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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한미FTA 협상이 진행중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김종훈 수석대표가 협상시한이 연장됐음을 알리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
31일 오전 한미FTA 협상이 진행중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김종훈 수석대표가 협상시한이 연장됐음을 알리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7신 : 31일 오전 8시]

김종훈 수석대표 "잔여쟁점 타결 위해 2일 새벽1시까지 협상 연장"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 시한 연장과 관련해, 김종훈 한국협상단 수석대표는 "4월 2일 새벽 1시까지 잔여쟁점에 대한 협상을 추가적으로 갖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양측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통의 인식에 따라 미측이 본국 정부 및 의회와 긴밀하게 협의했다"면서 "조금 전 양측간 고위급 협의에서 (미측이) 우리측에 공식적으로 알려왔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표는 이날 5분짜리 간단한 협상시한 연장 내용만 발표하고, 별도의 질의응답은 받지 않았다.

이날 오전 8시께 이재훈 산업자원부 차관(섬유협상수석대표분과장)은 "어제밤 두차례에 걸쳐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의견차가 접근된 부분이 있고, 아직도 잔여 쟁점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협상장을 내려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 막판이니까 여러가지 어려운 점도 있고 변수도 많다"고 토로했다.

'미국 쪽으로부터 진전된 내용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대해 "저 쪽에서 일부 새로운 양허(개방)안을 제출 받았다"면서 "워싱턴 안보다 진전된 안을 받았고, 연장된 시한 범위안에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섬유분과의 경우, 한국이 미국 쪽에 공세를 취하는 몇 안 되는 분야다. 한국 쪽은 그동안 미국시장의 관세 철폐와 원사기준 완화 등을 요구했지만, 미국 쪽은 한국 자동차 시장 개방 등과 연계하면서 시장 개방을 꺼려왔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전 9시에 문재인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열어 협상시한 연장에 대한 상황점검을 할 계획이다. 이 회의는 애초 예정돼 있던 것이다.

그러나 애초 1일에 할 예정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전부처 장·차관과 국정과제위원,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보좌관 등 130여명이 참석하는 워크숍은 연기했다. 김종훈 수석대표의 기자회견이 있기까지 청와대에서는 윤대희 경제수석이 상황을 점검했다.

다음은 김 수석대표의 발언 전문이다.

김종훈 수석대표가 브리핑을 마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김종훈 수석대표가 브리핑을 마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을 타결하기 위해서 지난 3월 26일부터 양측이 진실한 노력을 다 했다. 금요일 밤, 즉 어제밤 양측이 고위급 협의에서 협상이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 잔여쟁점에 대한 양측간 입장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평가가 밤늦게까지 있었다.

그 평가를 기초로 양측은 당초 예정하였던 오늘 새벽 1시를 넘겨, 추가적인 협상을 가질 경우 마지막으로 남은 입장차이를 좁힐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였다.

양측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통의 인식에 따라 미측이 본국 정부 및 의회와 긴밀하게 협의하여 그 결과, 당초 예정했던 시한 우리 시각으로 토요일 새벽 1시에서 48시간을 연장하여 추가 협상을 갖기로 했다. 그리고 조금 전 가진 양측간 고위급협의에서 우리 측에 공식적으로 알려왔다.

따라서 양측은 한국시각 2일 월요일 새벽1시까지 잔여 쟁점에 대한 협상을 추가적으로 갖기로 합의했다. 2일 새벽 1시까지 잔여 쟁점에 대한 타결이 무난히 이뤄질 경우에 그 이후 일정으로선 한국시각 월요일 오후 6시, 미국 동부시간 4월 1일 일요일 오후 5시를 시한으로 미측이 미 의회에 협상 통보를 전달할 것이다."



[6신 : 31일 새벽 5시 10분]

한미FTA 쟁점 타결 실패... 미국 철저한 자국이기주의로 일관


기자들 뿌리치고 31일 새벽 2시 25분경 서울 하얏트호텔에 마련된 한미FTA 협상장에서 협상단 관계자가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뿌리치며 나오고 있다.
기자들 뿌리치고 31일 새벽 2시 25분경 서울 하얏트호텔에 마련된 한미FTA 협상장에서 협상단 관계자가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뿌리치며 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자들에 포위되고 31일 새벽 1시 30분경 서울 하얏트호텔에 마련된 한미FTA 협상장에서 나온 박석범 노동분과장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기자들에 포위되고 31일 새벽 1시 30분경 서울 하얏트호텔에 마련된 한미FTA 협상장에서 나온 박석범 노동분과장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미FTA(자유무역협정)가 막판 쟁점 타결에 사실상 실패했다. 한미 양국은 밤샘 협상을 진행했지만,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과 자동차·섬유 등 핵심 쟁점에서 입장 차를 전혀 좁혀지지 못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국은 철저한 자국 이기주의 자세로 일관하면서, 막판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상시한이 이틀간 연장된다고 하더라도, 향후 타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31일 새벽 3시 30분 농업 분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분과 협상이 중단됐다. 박석범 노동환경분과장은 "오늘 중으로 노동 분야가 마무리되긴 어렵다"면서 "쉽지 않다"면서 협상장을 나섰다.

따라서 한미 양쪽은 당초 예정된 협상 시한인 31일 오전 7시에서 이틀 연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렇게 되면 협상시한은 오는 4월2일 오전 7시가 된다. 외교통상부쪽에선 이같은 사실을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협상단 관계자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미국 쪽에서 협상 연장을 요청해 왔으며, 양국 협상단은 연장에 합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 정부로부터 최종적으로 'OK'사인이 떨어지면, 공식적으로 알릴 수 있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협상단 대부분 철수... 자동차-농업 등 한미 양쪽 평행선

새벽 4시 현재, 한미 양국 협상단 대부분은 협상장에서 물러난 상태다. 다만 농업 분과를 둘러싼 고위급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날 새벽 3시께 민동석 농림부 담당관이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한 채 서둘러 협상장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농업 분과의 경우 쇠고기 문제를 비롯해 돼지고기·오렌지 등 민감한 농산물의 개방 속도를 두고 한미간 치열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은 뼈있는 쇠고기 수입재개에 대해 한국쪽에 여전히 구체적인 개방일정 제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국 쪽은 수입 재개에 대해 유연성있게 대응하면서, 구체적인 개방일정을 문서화하는 것에 대해선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 분야도 전혀 협상의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국내 자동차 관세 철폐 이외 각종 자동차 관련 세제의 대폭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쪽이 요구한 미국 자동차 시장 조기개방과 섬유 시장의 규제완화에 대해선 진전된 양보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때 미국 쪽에선 승용차(관세 2.5%)는 3년내, 픽업트럭(25%)은 10년내 관세를 철폐하는 다소 개선된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막판 협상과정에서 이마저 다시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팀 한 관계자는 "미국이 의회 압력에 의해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철저하게 보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면서 "협상 진척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장관급 협상에서 농업과 자동차·섬유 등의 핵심 쟁점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다른 분야의 협상도 진척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요구가 도를 넘어섰다... 시한 연장돼도 타결 불투명

한미 양쪽이 사실상 협상 시한을 이틀간 연장했지만, 협상타결 전망은 전보다 더 불투명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주요 핵심 쟁점에서 한미간 의견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크고, 이에 따라 협상 진척도 역시 매우 더디기 때문이다.

특히 협상장 안팎에선 미국쪽의 협상 태도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미국 쪽에서 '한국 쇠고기 개방 공세, 자국 자동차는 보호'라는 자세로 일관, 협상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막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할 경우 협상 결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일부 정치권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협상 중단론'도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5신 : 31일 새벽 2시]

한미FTA 협상 '불투명'... 재협상으로 의견 모아


난항을 거듭하던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이 불투명해졌다. 31일 새벽 2시께 정부 한 고위관계자는 "한미 협상팀이 당초 예정된 일정에서 이틀 추가로 협상을 더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오영호 산업자원부 차관도 이날 새벽께 "협상단 내부에서 이틀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있었으며, 현재로선 협상 연장 쪽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따라서 당초 예정된 이틀 더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하면서도, 협상 연장에 대해선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있다.


[4신 : 31일 새벽 1시 50분]

한미FTA 협상 결과, 새벽은 넘어야 결과 나올 듯


한미FTA 협상장 기자실 간이천막에 비가 새자 양동이를 설치해서 빗물을 받고 있다.
한미FTA 협상장 기자실 간이천막에 비가 새자 양동이를 설치해서 빗물을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아~아~. 자리 좀 바꿔주세요."

31일 새벽 1시 30분께. 서울 일대는 천둥을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진행중인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이번 협상을 취재중인 언론사 기자들이 머물고 있는 곳이 대형 천막으로 만들어진 가건물이라는 점. 시간이 흐를수록 비가 거세지자, 기자실 천정 곳곳에서 비가 새기 시작했다.

이 곳은 이미 지난 28일에도 큰 비가 내려 기자실에 비가 샜다. 기자실 자체가 수많은 컴퓨터가 사용되는 공간이라 자칫 누전 위험성이 지적됐고, 30일 오전까지 기자실이 한때 폐쇄되기도 했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밤샘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자정부터 금융서비스분과 고위급 협상이 다시 시작된 데 이어,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과 자동차, 섬유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장관급 회담도 진행되고 있다.

정부쪽 협상단 관계자는 "막판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협상결과를 내놓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협상장 안팎에선 "협상결과가 최종 마감시각인 오전 7시가 다 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핵심 의제는 자동차·쇠고기·섬유

이날 협상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 자동차·쇠고기·섬유 부분이다. 특히 협상 막판에 최대 쟁점으로 '뼈있는 쇠고기' 수입 재개가 떠오르면서 협상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쇠고기 쟁점은 관세철폐와 위생검역이다. 관세철폐 문제는 농업분과의 핵심 의제다. 양쪽간 절충의 여지도 있어 보인다.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 뼈있는 쇠고기의 수입 여부를 가름하는 위생검역 문제다.

사실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위생검역 문제는 이번 한미FTA의 공식 의제와는 전혀 상관없다. 이미 작년 한미FTA 4대선결조건으로 '30개월 미만의 뼈없은 살코기만 수입한다'는 위생조건에 한미 양국이 합의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근 부시 대통령까지 나서 한국 쇠고기시장 개방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미국 의회도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은 미국의 세계3대 쇠고기 수출시장이다. 지난 2003년 기준으로 미국은 50억달러 20만톤 규모를 수출해 왔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 시장이 열리면 5조원 규모의 시장을 재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 쪽에선 "쇠고기는 한미FTA 협상대상도 아니고, 안전성 검증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입을 재개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30일 밤 11시경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수십명의 기자들이 협상장에서 나온 신제윤 재경부 국제금융심의관에게 협상과정을 질문하고 있다.
30일 밤 11시경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수십명의 기자들이 협상장에서 나온 신제윤 재경부 국제금융심의관에게 협상과정을 질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자동차-섬유도 양국 입장 팽팽

자동차 문제도 중요하다. 부시대통령이 지난 30일 노무현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가장 먼저 거론한 점을 보면 미국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보여준다.

미국은 최근 GM과 포드 등 자국내 자동차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부시대통령이 직접 이들 회사 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CEO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의견을 나눌 정도까지 됐다. 미국 쪽은 이번 기회에 한국의 자동차 관세(8%) 철폐 뿐 아니라, 각종 세제 등까지고 없애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 쪽에서도 관세 철폐뿐 아니라 세제를 일부 조정하는 수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미국은 관세 철폐를 자동차 3년, 픽업 10년으로 다소 양보된 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미국내 현지에서 국산자동차 생산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3년후 관세철폐가 얼마나 큰 이득을 가져다 줄 지는 미지수다.

섬유 분과는 우리가 공세를 취하는 몇 안 되는 분야다. 한국쪽은 미국의 관세 철폐 뿐 아니라 원사 생산지 기준으로 섬유 원산지를 따지는 '얀 포워드' 규정의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미국은 자국의 섬유 산업 보호를 위해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한국의 섬유제품 수입이 크게 늘어나게 될 경우 긴급수입금지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현종-김종훈' VS '바티아-커틀러' 담판 주목

관건은 이들 세가지 핵심쟁점을 다루는 장관급 회담이다. 이 자리에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당초 협상 예정시한인 자정을 1시간을 훨씬 넘긴 새벽 1시 30분까지도 양쪽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미 양국 정부로부터 마지노선을 받고,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이들의 협상 결과에 따라 한미FTA가 타결 여부가 판가름난다.

한편, 이날 밤부터 서울 일대에 천둥을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

30일 밤 11시경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수십명의 기자들이 협상장 입구에서 취재를 하고 있다.
30일 밤 11시경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수십명의 기자들이 협상장 입구에서 취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3신 : 31일 새벽 1시 30분]

청와대 관계자 "협상난항? 압박전술일 수 있다"


미국 백악관의 토니 브래토 부대변인이 "한미FTA 협상이 잘 돼가고 있지 않다, 향후 몇시간 내에 협상에 진전의 신호가 없으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성명을 낸 것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성명에 대해 들었는데 잘 모르겠다"면서 "압박용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막판 신경전 차원의 접근이라는 시각이다.

5박7일의 중동순방을 마치고 30일 오전에 귀국한 노무현 대통령은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협상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부적인 사안까지 일일히 보고가 올라오고 지시하는 것 아니라, 협상단이 운신의 폭이 없을 때 대통령이 결심해서 꼭지를 따야 하는 상황에서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미FTA관련 라인은 모두 대기하면서 협상 진행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청와대는 협상이 타결될 경우 곧바로 노 대통령의 입장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타결 이후 각계 반응 등 여러가지 상황을 살펴 본 뒤에 입장을 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이미 여러 차례 밝혀온 것처럼, 청와대는 협상이 타결되면 '대차대조표'를 갖고 공론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협상과정에서는 적극적으로 토론에 응할 경우 협상내용이 공개되기 때문에 반대론자들에게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지만, 타결 이후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갖고 적극적으로 반박해나가겠다는 것이다.

4월 하순 쯤에는 노 대통령도 직접 토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오후 한미FTA 최종 협상이 열리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경찰들이 대표단이 이동하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30일 오후 한미FTA 최종 협상이 열리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경찰들이 대표단이 이동하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 : 30일 밤 11시]

한미FTA 협상 막판 진통... 예정시한 자정 넘길 듯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예정됐던 협상시한 오늘(30일) 밤 자정을 넘기게 됐다. 신제윤 한미FTA 금융서비스분과장은 30일 밤 11시께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 호텔 1층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쉽지 않다"면서 "밤 12시부터 협상이 다시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위급 협상이 진행됐으며, 양쪽이 벼랑끝 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초 한미 양국이 잠정적으로 잡았던 오늘 밤 자정 협상 마감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 또 쇠고기 문제를 비롯해 농업 분과에 이어 금융과 서비스분과에서도 한미 양쪽의 입장차가 커, 시한내 협상 타결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AP통신은 미 백악관 부대변인 논평을 인용해, "한미FTA 협상 시한을 수시간 앞두고 한국과의 FTA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브래토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이메일 성명에서 "(한미FTA) 협상이 잘 돼가고 있지 않다, 향후 몇시간 내에 협상에 진전의 신호가 없으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신 : 30일 저녁 9시 55분]

협상 막바지... '뼈있는 쇠고기'가 최대 변수


26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시작된 한미 FTA 최종 고위급협상에서 한미 양국의 대표로 나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캐런 바티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협상에 들어가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26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시작된 한미 FTA 최종 고위급협상에서 한미 양국의 대표로 나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캐런 바티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협상에 들어가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뼈있는 쇠고기' 수입 재개 여부가 협상 타결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막판 협상의 최대쟁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30일 오후 "본인 비프(bone-in beef, 뼈있는 쇠고기)가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쪽에선 자국 내의 여론을 감안해 우리쪽에 수입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 쪽에선 5월에 있을 국제수역사무국(OIE)의 조사 결과까지 기다리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쪽은 그동안 한국의 뼈있는 쇠고기 수입 재개와 함께, 40% 관세 철폐와 위생검역의 완화를 주장해 왔다. 한국 쪽에선 쇠고기 수입 재개 여부와는 별도로 쇠고기 문제 자체를 '빌트인(bulit-in) 어젠더'로 포함시키자고 수정 제안한 상태다.

'빌트인 어젠더'는 당장 협상 타결이 어려운 분야의 경우 추후 협상으로 미루는 방식이다. 현재 개성공단의 한국산 인정문제가 이 방식으로 처리된 상태다. 미국이 한국의 이같은 수정안을 수용할 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쇠고기 수입 재개는 한미FTA의 공식 의제가 아니기 때문에 협정문에 별도로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 쪽은 한국에 수입재개를 별도로 문서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두고 한미간 막판 줄다리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밤 10시 막판 최종 빅딜 담판... 8시부터 고위급 협상 시작

쇠고기 문제를 포함해 농업·자동차·섬유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한미 양쪽의 고위급 협상이 이날 밤 8시부터 다시 시작됐다. 한미 양쪽이 협상시한을 삼은 이날 밤 자정까지 4시간밖에 남지 않은 상태. 협상장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올라 있다.

이날 오후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마지노선을 통보받은 협상단은 미국쪽과 막판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10여 가지 주요 핵심 쟁점 가운데 상당 부분에서 양쪽이 의견 접근을 보이고 있다.

대신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과, 자동차, 섬유 등 첨예하게 이해가 엇갈린 분야에선 한치의 양보도 없이 벼랑끝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낮은 수준'의 타결 전망 속에, 막판 결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밤 10시부터는 최종 장관급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와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 등이 참석한다. 이 회의에선 핵심 쟁점에 대한 막판 '빅딜'이 이뤄진다.

이 장관급 협상이 한미FTA가 '타결이냐, 결렬이냐'로 가는 마지막 협상인 셈이다.

미국, 막판 전방위 농산물 개방 압력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 입구에서 경찰들이 검색대를 설치해서 출입자들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있다.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 입구에서 경찰들이 검색대를 설치해서 출입자들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타결 시한을 3시간 앞둔 이날 밤 9시 현재, 주요 핵심 쟁점들에 대한 의견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협상 분위기는 미국의 농업분야 개방 요구가 거세지면서, 한국 쪽이 상대적으로 밀리는 양상이다.

미국쪽은 '쌀'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채, 한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을 비롯한 농업분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또 돼지고기와 오렌지 등 한국 농산물에 대해 더 현실적인 시장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협상장 안팎에선 당초 협상 의제도 아닌 쌀과 쇠고기를 지키느라, 지적재산권과 투자, 서비스 분야 등에서 미국쪽 요구를 대거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정태인 전 청와대비서관은 "미국은 마지막에 쌀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그것을 포기하는 대가로 한국의 대폭적인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쇠고기 문제 역시 마지막까지 딜을 시도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국산 농산품들의 개방 폭도 커질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적재산권과 투자 등 다른 쪽에서 협정문에 사실상 자신들의 요구를 보다 분명하게 명시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은 결국 미국쪽 협상 전략에 말리면서, 막판에 내줄건 다 내주고 협상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한국 입장에선 '이익의 균형'을 이뤄지지 못할 경우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큰 틀 타결 뒤에 세부 조문화' 순서 가능성 높아

한편, 청와대는 협상이 타결됐을 경우를 대비해 몇 가지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31일 오전 9시에 한미FTA와 관련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를 연다. 이어 4월 1일 정오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오후 2시 30분부터는 전부처 장·차관과 국정과제위원,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보좌관 등 130여명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다.

또한 현재 4월 1일로 예정돼 있는 노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하루 정도 늦춰질 수도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협상이 타결됐을 경우 모든 세부적인 조항까지 한 번에 다 되기는 어렵다'면서 "미국은 큰 틀의 합의가 됐다는 의향서를 의회에 보내는데, 그 내용들까지 다 보고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에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미룰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미FTA 협상의 데드라인은 미국시각으로 금요일(30일)오후 6시인데, 협상이 타결됐다 하더라도 세부적인 사항까지 다 타결되긴 어렵다"며 "과거 전례를 봐도 구체적인 내용은 추가로 조문화하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것은 협상시한 연장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이처럼 '선 타결 후 조문화'의 배경에 대해 "미국과 우리 양국 모두 정치적 여론에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은 민주당의 의견 등 여론을 반영해야 하고, 우리는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대단히 민감한 사항 아니냐"고 설명했다.

서울 하얏트호텔 입구에서 경찰들이 출입자와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서울 하얏트호텔 입구에서 경찰들이 출입자와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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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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