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새벽 전남 영광군 법성면 일대에 해수면 범람이 일어나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후 바다 멀리로 휩쓸려 간 어선을 경찰선이 선착장에 옮겨와 크레인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31일 새벽 전남 영광군, 전북 부안군과 고창군 등에서 발생한 해수면 범람으로 사상자 7명, 주택 점포 등 일시침수 181여동, 차량 20대, 선박 56척이 전복되거나 유실됐다.
소방재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50분경 전남 영광군 영광원전 직원 1명이 냉각수 펌프 점검 중 파도에 휩쓸려 사망했다. 또 2시경 전북 고창군 상하면 장하리 용두마을 어민 3명이 실뱀장어를 잡던 중 3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돼 사망한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 3명은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날 전북 부안군 위도면 거주자 50명을 위도농협으로 대피했다가 새벽 4시경 귀가 조치했다.
이날 새벽에 발생한 해수면 범람에 대해 기상청은 "지형적 영향과 만조 등의 복합적 상호작용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기사청은 "지형과 북서쪽에서 유입된 장파의 회절· 반사·천수효과·만조 등 복합적 원인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원인은 계속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사전 예보 상황 아니었다"
기사청은 "이날 관측된 해수면 범람은 기상상황에 의한 폭풍 해일이나 지진 해일에 의한 것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사전에 예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전남 영광군 법성면 뿐 아니라 전북 군산시 옥도면 선유 3구, 부안군 위도면, 고창군 일대 해안에서도 해수면 범람이 일었다.
해수면 범람 당시 기사청은 이 지역에 풍랑주의보 예비특보를 발령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남동풍 10 m/s 내외, 해면기압 1010 hpa 내외, 파고 1.5m 이내로서 폭풍해일이 발생할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 기상청의 판단.
이에 따라 기상청은 "해일특보 기준 및 풍랑특보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해상 상태였고 인근 해역에서 지진도 발생하지 않았고 해일특보를 발령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일특보 발령 기준은 영광의 경우 해수면 높이(조위)가 7.7m일 때 해일주의보, 7.9m 이상 일 때 해일경보를 발령하지만 범람 당시 영광지역의 조위는 6.83m였다. 전북 군산외항의 경우도 조위가 해일특보 발령 기준에 미치지 않았다.
지난 2005년 2월 제주도 옹포리에서도 유사한 해일 침수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기상청은 원인 불명의 장파로 인한 국지적인 해일로 분석했다.
기상청은 "해수 범람에 대해 보다 세밀한 분석을 위하여 해일 관련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현지 조사 및 원인 규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0여척이 넘는 어선이 유실 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선착장에 크레인으로 끌어 올려진 어선들이 즐비한 가운데 한 어민이 자신의 어선을 수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