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새 학기가 시작되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을 무렵,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오늘(12일) 본격적으로 시행하려고 한다. 올 1년 서울을 중심으로 해서 한 달에 한 번 역사유적지를 둘러보는 계획으로 처음으로 서울 종로의 '종묘(宗廟)'를 찾았다.
종묘는 조선왕조의 역대 왕과 왕비, 그리고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곳으로서 뛰어난 건축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1995년 불국사, 석굴암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아침에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점심을 한 후에 버스를 타고 30분을 달려 종로4가에 도착했고, 종로4가에서 5분 정도 걸어 종묘입구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입구를 통과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비석이었다. 이 비석을 종묘를 찾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본다는 것을 생각하니 종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문화유산이라는 사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랑스러워졌다.
한적한 산책로를 따라서 정전으로 향했다. 종묘의 산책로는 여느 산책로와 다름없이 나무도 많이 심어져 있어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돌로 길이 놓여 있었고 유난히 소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걸 볼 수가 있었다.
종묘의 심장 "정전"
드디어 종묘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정전에 이르렀다. 사진에서 본 것과는 달리 웅장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단일 목조 건물이라는 것을 자랑하듯 특유의 건축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가장 가운데에 검은색 돌로 입구에서부터 정전까지 길이 놓여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는데 이는 죽은 영혼이 다닌다는 신도(神道)로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길이라고 한다.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서 따로 길까지 마련하는 것을 보면 선왕을 생각하는 조선왕조의 예를 느낄 수 있었다.
아담한 규모의 "영녕전"
정전을 나와 서쪽에 있는 영녕전에 이르렀다. 정전과 비교해 보았을 때 규모에서 많은 차이가 있지만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전은 건물 지붕이 평평하게 구성되어 있는 반면에 영녕전은 건물 가운데의 지붕이 솟아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는 지붕이 솟아있는 가운데 4실에 태조의 4대조까지의 조상인 목조, 익조, 도조, 환조의 신위를 모셨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록 정전보다는 웅장함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영녕전 특유의 아름다움을 느껴본다.
영녕전을 나와 영녕전 뒤편에 있는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본다. 한 5분 정도 걸었을 때 창경궁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 이 길을 지나서 창경궁까지 둘러볼까 생각을 해 보았지만 아직 종묘의 구석구석을 다 돌아보지 못한 것 같아서 창경궁은 나중에 둘러보기로 한다.
한적한 산책로가 계속되었다. 혼자 조용히 생각에 잠기면서 이 길을 걸어도 좋을 것 같고 친구나 연인들끼리 이야기를 하면서 이 길을 걸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산책로가 끝나갈 때쯤에 다시 정전으로 나왔고 아쉬움이 남았는지 정전 근처에서 사진을 더 찍고 짧은 종묘여행을 마쳤다.
종묘를 둘러보면서 우리 문화유산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나 자신이 여행을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왜 우리 문화유산에는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나의 모습을 반성해본다. 앞으로 우리 문화유산에 많은 관심을 두고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2007년을 계획해본다.
| | 종묘 여행메모 | | | | ⓐ 지하철 : 1, 3, 5호선 종로3가역 11번, 8번 출구
ⓑ 버스 : 버스를 타고 종로4가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편은 http://www.bus.go.kr 을 참고하는 것이 정확하다.
ⓒ 관람시간 : 3월 - 11월은 09:00 - 18:00, 11월 - 2월은 08:00 - 17:30이다.
ⓓ 입장료 : 대인(만19 - 64세)은 1000원(단체 20인 이상은 800원), 소인(만7 - 18세)은 500원(단체 20인 이상 400원)이다.
매년 5월 첫째 주 일요일에는 종묘제례를 지낸다. 이 때 맞춰서 가면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을 구경할 수 있다. | | | | |
덧붙이는 글 | 박혁 기자는 여행작가가 되기위해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 여행시민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청소년 인터넷 언론인 스스로넷 뉴스(http://www.ssro.net)에도 송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