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당시 한나라당은 탄핵 역풍을 맞아서 당이 없어질 위기에 있었습니다. 당 지지율이 7%에 불과했고,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 당선권에 있는 국회의원이 단 2명뿐이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잘못하면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각오를 하고 당 대표를 맡았고, 참 어려웠지만, 정책정당을 만들기 위해서 끝까지 원칙을 지켜냈습니다. 한나라당은 비로소 다시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3월 26일 서강대학교 강연회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없어질 뻔한 정당"이었다는 말을 열세 번이나 사용하면서 당을 위기에서 구출해낸 자신의 업적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박 전 대표는 "과거 한나라당은 수구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내가 대표를 맡으면서 국가 이념과 헌법 이념에 따라 어떻게 하면 국민이 가장 잘 살 수 있는가를 고민해왔다"며 "진보 보수 논쟁이 국가 발전 위해 필요할 수는 있으나, 헌법에 명시된 기본 원칙을 따르는 것이 우선"이며 "국익과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리더십을 "신뢰의 리더십과 화합의 리더십"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국민의 신뢰를 받고 나라를 화합하기 위해 자신이 과거 한나라당 대표로서 "기득권을 버리고 정책정당을 만들기 위해서 끝까지 원칙을 지켜냈던 것처럼 사심 없이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향 평준화 문제"... 3불 정책 반대 의사 확고히 밝혀
"교육이 제대로 서려면 대부분 과목에서 '수' 나 '우'를 받아야 하는데 지금은 온통 '가'를 받도록 하향 평준화를 시키고 있습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 교육의 심각한 문제에 대한 진단을 내리면서 3불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확고히 밝혔다.
박 전 대표는 "3불 정책이 우리나라 교육을 하향 평준화 시키고 있다"며, 이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박 전 대표는 고교등급제는 반대하지만, 본고사와 기여입학제도는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개방화, 세계화 시대에 교육도 개방되고 전지구 차원의 경쟁이 불붙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나라만 3불 정책으로 손발을 꽁꽁 묶어놓고 어떻게 세계와 경쟁을 하라는 것이냐"며 손병두 서강대 총장의 3불 정책 반대 주장에 대해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본고사에 대하여 교육부가 대학입시에서 쓸데없는 규제와 간섭을 하지 않고, 대학입시는 대학이 완전히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또 "기여입학제도를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기여입학금 전액을 학생들 장학금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한 학생이 등록금 인상 문제에 관해 묻자, "과거 한나라당은 등록금 반으로 줄이기를 공약으로 내세운 적이 있다"며, 대학등록금 10조 가운데 학생이 부담하는 8조원을 4조원으로 낮추는 것을 대선 공약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학자금 대출 고금리 인하, 민간기부 활성화, 펀드 조성" 등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7% 경제성장, 300만개 일자리 가능하다"
"성장률이나 일자리 문제 가지고 치열하게 싸우는 게, 바로 정치가 해야 할 일이고, 정치지도자가 할 일이다."
박 전 대표는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며, "우리나라가 7% 경제성장을 해서 300만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다시 뛰자"는 구상을 밝혔다.
이어서 박 전 대표는 "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는 풀고, 불법파업은 그만하고 법질서를 바로 세우자"는 줄푸세 정책을 내놓았다.
박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전자공학과를 선택했던 이공계 출신으로서,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덧붙이는 글 | 김정현 기자는 서강대에 재학중이며 오마이뉴스 대학생 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