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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 'Museum 2' 외관. 자연적으로 생긴 지하 정원을 그대로 놔두어 자연에 순응하는 건축을 지향함이 꽤 인상적인 이 건물은 주변의 울창한 나무들이 유리와 철판으로 외부를 구성한 건물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리움 'Museum 2' 외관. 자연적으로 생긴 지하 정원을 그대로 놔두어 자연에 순응하는 건축을 지향함이 꽤 인상적인 이 건물은 주변의 울창한 나무들이 유리와 철판으로 외부를 구성한 건물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 ⓒ이준혁
프롤로그

지난 15일부터 서울 한남동에 있는 삼성미술관 리움(Leeum)에서는 대규모 회고전 '앤디 워홀 팩토리'가 열리고 있다.

대중미술과 순수미술간의 경계를 와해하면서 미술계의 혁명적인 변화를 주도하였고 미술 뿐만 아니라 영화, 사진, 디자인, 광고 등 시각 예술 전반에 영향을 끼친 앤디 워홀(Andy Warhol). 1960년대 초반부터 작고 직전까지 열정적으로 행해온 팝아트로 인해 현재까지도 현대미술에서 그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세계적 팝아트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앤디 워홀의 작고 20주기를 맞아 개최된 그의 대규모 작품전시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 12일, 전시회 기자 프리뷰에 다녀왔다.

테마 1 - Leeum

리움 'Museum 1' 천장. 고대 서양 성곽에서 유래한 건물로서, 외관은 성벽과 같은 모습과 그 위에 깃발처럼 배치된 나무, 여기에 한국의 도자기를 표현하는 흙으로 빚은 테라코타 벽돌로 조화를 이룬다.
리움 'Museum 1' 천장. 고대 서양 성곽에서 유래한 건물로서, 외관은 성벽과 같은 모습과 그 위에 깃발처럼 배치된 나무, 여기에 한국의 도자기를 표현하는 흙으로 빚은 테라코타 벽돌로 조화를 이룬다. ⓒ 이준혁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747-18

위 주소에 위치한 '리움'이라는 미술관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알 것이다. 하지만 '리움'이라는 미술관을 아는 것과 관계없이, 상당수의 사람들은 하루 관람객수를 제한하는 예약제로 인하여 리움에 가 보고 싶다 할 지라도 가 볼 기회조차 없던 것 또한 사실이다(3월 1일부터 예약제는 폐지되었다. 하단의 에필로그 참고).

리움은 그 안에 소장된 전시품으로도 유명하지만 건축물 자체의 위상 또한 상당하다. 상설전시관인 'Museum 1', 'Museum 2', 그리고 기획전 및 교육 기능을 맡고 있는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이렇게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 리움은, 각자 다른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설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 전통미술을 테마로 하는 고미술관인 'Museum 1'은, 바젤의 장팅겔리 미술관, 도쿄의 와타리움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등으로 유명한 스위스의 건축가 마리오 보타(Mario Botta)가 우리의 전통 도자기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한 공간이다.

고대 서양 성곽에서 유래한 건물의 스카이라인, 그 위에 깃발처럼 배치된 나무, 여기에 한국의 도자기를 표현하는 흙으로 빚은 테라코타 벽돌로 조화를 이룬다.

현대미술을 테마로 하는 'Museum 2'는, 파리의 카르티에 재단, 리옹 오페라하우스, 프라하 안델 빌딩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하였다. 자연적으로 생긴 지하 정원을 그대로 놔두어 자연에 순응하는 건축을 지향함이 꽤 인상적인 이 건물은 주변의 울창한 나무들이 유리와 철판으로 외부를 구성한 건물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상설전시와 교육 등의 진행장소로서 'Museum 1'과 'Museum 2'를 연결하는 역할을 겸하는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는, 로스앤젤레스박물관, 네덜란드국립미술관, 후쿠오카의 넥서스월드 등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건축가 렘 쿨하스(Rem Koolhaas)가 설계하였다. 이번에 앤디 워홀 특별전이 전시되는 공간인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는 다른 두 건물을 포용하면서도 자신을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인 건물이다.

삼성이 만든 미술관답게 리움의 소장품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미술을 개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정도의 양과 질이며 작품의 현 상태, 연구, 전시, 보존, 교육 등 예술과 관련한 모든 분야에 걸쳐 최첨단 기술력으로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을 이뤄나가고 있다. 이는 리움의 소장품과 상설전시 뿐만이 아니라, 이번 전시회 같은 특별전시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난다.

테마 2 - ANDY WARHOL FACTORY

'앤디 워홀 팩토리' 전시회 입구
'앤디 워홀 팩토리' 전시회 입구 ⓒ 이준혁
미술에 약간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앤디 워홀에 대해 익히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섭렵했던 분야가 미술뿐만 아니라 영화, 사진, 디자인, 광고 등 '보는 것'과 관련한 분야의 예술의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도 그러한 그의 다양학 폭넓은 세계를 담아내었다. 특히 앤디 워홀 재단으로부터 작품을 모두 기증받아 앤디 워홀의 작품 소장처로 가장 큰 규모와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그의 고향에 위치한 앤디 워홀 미술관의 소장품을 처음 들여온 만큼(이번 리움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 수도 200여점에 달하는 대규모이다) 그의 전부를 느끼지는 못할지라도, 그가 남긴 발자취의 큰 발자국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이다.

리움에 들어와보면, 당시의 전시 분위기를 재현하고자 워홀이 디자인한 벽지를 도배하고 그가 촬영한 사진, 포스터 등을 걸어 그를 더 가까이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외부 유리벽을 그의 대표작인 '캠벨수프 통조림' 디자인으로 장식하여 입구에서부터 내부까지 그를 접할 수 있음이 인상적이다.

테마 3 - 워홀의 사진

그의 대표작인 '캠벨 수프 통조림'
그의 대표작인 '캠벨 수프 통조림' ⓒ 이준혁
이제부터 워홀의 살다 지나간 자리를 같이 따라가 보자. 이번 전시회에서는 워홀의 작품뿐 아니라 그가 남긴 자신의 사진들도 상당히 많이 꾸며져 있다.

자신의 다양한 얼굴들…. 때론 여장을 진하게 한 모습, 자신이 했던 일들과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 고이 남아있다. 한 시대를 앞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항시 폴라로이드를 손에 든 채 삶의 작은 파편을 담으려 했던 그에게서 시대 선구자의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실크스크린 등을 이용한 대량 생산은 그의 세계를 보여주는 또 다른 하나의 방편이다. 필자도 그에 대한 존경을 담아 오마주(?)를 표현해보았다.

테마 4 - 워홀의 작품

마릴린 먼로를 활용한 작품.
마릴린 먼로를 활용한 작품. ⓒ 이준혁
팩토리(자신이 자기 작업실을 지칭했던)에 만들어 내는 실크스크린을 통한 대량 생산으로 그가 우리에게 던져주었던 것은 파격이었다. 기계적인 것을 좋아하던 아니, 기계임을 자청하던 그의 팝아트를 만나보자.

상자와 코카콜라가 예술이 된다. 그는 예술이라 불리던 것들과 일상과의 경계를 허물려 했고 대량 생산되는 주위의 작은 사물이 워홀을 거쳐 새로운 예술이 되었다. 과연 예술인가 일상인가?

스타를 사랑했던 워홀. 하지만 그는 스타는 메스미디어가 만든 환상이라고 했다. 마를린 먼로, 실베스타 스텔론과 마오쩌둥에 이르기까지. 개성이 제거 된 채 나열되어버려진 유명인들은 하나의 기호에 불과했으며, 그의 이러한 작품들은 매스미디어가 쏟아내는 과도한 이미지를 들어내고 있다.

죽음도 일상적인 것. 워홀은 죽음마저도 반복과 대량 생산을 통해 일상적이고 소비가능한 것으로 만들고자 했다. 강렬한 빛깔과 아우라로만으로 단순한 사진들이 갖는 의미는 이미 넘어선 듯하다.

명화마저도 실크스크린의 대량복제되어 일상적인 것이 되고 만다. 워홀 예술세계의 전부라고 할 만큼 중요한 '감정이 제거된 상태의 기계적 복제 예술품'들은 그의 팩토리에 쏟아졌다.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 마저도.

테마 5 - 어린이를 위한 워홀 전시회

외부 유리벽을 그의 대표작인 '캠벨 수프 통조림' 디자인으로 장식하여 입구에서부터 내부까지 그를 접할 수 있음이 인상적이다.
외부 유리벽을 그의 대표작인 '캠벨 수프 통조림' 디자인으로 장식하여 입구에서부터 내부까지 그를 접할 수 있음이 인상적이다. ⓒ 이준혁
리움 특별전시회에서는 거의 대부분 어린이를 위한 전시회를 마련해 놓곤 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쉬운 설명과 아기자기한 그림들. 아마도 필자에겐 이 곳이 가장 맞는(?) 곳이 었는지 모르겠다. 우선 어렵지 않다. 또한, 사진을 찍어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작은 장난감과 같은 장비야말로, 필자를 어린이로 만들게 하기 충분했다.

에필로그

그의 다양한 모습의 사진들.
그의 다양한 모습의 사진들. ⓒ 이준혁
2004년 10월에 개관한 이래 2년 반 정도를 지나고 있는 리움은 조기개관에 따른 시스템의 미비점 보완을 위해 실시했던 기존의 예약제를 폐지함에 따라 지난 3월 1일부터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다(단, 인터넷 예약시 30% 할인되는 제도는 유지되며, 20명 이상시 단체관람객의 경우 사전예약을 하는 제도도 유지된다).

더군다나 3월 한 달은 '새출발 새내기' 이벤트를 시행한다. 학생증을 제시하는 초·중·고등학생 중 신입생과 대학·대학교 신입생들에게 무료 관람혜택을 제공하는 것. 각 학교 신입생들이라면 이 기회에 무료로 리움과 리움에 있는 전시회를 느껴보자.

특히 목요일에는 다른 날에 18시에 끝나는 것과 달리 21시까지 연장운영함과 동시에 음악평론가 장일범씨를 초빙하여 기획한 목요음악회 또한 실시하니, 목요일의 경우 일상이 끝나고 어슬렁어슬렁 찾아가서 눈과 귀를 충만하게 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이 정도면 일상 속 문화생활로서는 정말 좋지 아니한가!

단, 데이트코스로 생각하는 연인이라면 식사할 공간은 사전에 확보해 놓아야 할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 판단으로는 주변에 데이트를 성공토록 할 괜찮은 식당은 별로 없다. 참고로, 리움이 있는 한강진역(6호선) 근처에서 이태원 쪽으로 가는 거나 신사동 쪽으로 가는 거나 이동 시간상으로 보자면 큰 차이는 없다.

이번 전시회의 작품 속에는, 앤디 워홀 자신이 했던 일들과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모습에 대한 기록이 고이 남아있다. 한 시대를 앞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항시 폴라로이드를 손에 든 채 삶의 작은 파편을 담으려 했던 그에게서 시대 선구자의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의 작품 속에는, 앤디 워홀 자신이 했던 일들과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모습에 대한 기록이 고이 남아있다. 한 시대를 앞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항시 폴라로이드를 손에 든 채 삶의 작은 파편을 담으려 했던 그에게서 시대 선구자의 향을 느낄 수 있었다. ⓒ 이준혁
작품에 대한 오마쥬
작품에 대한 오마쥬 ⓒ 이준혁
상자와 코카콜라가 예술이 된다. 그는 예술이라 불리던 것들과 일상과의 경계를 허물려 했고 대량생산되는 주위의 작은 사물은 워홀을 거치며 새로운 예술이 되었다. 과연 예술인가 일상인가?
상자와 코카콜라가 예술이 된다. 그는 예술이라 불리던 것들과 일상과의 경계를 허물려 했고 대량생산되는 주위의 작은 사물은 워홀을 거치며 새로운 예술이 되었다. 과연 예술인가 일상인가? ⓒ 이준혁
어린이를 위해 마련한 전시회 공간에 있던 작품들. 아기자기함이 인상적이다.
어린이를 위해 마련한 전시회 공간에 있던 작품들. 아기자기함이 인상적이다. ⓒ 이준혁
리움의 외관. 안의 작품들과 밖의 건물 모두 멋진 미술관이다. 앞으로도 좋은 특별전시회를 많이 열어줌과 동시에 문화예술계 전반에 좋은 방향으로의 기여를 하는 미술관이 되기를 바란다.
리움의 외관. 안의 작품들과 밖의 건물 모두 멋진 미술관이다. 앞으로도 좋은 특별전시회를 많이 열어줌과 동시에 문화예술계 전반에 좋은 방향으로의 기여를 하는 미술관이 되기를 바란다. ⓒ 이준혁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20대를 위한 지식정보 포털사이트 영삼성닷컴(www.youngsamsung.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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