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섭지코지에 있는 붉은오름. 그 정상에는 방두곶이라는 하얀등대가 있다.
섭지코지에 있는 붉은오름. 그 정상에는 방두곶이라는 하얀등대가 있다. ⓒ 김강임
제주의 동쪽마을 신양리에 가면 일출봉을 향해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육지가 있다. 사람들은 그곳을 섭지코지라 불렀다. ‘코지’는 ‘곶’의 제주사투리로, 코지의 매력은 바다 속에 풍덩 빠져 있다는 것이다.

붉은오름 가는길
붉은오름 가는길 ⓒ 김강임
조용하던 섭지코지가 유명세를 탄 것은 영화 <단적비연수>와 <이재수의 난>, <천일야화>, <연풍연가>의 촬영지였다는 점이다. 더욱이 TV드라마 <올인>이 방영되면서 섭지코지의 유명세는 극에 달했다. 누구나 한번쯤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욕구, 그 욕구의 물결은 섭지코지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해풍에 피어나는 노란양지꽃
해풍에 피어나는 노란양지꽃 ⓒ 김강임

바다위에 술잔처럼 또 있는 성산포와 봄을 부르는 유채꽃
바다위에 술잔처럼 또 있는 성산포와 봄을 부르는 유채꽃 ⓒ 김강임
바람 부는 날 섭지코지에 가면 해안절벽 검은 돌부리에 부딪히는 파도가 그리움을 몰고 온다. 그 그리움은 선돌위에 부서진다. 바위 끝에 매달린 노란양지꽃이 해풍을 마중 나왔다.

붉은오름 정상,방두곶등대에 서면 세상이 보인다.
붉은오름 정상,방두곶등대에 서면 세상이 보인다. ⓒ 김강임
주차장에서 20분쯤 걸었을까. 가도 가도 멀어지는 바다는 붉은 오름 앞에서 휴식을 취한다. 바다 위에 몸통을 담그고 있는 화산석,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름 전체가 붉은 송이로 뒤덮인 화산석을 바위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붉은 오름은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57번지로 원추형 형태를 갖고 있다. 표고 33m, 비고 28m로 비교적 야트막한 오름이다. 붉은 오름 주변에는 제비꽃과 쑥부쟁이, 노랑양지꽃이 지천을 이룬다. 제주의 동쪽 해안을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붉은 오름은 제주의 기생화산이라는 점이다. 또한 섭지코지의 종착역은 붉은 오름이라는 사실이다. 붉은 오름은 여느 제주 오름처럼 표고가 높지는 않다. 때문에 성질 급한 사람은 단숨에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추억을 담기 위해 달려온 사람들에게 븕은 오름은 추억의 종착역이 되기도 한다.

붉은오름과 마주하고 있는 선돌( 선녀의 애절한 사랑이 담겨 있다)
붉은오름과 마주하고 있는 선돌( 선녀의 애절한 사랑이 담겨 있다) ⓒ 김강임
선녀의 애절한 사랑이 담긴 선녀바위와 마주하고 있는 붉은 오름. 붉은 오름으로 향하는 길은 두 군데가 있다. 그 한 곳은 119개의 철 계단을 이용하여 오를 수 있는 곳이다. 일출봉을 뒤로하고 오를 수 있는 묘미는 뒤를 돌아다보면 금방이라도 바다 속에 풍덩 빠질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한 발 한 발 계단을 오를 때의 마음은 마치 하늘로 향하는 기분이다. 혼자 뚜벅뚜벅 오르기도 하고, 둘이서 손을 잡고 오르기도 한다. 모두가 다 열린 세계로의 출발이다. 또 한 곳은 붉은 송이를 밝고 올라가는 길. 이 길은 화산석의 속살이 훤히 드러내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랐는지 흙덩이가 구르기도 한다. 자칫 훼손되어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해안절벽
정상에서 바라보는 해안절벽 ⓒ 김강임
붉은 오름에 올라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풍경을 말한다. 붉은 오름 정상에는 방두포 등대가 설치되어 있다. 방두포 등대는 부근을 항해하는 선박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98. 12. 22 설치되었다. 평균 해면상 40m로 태양광발전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은 섭지코지의 전망대가 되기도 한다.

붉은오름 주변에는 제비꽃과 노란양지꽃, 쑥부쟁이가 지천을 이룬다.
붉은오름 주변에는 제비꽃과 노란양지꽃, 쑥부쟁이가 지천을 이룬다. ⓒ 김강임

벼랑끝에 뿌리 내린 쑥부쟁이.
벼랑끝에 뿌리 내린 쑥부쟁이. ⓒ 김강임
붉은 오름 정상 등대에서 바라보는 제주풍광은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바라다 볼 수 있다. 바닷길 옆에는 길이 나 있고, 금방이라도 코지를 울려 퍼질 것만 같은 성당이 종소리,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협자연대, 유채꽃방울 터지는 소리가 한꺼번에 들려온다.

선돌과 마주하고 있으면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붉은 화산체, 붉은 오름 정상 방두곶 등대에 서면 열린 세상 속에 서 있는 느낌이다. 바다를 통째로 안고 있는 기분은 바다위에 띄워 놓은 술잔처럼 일출봉이 둥둥 떠 있다.

협자연대  뒤로 멀리서 성당의 종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협자연대 뒤로 멀리서 성당의 종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 김강임
섭지코지의 종착역은 붉은 오름이다. 그리고 붉은 오름 정상 방두곶 등대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모두 열려있다는 사실이다.

덧붙이는 글 | ☞ 찾아가는 길: 제주시- 함덕-성산-신양해수욕장-섭지코지로 1시간이 걸린다. 섭지코지 주차장에서 붉은오름까지는 20분 정도이며, 붉은오름에 오르는 시간은 10분정도 소요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