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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낮 12시 50분경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가 한미FTA 최종협상이 열리고 있는 서울 하얏트호텔을 떠난지 1시간가량만에 다시 돌아오고 있다.
2일 낮 12시 50분경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가 한미FTA 최종협상이 열리고 있는 서울 하얏트호텔을 떠난지 1시간가량만에 다시 돌아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0신 수정대체 : 2일 오후 2시 10분]

한미FTA 협상 타결이 임박한 2일 낮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온 뒤 경찰특공대가 탐지견을 끌고 협상장으로 올라가고 있다.
한미FTA 협상 타결이 임박한 2일 낮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온 뒤 경찰특공대가 탐지견을 끌고 협상장으로 올라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운명의 한미FTA(자유무역협정)가 끝내 타결됐다. 작년 2월 협상개시후 14개월여만이다. 협상시작부터 졸속협상 논란에 휘말린 한미FTA는 그동안 극심한 국론분열 양상을 보였다. 전체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협상에 부정적인 것만 봐도 그렇다.

이번 타결로 한국경제는 지난 외환위기 이후 다시한번 거대한 외부충격을 받을것으로 보인다. 충격은 단순한 물품 거래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농업을 비롯해 공산품은 물론 서비스와 투자, 지적재산권, 통신·전자상거래, 의약품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한국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미국식 경제로의 편입을 예고한다.

신정완 성공회대 교수는 "한미FTA는 한미간의 실질적인 경제통합을 이루는 협정"이라며 "이는 한국 경제제도에 맞게 미국 (경제)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미국 경제제도에 따라 한국 제도를 고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협정문 꼼꼼히 따져야...아직 늦지 않았다

이같은 미국식 자본주의로의 편입은 곧 미국 거대 초국적 기업들의 이윤을 극대화하고, 이는 다시 국내 산업 전반에 걸친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이어진다.

국민들의 삶을 좌우하는 각종 제도와 규칙은 미국식으로 바뀌게 된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게 된다.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태인 전 청와대국민경제비서관은 "한미FTA는 미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상대국의 법과 제도, 관행을 바꾸는 것"이라며 "이같은 변화의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과 비정규 노동자 등 저소득층에게 돌아갈것" 이라고 지적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과)는 "미국은 나프타이래 최대규모의 FTA협상을 그것도 가장 빠른 기간에 성사시켰다"면서 "미국 입장에선 매우 성공적인 협상이 됐고, 한국은 얻은 것이 너무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국민을 설득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경제적 실리를 따져 이익이 안되면 협정을 체결하지 않는다"고 강조해 왔다. 협상이 타결된 이상, 앞으로 양국간 정식 체결까지는 90여일의 시간이 남아있다.

이제 진정 국익의 관점에서 냉철하게 협정문을 따져봐야 할 때다. 단순한 '친미냐, 반미냐'의 차원을 넘어선다. 한국민의 삶에 진정으로 도움이 된 협상이었는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지금 시작해도 아직 늦지 않다.

[9신 : 2일 낮 12시 40분]

협상시한 오후 1시 또 넘길듯
한미협상단 협상중단... 김현종·김종훈, 다시 청와대로


"아~"

2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로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 등 협상단 일행이 호텔을 급하게 빠져나갔다. 이들의 뒤를 쫓고 돌아온 기자들의 입에선 탄식이 나왔다.

이날 아침에 이어 오전까지만해도 한미 양쪽에서 주요 쟁점에 대해 사실상 타결을 이뤘다는 소식이 나왔다. 협상장 주변에선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최종 협상시한인 2일 오후 1시 전에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협상이 오후1시는 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정부관계자들의 비공식적인 발언도 전해졌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현재 한미간 협상은 중단된 상태다. 실무급 협상은 이미 오전께 끝이 났다. 김현종 본부장과 카렌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간 담판 협상에서도 자동차와 농업 등에서 상당부분 합의를 도출했다.

막판에 불거진 '유전자변형생물체'

하지만 이들 장관급 협상과정에서 미국의 돌출 변수가 터져 나왔다. 섬유분과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갑자기 '유전자 변형 생물체'(LMO)를 한국에 팔 때 안전검사와 수입승인 절차를 생략하면 자국 섬유시장 개방 수준을 조금 높일 수 있다는 안을 막판에 제기했다는 것.

문제는 미국의 이같은 제안을 받게될 경우 섬유 수출 기회를 늘리기 위해 국민건강을 위한 규제 권한을 놓고 맞바꿨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스위스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 협상 도중에 유전자 조작 생물체의 수입규제 완화안이 나왔을 때, 곧바로 국민투표에 부쳐졌다. 결과는 국민들의 반대가 우세했고, 결국 지난해 2월 협상이 깨졌다.

한국은 이밖에 미국 세관 당국이 국내 섬유수출 기업에 고지도 하지 않고 현장조사를 할 수 있는 '현장 동의제'를 수용하기도 했다. 이는 법무부에서 조차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협상결과를 우려하기도 했다.

김현종 본부장 일행은 현재 청와대서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주례오찬에 참석, 마지막 정부안을 추인받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이 다시 협상장으로 돌아와 최종 타결을 짓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협상단 뿐 아니라 이를 국민들에게 시시각각 전하는 기자들의 인내심도 점차 한계점에 오르고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가 2일 오전 11시 35분경 한미FTA 최종협상이 열리는 서울 하얏트호텔을 떠나고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가 2일 오전 11시 35분경 한미FTA 최종협상이 열리는 서울 하얏트호텔을 떠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8신 : 2일 오전 11시 32분]

쇠고기·자동차 등 대부분 타결, 섬유만 남아
협상시한은 오후 1시로 연장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사실상 타결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핵심쟁점인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과 자동차 분야 등에서 양국 정부가 의견을 거의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섬유 분과에서 막판 변수가 떠올라 협상 타결이 늦춰지고 있다.

협상시한도 2일 오후 1시(워싱턴시각은 1일 자정)까지 연장됐다. 공식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청와대 등 정부 관계기관은 오후 1시를 협상종료시한으로 보고 후속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협상이 타결될 경우를 대비해, 오후 3~4시께 과천에서 정부부처 합동브리핑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이날 밤 9시 50분쯤으로 잡고 있다. 타결될 경우와 부결될 경우 2가지에 대비해 담화 문안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농업 등 사실상 타결

핵심 쟁점이었던 쇠고기 문제도 의견접근을 이뤘다. 우선 40%에 달하는 관세는 15년에 걸쳐 폐지된다. 뼛조각 쇠고기 수입은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미국 쇠고기 광우병 평가가 나온뒤 우리쪽에서 수입 여부를 검토하기로 한 입장이 관철됐다.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도 미국쪽이 한국의 상황 등을 충분히 이해했으며, 더이상 검역문제에 대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분야는 미국의 경우 차 부품과 3000cc 이하 승용차는 2.5%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3000cc 초과는 3년안에 철폐하기로 했다. 25%수준인 픽업트럭은 10년간 철폐하기로 했다.

대신 섬유쪽에서 막판 조율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막판 협상에서 미국쪽에서 섬유시장 개방을 늘리는 대신에 '유전자 변형 생물체'(LMO)를 한국에 팔 때 안전검사와 수입승인 절차를 생략하라는 요구를 해왔다는 것. 정부쪽 협상 한 관계자도 "막판 최대쟁점은 섬유"라고 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한국 쪽은 연장 협상에서 이같은 미국쪽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섬유 수출 기회 확대와 국민건강을 위한 규제 권한을 놓고 서로 맞바꾸기를 시도했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스위스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 협상 도중에 유전자 조작 생물체의 수입규제 완화안이 나오자 곧바로 국민투표에 부쳐, 국민들의 반대표가 높게 나오자 지난해 2월 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이밖에 한국은 또 미국 세관 당국이 국내 섬유수출 기업에 고지도 하지 않고 현장조사를 할 수 있는 '현장 동의제'를 수용하기도 했다. 이에 법무부는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협상결과를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오전 8시 20분경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이 기자들에게 협상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2일 오전 8시 20분경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이 기자들에게 협상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7신 : 2일 오전 9시]

"뼛조각 쇠고기 수입, 5월말 이후로 검토"
"농업이외 다른 부분도 협상중...시한은 모른다"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 기자들에게 10여분간 브리핑


"(뼛조각)쇠고기 문제는 미측이 받아들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3월초와 중순에 이미 고위급 협상을 가졌고, 우리측의 쇠고기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 장관급 회담에서도 우리 입장을 분명히 했고,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으며, 미국이 우리 입장을 상당이 이해했다."

한국쪽 농업협상을 이끌어 온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의 말이다. 2일 오전 8시10분께 민 정책관이 협상장을 나와 기자들과 만났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최종 마감시한을 4시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농업 분야는 쇠고기 수입 재개 여부를 포함해 민감 농산물 수입개방을 두고 한미 양국간 팽팽한 입장차를 보였던 분야. 특히 미국은 한미FTA의 의제도 아닌 뼛조각 쇠고기 수입 재개 여부를 문서로 약속해달라고 요구했었다.

한국쪽은 이에 맞서 5월말에 예정된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발표이후 별도의 평가절차를 거쳐서 수입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대해 민 정책관은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히려 미국쪽이 한국의 상황 등을 충분히 이해했으며, 더이상 검역문제에 대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측에서 우리에게 OIE(국제수역사무국) 판정이후 수입위생 절차를 어떻게 완료할 것인지 서한으로 약속해달라고 했었다"면서 "수입위생조건은 OIE 판정이후 우리가 독자적으로 결정하며, 그후 (미국과) 수입위생 조건을 맺게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이 과정에서 사전에 문서는 물론이고, 구체적인 평가 절차를 완료하는 시한을 약속해줄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쇠고기 문제 이외의 농업 분과 협상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그는 "농업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아직도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협상시한에 대해서도, "농업이외 다른 부분도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협상)시한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1일 밤 11시 20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가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로 들어오고 있다.
1일 밤 11시 20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가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로 들어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6신 : 2일 오전 7시 27분]

막판 돌출 변수... 예상 발표 시각 넘겨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막판 돌발 변수가 터져나오면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2일 새벽 0시께부터 시작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렌 바티야 미국 무역대표부 부대표간 막판 협상에서 양국은 농업과 자동차, 섬유 등에서 사실상 합의에 이르렀다.

따라서 이날 협상은 새벽 6시께 최종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언론에선 '타결 임박'이라며 타결 쪽에 무게를 둔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7시를 넘기면서 협상장 안팎에선 협상이 다시 꼬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종 타결발표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한겨레>, 정부 협상 대책 문건 공개

이 배경에는 이날 새벽녘에 나온 <인터넷 한겨레> 보도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이날 <인터넷 한겨레>에 올린 기사에서 정부의 막판 협상전략을 담은 '한미FTA 연장협상 계획' 문건 내용을 공개하고, 사실상 협상 연장으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고 비판했다.

협상단 관계자는 "일이 묘하게 꼬인다"면서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지금 풀고 있는데 복잡하다"고 토로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애초 시한에서 이틀 연장된 한미FTA 협상에서 한국은 자동차·섬유 분야에서 양보를 얻어내려고 환경보호, 국민 건강권 보호 의무와 각종 공공정책 규제권한은 물론, 일부 사법권과 조세주권까지 허물어뜨릴 수 있는 제안을 미국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협상단이 미국의 자동차 관세철폐 시기를 앞당기려고 국내 자동차 세제개편과 배기가스 규제 적용의 예외를 약속한 것은 물론 자동차 관련 통상분쟁을 별도로 중재기구를 통해 신속하게 해결하는 방안을 들어줄 방침을 밝혔다는 것이다.

또한 이 중재기구에서 한국에 협정위반을 판정하면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복귀시킬 수 있도록 협정문에 명시해야 한다는, 미국 요구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점도 비중있게 보도했다.

섬유분야 협상에서는, 미국이 '유전자 변형 생물체'(LMO)를 한국에 팔 때 안전검사와 수입승인 절차를 생략하면 자국 섬유시장 개방 수준을 조금 높일 수 있다는 안을 막판에 제기했다는 것이다.

조세주권·유전자조작 농산물 규제 등 양보

<한겨레>에 따르면, 한국 쪽은 연장 협상에서 긍정적으로 검토의사를 밝혀, 섬유 수출 기회 확대와 국민건강을 위한 규제권한을 놓고 맞바꾸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스위스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 협상 도중에 유전자 조작 생물체의 수입규제 완화안이 나오자 곧바로 국민투표에 부쳐, 국민들의 반대표가 높게 나오자 지난해 2월 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한국은 또 미국 세관 당국이 국내 섬유수출 기업에 고지도 하지 않고 현장조사를 할 수 있는 '현장 동의제'를 수용하기도 했다. 이에 법무부는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협상결과를 우려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난 6일 미국 타임워너의 리처드 파슨스 회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시엔엔>(CNN)의 한국어 방송 더빙 허용을 요구한 데 대해 "노 대통령은 아무런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는 애초 청와대 주장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정부의 협상 대책 문건에는 "노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회신했다. 시엔엔의 더빙 허용은 미국이 방송분야에서 원하는 우선 순위 1번"이라고 적혀 있다는 것이다.


[5신 : 2일 새벽 1시 25분]

끝내 협상시한 넘겼다... 김현종-바티야 막판 벼랑끝 협상 돌입


한미 양쪽이 당초 약속한 협상 시한인 2일 새벽 1시를 결국 넘겼다.

한동만 외교통상부 정책홍보기획관은 1시 직전 기자들과 만나 "(새벽) 1시까지 하기로 했던 협상을 계속 하기로 했다"면서 "결론이 나오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언제 발표할 지에 대해선 "모른다"고 짤막히 답했다.

양국이 시한을 넘겨 협상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타결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은 일부 쟁점에 대해 협상을 계속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협정문안 정리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협상관계자는 이날 양국 수석대표간 협상이 시작된 직후 "8부 능선을 넘었다"면서 "정상도 보이고, 정상으로 향하는 길도 보인다"고 협상 분위기를 전달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어디에 함정이 숨어있는지 모르고, 또 잘못해서 함정에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아직 결과를 확신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협상시한에 대해 한미 양쪽은 당초 48시간을 연장, '2일 새벽 1시'라고 밝혔으나, 막판 담판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날이 밝은 뒤 합의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법률적인 최종 협상시한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4월 1일이 자정이 되는 한국시간 2일 오후 1시이다.

2일 새벽 1시 현재, 한미 양쪽은 체결 여부를 가름할 막판 끝장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은 김현종(통상교섭본부장)- 카렌 바티야(미 무역대표부 부대표)간 담판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4신 : 2일 새벽 0시 5분]

벼랑끝 협상 돌입... '자동차- 섬유' 빅딜설, 쇠고기도 개방 쪽으로


1일 밤 11시 20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로 들어오고 있다.
1일 밤 11시 20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로 들어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의 최대 분수령이 될 '김현종-바티야'간 최종 협상이 시작됐다.

이날 밤 11시 15분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해 김종훈 수석대표 등 한국쪽 협상대표단이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이들은 저녁 7시 30분께 협상장을 떠나, 저녁식사후 당초 9시께 시작될 최종 협상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9시 30분께 청와대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는 당초 예정에는 없었다.

협상장 안팎에선 이들 협상 대표들이 주요 쟁점에 대한 마지막 카드를 설명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협의를 마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협상대표들이 협상장에 도착함에 따라 한미간 최종 담판회담은 밤 11시30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이들에게 넘겨진 현안들이 워낙 민감해 당초 한미양쪽이 협상시한으로 했던 2일 새벽1시까지 협상을 마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현종-바티야, FTA 운명 가를 '빅딜' 돌입

김현종-바티야간 최종담판은 한미FTA 최종 타결 여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협상이 될 전망이다. 이들 협상테이블에 올라갈 마지막 핵심 쟁점은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과 자동차, 섬유 등이다.

우선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분야에선,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40%에 달하는 쇠고기 관세는 10년 안에 철폐한다는 것이다.

핵심쟁점인 '뼈있는 쇠고기'도 수입 재개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만, 미국 쪽에서 줄기차게 요구한 '구체적인 개방일자의 문서화 보장'에 대해선 고위급에서 '구두' 로 약속해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오렌지 등 민감품목에 대해서도 관세를 낮춰주고, 계절에 따른 관세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농업쪽에서 상당한 양보를 해준 셈이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이 내놓은 양보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우리 쪽도 관세철폐와 비관세장벽을 제거해주는 등의 방식으로 접점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승용차 관세 2.5%는 3년내, 픽업 25%는 5년내 철폐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섬유의 경우 미국의 현재 관세율 8.9%를 5년 또는 10년 이내에 순차적으로 인하해주는 대신 원산지 기준 완화 부분에 대해선 좀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같은 형식으로 쟁점이 타결될 경우 사실상 협상 막판에 우리 쪽의 실익은 별로 없는 협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FTA협상 시한을 몇시간 남기지 않은 1일 밤 10시경 서울 하얏트호텔 정문에는 수백명의 경찰병력이 기습시위에 대비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한미FTA협상 시한을 몇시간 남기지 않은 1일 밤 10시경 서울 하얏트호텔 정문에는 수백명의 경찰병력이 기습시위에 대비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일 저녁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을 나가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승용차에 올라타 있다.
1일 저녁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을 나가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승용차에 올라타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일 저녁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가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을 나가고 있다.
1일 저녁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가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을 나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3신 보강 : 1일 저녁 9시 40분]

청와대, 긴급 대외경제장관회의 소집... 분과장들 속속 협상장 나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의 우리측 입장을 최종 정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이는 긴급 대외경제장관회의가 1일 저녁 9시 30분 청와대에서 소집됐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이 회의는 협상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협상대표도 참석한다.

협상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농업과 섬유 등 핵심쟁점에 대해 한미 양국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농업 쪽에서 1일 오전 상황보다 다소 개선된 내용이 있다고 하지만, 쇠고기 개방 등에서 여전히 입장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한미 양쪽 협상단은 오후 장관급 협상을 마치고 일단 협상장을 떠났다. 저녁 7시 30분께 김현종 통상본부장과 김종훈 한국쪽 수석대표 등이 먼저 협상장을 떠나 모처로 이동했으며, 주요 협상 분과장들도 속속 협상장을 나섰다.

미국, 한국에 농업 최후통첩?... 미국대표 먼저 출국

이날 오후 협상의 쟁점은 역시 농업분야. 쌀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지만, 쇠고기 개방을 비롯해 오렌지 등 민감 품목 개방폭을 두고 한미간 입장차는 여전했다.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농업(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하루종일 협상을 했고,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에 비해 진전된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서도 "협상이 진행중"이라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쌀문제가 언급됐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협상에)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협상이 오전보다 진전이 있었다"며 "구체적으로 몇가지인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남은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협상 마감 시한에 대해선 "1시에 끝날 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중요한 부분에 대해 입장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쪽 농업분야 고위급 협상을 맡았던 리처드 크라우더 미 무역대표부(USTR) 수석협상관이 오후 5시 30분께 한국을 떠났다. 연장된 협상 시한을 불과 6시간을 앞두고 말이다.

협상장 안팎에선 미국에서 사실상 한국쪽 최후통첩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미국쪽 농업분야 협상의 전권을 가진 인물이 협상 막판에 한국을 떠난 것은 더 이상 미국쪽 농업카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마디로 '미국의 농업 최후카드를 내밀었고, 이를 한국이 받아들일지 말지만 남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 쪽 농업 협상단은 구체적인 내용을 꺼리고 있다.

배종하 국장은 "크라우더 협상관은 당초 한국을 몇일전에 떠나기로 했지만, 협상이 길어지면서 그렇게 되지 못했다"면서 "유럽쪽에 중요한 협상이 있어 그 쪽으로 간 것으로 안다"고만 말했다.

섬유와 자동차 등도 여전히 줄다리기

농업 이외 섬유와 자동차 분야에서서 한미간 쟁점이 잘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쪽에서 한국에 제시한 자국 섬유시장 개방안도 큰 진전이 없다.

이재훈 산업자원부 차관은 "현재까지도 미측 제시안이 우리 측 요구 수준에 비해 큰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차관의 말은 협상 시한이 연장됐어도, 미국 쪽의 입장에 별다른 변화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

한국은 미국의 섬유 쪽 관세 철폐와 함께 원산지 기준(얀포워드 규정)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대신 중국에서 만들어진 한국산 섬유제품이 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명문화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도 관세 철폐 시기와 내용을 두고 한미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1일 밤 10시 30분경 버시바우 주한미대사가 서울 하얏트호텔에 마련된 한미FTA 협상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1일 밤 10시 30분경 버시바우 주한미대사가 서울 하얏트호텔에 마련된 한미FTA 협상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 : 1일 오후 6시]

"안건 하나가 전체를 날릴 수 있다"... 협상장, 분신 소식에 출렁


"끝까지 모르겠다. 남은 쟁점들이라는 것이 다 예민해서 얻으면 큰 이익이 되지만 잃으면 큰 손해가 되는 그런 사안이다. 한건 한건이 전체 협상을 날려버릴 수도 있는 폭발력이 있다. 이런 것이 한개만 있으면 쉽지만, 여러 개 있으니까 복잡한 고차방정식이 되는 것이다."

1일 오후 정부 협상관계자의 말이다. 그의 말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협상 전망에 대해서는 타결 쪽에 다소 무게를 뒀다. 이제 와서 결렬될 경우 양쪽 다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서로 (타결이) 되는 방향으로 성의있게 가보자는 공감대는 있다"면서 "그래도 남아있는 쟁점 하나 하나가 워낙 폭발력이 있어 끝까지 모른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협상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직접 나선 가운데 입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국 수석대표간 협상 테이블에 분과별로 진전된 상황 보고가 들어오기도 하고, 필요하면 분과 대표들을 불러들여 매듭을 짓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시한, 2일 새벽 1시를 넘길수도

정부 관계자는 협상 시한 연장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미 양국은 당초 예정했던 지난 3월 31일 새벽 1시에서 2일 새벽 1시(미국시각 31일 정오)까지 협상 시한을 연장했다.

이 관계자는 "새벽 1시(미국은 정오)라는 시각은 업무 종료 6시간 전까지 협상을 끝내고 (미 행정부가) 의회에 보낼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정해진 것"이라며 "최종 시한(미국시간으로 3월 31일)만 보면, 4월 2일 오후 1시까지 워싱턴은 3월이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협상이 당초 발표했던 2일 새벽 1시를 넘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이미 한 차례 협상 시한을 연장한 바 있는 한미 양쪽이 타결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한다.

물론 협상이 연장되더라도 주요 핵심쟁점에 대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협상 결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국이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는 농업분야만 봐도 그렇다.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부분의 (농업) 핵심 품목에서 (한미 양쪽의) 입장차가 크다"면서 "미국 입장이 여전히 강경하고 우리 입장도 강경해서 어떻게 결말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일 오후 한미FTA 최종협상이 열리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김성진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이 협상장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1일 오후 한미FTA 최종협상이 열리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김성진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이 협상장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일 오후 한미FTA 최종협상이 열리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김성진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이 협상장을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1일 오후 한미FTA 최종협상이 열리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김성진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이 협상장을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협상장, 분신 소식에 한때 술렁

한편 오후 4시 20분께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쪽 집회 과정에서 한 참가자가 분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협상장인 하얏트호텔이 한 때 술렁이기도 했다.

협상이 계속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민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협상 중단 목소리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미 FTA 협상 결과는 오늘 밤이 고비다. 한국경제의 운명도 오늘 밤이 고비다.

한미FTA 협상 주요 쟁점

난이도

 한국

쟁점 

 미국

★★★★★

가장 어려움 

 

- 쌀 오렌지 등 민감품목 개방대상에서 제외.

- 쇠고기는 5월말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 이후 결정.

농산물 

- 쌀 쇠고기 등 모든 농산물 예외 없는 개방.

- 쇠고기 문제 서면 약속

- 완성차·자동차부품 관세 즉시(3년) 철폐. 세제개편은 자동차 관세철폐와 연계.

자동차 

- 관세 5~10년에 걸쳐 폐지.

-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 개편. 배출가스 진단장치 의무장착 연기

- 전 품목 5년내 관세 폐지. 85개 품목 원사기준의 원산지규정 배제. 관세특혜할당(TPL)인정.

섬유

- 긴급 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인정. 우회수출방지책 도입. 현장조사권 인정. TPL수용 불가.

★★★★

어려움 

 

  

 

- 금융분야 일시 세이프가드 도입. 우체국보험 적용 배제.

금융 

- 금융분야 일시 세이프가드 수용 불가. 우체국 보험 적용.

- 수용 불가

방송 통신

- 케이블 TV, 기간통신사 외국인 투자지분 제한 철폐

- 외국 뉴스채널에 더빙 허용

- 부동산 조세정책 간접수용대상 제외.

투자

- 부동산 조세정책 간접수용 대상 포함.

- 무역구제협력위원회 설치.

- 반덤핑 규제 상계관세 조치 완화.

무역구제 

- 법개정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에서만 일부 수용.

 

합의 시도

- 의약품 상호인정제(MRA)와 연계.

의약품 

- 신약 최저가 보장. 신약특허기간 연장.

- 수용 검토

지적재산권 

- 저작권 보호기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

빌트인

(타결 후 처리)

-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개성공단 

-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불가.

ⓒ 오마이뉴스

[1신 : 1일 오후 2시 30분]

막판 FTA협상, '변칙' 연장했지만 전망은 '흐릿'


1일 서울 남산 하늘은 뿌옇다. 올 봄 최악의 황사가 몰아닥친 탓이다. 운명의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막판협상이 열리고 있는 서울 하얏트 호텔도 마찬가지다. 48시간 연장이라는 '변칙'까지 써가며 진행되고 있는 협상이지만, 타결 전망도 날씨만큼 뿌옇다.

협상 마감시한이 12시간도 채 남지 않았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한미 양국간 치열한 줄다리기는 여전하다.

특히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과 자동차 분야에서의 미국쪽 공세가 여전하다. 3월31일 상황과 비교해 큰 진전이 없는 셈이다. 다만 또 하나의 쟁점인 섬유쪽에서 미국의 양보안이 나온 정도다.

뿌연 남산..."결말 어떻게 날지 예측 어렵다"

한미 양쪽은 이날 오전부터 협상장인 하얏트호텔에서 농업분야 실무협상을 시작했다.

1일 오전 9시 50분께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이 협상장에 나타났다. 민 정책관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는 "대부분의 (농업) 핵심 품목에서 (한미 양쪽의) 입장차가 크다"면서 "미국 입장이 여전히 강경하고 우리 입장도 강경해서 어떻게 결말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품목은 쇠고기·오렌지 등이다. 민 정책관은 "이 (쇠고기) 문제는 FTA 협상 대상이 아니고, 이 틀 안에서 같이 연계해서 나갈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5월 말에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 등급 판정을 받은 후에 국제적 기준과 합리적 절차에 따라 미국과 협의하면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쇠고기 문제에 대한 기존 한국의 입장 그대로다.

민 통상정책관은 또 "오렌지 등 품목에서 입장차가 워낙 커 이 품목들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는 농업 협상이 마무리되기 어렵다"면서 "농업은 (한미FTA 협상) 끝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

쌀 시장 개방 문제에 대해서는 협상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쌀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대응할 것이고, 지금까지 그 입장은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쇠고기와 자동차서 여전히 강경

1일 오후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 정문에서 짙은 황사에 마스크를 쓴 경찰들이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1일 오후 한미FTA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 정문에서 짙은 황사에 마스크를 쓴 경찰들이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평행선을 달리기는 자동차와 섬유 분과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한국 자동차 시장 개방 요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국내 자동차 관세 철폐(8%) 이외에도, 현행 배기량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각종 자동차 관련 세금 제도의 개편 등 대폭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한국은 지난 협상 때 관세 개방안과 세제개편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미국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우리 쪽에서 요구한 미국의 자동차시장 개방에 대해선 다소 개선된 양보안이 나온 상태다. 미국쪽 양보안은 승용차(관세 2.5%)는 3년내, 픽업트럭(25%)은 10년내 관세를 철폐하겠다는 것.

당초 승용차 5년내 철폐안보다는 진전됐지만, 미국의 양보안 자체가 한국 자동차 수출 증가에 큰 이득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3년 동안 2.5%의 미국 관세가 철폐된다고 하더라도, 한국산 자동차값 하락이 미비하다는 점과 미국내에서 생산되는 한국산 자동차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 때문이다.

섬유 분야도 마찬가지. 미국은 국내 섬유업체들의 경영정보와 함께 한국 기업에 대한 현지조사권을 요구해, 이를 들어주는 대신 미국시장 개방과 얀 포워드(원사기준 원산지 판정방식)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 같은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이밖에 금융 쪽에선 경제위기 때 급격하게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일시 세이프가드와 우체국 보험의 규제 범위를 두고 여전히 협상이 진행중이다.

막판 긴장 고조..오후 장관급 담판서 결론

전체적으로 핵심쟁점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 협상 사령탑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바티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등이 참여하는 장관급 협상에 곧 들어간다.

장관급 회담에선 쇠고기를 포함한 농산물과 자동차·섬유·금융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최종 협상이 진행되며, 이 협상은 최종시한인 2일 새벽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협상 연장을 둘러싼 한미간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미FTA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핵심 쟁점에서 좀처럼 양보할 기미가 없는 미국을 상대로 한국이 얼마나 이익의 균형을 이룰지, 곧 결과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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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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