빠르게 계속하는 게임이 진행되자 장애우들이 더 큰소리로 따라해 진행이 어려웠다. 결국 댄스대결에 나서 섬진강 사랑의 집 원장이 우승, 상품을 획득했다. 행사장 곳곳에 있는 자원봉사원들이 장애우들을 부축하며 화장실로 안내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본격적인 장기자랑에 앞서 축하 공연으로 댄스스포츠가 선보이며 무대를 열광적인 분위기로 몰고 갔다. 현란한 율동과 음악에 장애우들의 어깨가 들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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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원생들이 동방신기의 '풍선'에 맞춰 깜찍한 율동을 선사하며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손과 손에 풍선을 들고 반짝이를 뿌리던 반야원생들은 '사랑의 총알'을 쏘며 첫 무대를 장식했다.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두 번째로 등장한 애광원은 두 명의 원생이 마이크를 잡고 박상철의 '무조건'과 윤도현 밴드의 '사랑2'를 무반주로 노래했다. 사회자가 막지 않았으면 노래를 계속할 기세였다.

ⓒ 배창일
통영의 사랑이 모이는 샘 원생들이 세 번째 주자로 무대에 올랐다. 탬버린과 트라이앵글, 벨 등을 들고 나선 이들은 '도레미송' 연주로 분위기를 띄우더니, '젊은 그대' 음악에 맞춰 드럼연주를 선보이며 행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웃음과 환호, 기쁨이 한가득

하동 섬진강 사랑의 집 원생들이 밤벨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하동 섬진강 사랑의 집 원생들이 밤벨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 배창일
네 번째로 등장한 작은예수의집 파랑포 분원생들 1년 동안 갈고 닦은 '엉덩이춤'을 선보였고, 훨체어를 타고 등장한 하동 섬진강 사랑의 집 원생들이 하모니카와 밤벨로 '에델바이스'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연주, 탄성과 환호를 동시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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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나온 작은예수의 집 고현분원생들은 비옷을 입고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로'에 맞춰 폭발적인 율동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통영 자생원생들은 귀엽고 깜찍한 '쟁반춤'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대회 중간 중간 펼쳐진 축하쇼는 장애우들의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영길 댄스강사는 마술쇼와 마이클 잭슨의 춤으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또 재즈댄스와 'Feeling On The Street팀'이 강렬한 음악과 함께 묘기에 가까운 춤을 선보여 장애우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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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연이 끝나자 함께한 장애우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무대에 나와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그 순간은 말이 필요 없었다. 장애우들의 얼굴에 땀방울과 웃음이 번져나갔다. 순위에 상관없이 함께한 시간이 마냥 즐거운 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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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자원봉사를 위해 참여한 중앙고등학교 3학년 김정란, 김경선, 이슬비 학생은 "너무나 재미있었고 장애우들의 뛰어난 실력에 감탄했다"며 "장애우들의 순수한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고 함께 즐길 수 있어 너무 좋았고,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번 봉사원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금대현 거제돌고래봉사단장은 "올해 행사가 열리기까지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과 장소를 제공해 준 아라비안나이트 사장님, 자원봉사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면서 "이 행사가 계속 발전해 거제와 경남을 대표하는 장애우들의 큰 잔치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앞으로의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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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거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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