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전 지사는 예배당에 들어서 감사헌금을 내고 박 목사와 나란히 앉아 빈민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눈 뒤 한 시간 가까이 예배를 드렸다.
공교롭게도 이날 설교 내용은 구약성서의 야곱 이야기였다. 야곱은 형 에서와의 불화로 집을 떠나 광야를 헤매지만 고생 끝에 결국 신의 축복을 받게 되는 인물이다. 박 목사는 "오늘 설교가 손학규 전 지사를 위한 설교 같았다"며 한나라당을 떠난 손 전 지사를 집을 떠난 야곱에 비유하기도 했다.
손 전 시자는 예배가 끝난 뒤 40명 남짓한 성도들과 일일히 악수를 나누며 안부를 물었고 일부 성도들은 "힘내라"는 격려를 보냈다.
예배가 끝난 뒤 손 전 지사는 박 목사와 함께 기자들과 만나 "원래 이 교회 교인이라서 예배를 드리러 왔다"며 지지호소 등의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옆에 서 있던 박 목사는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은)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사실은 한나라당의 방향이 잘 안 맞는 것 같더라고…. (손 전 지사가) 우리나라를 올바로 이끌려고 하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한번 나라를 위해 '헤쳐모임'을 해야 한다"며 "여권, 야권 상관없이 변화를 원하는 세력이 한 곳에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박 목사가 "나이 많은 목사가 할 일은 없고 보고 있겠다"고 하자 손 전 지사는 웃으며 "기도 많이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범여권 측에서 탈당 초기와는 달리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 잘 해보자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종교계에서 추진중인 대통합 원탁회의에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처음 듣는 것"이라고 말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