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파리를 경유한 뒤 로마로 향하는 유럽여행의 시작은 지금 생각해도 꿈같은 나날이었다. 영어도 프랑스어도 이태리어도 못하는 내가 드디어 유럽에 갔다.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정해진 일정. 그 첫 번째 일정은 구름 위에서 시작됐다. 파리행 비행기에서 통로 측 좌석에 앉아 아름다운 바깥 풍경을 놓쳤던 나는 로마행 비행기에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놓치고 싶지 않아.'
비행기를 처음 타본 나는 카메라를 손에 쥔 채 마음을 가다듬었다. 구름 위의 세상은 어떨까? 설레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던 그때 그 순간이 이젠 나에게 소중한 추억이 됐다.
이곳은 천국일까? 마침내 구름과 맞닿는 순간. 이것이 지상에서 바라봤던 구름이란 말인가! 아름다운 모습에 도저히 입을 다물 수 없었던 광경. 그 곳은 '슈퍼맨'이 하늘을 나는 장면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는 것만으로 아름다웠던 그 곳이었다.
나는야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표범! 이제 구름 위로 완전히 올라온 모습. 무한대로 펼쳐진 구름의 향연이랄까. 이날 받은 감동은 훗날 융프라우에서 구름과 다시 만날 때까지 계속됐다.
로마 도착이 임박할 무렵까지도 나는 구름 감상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로마로 이동하면서 날씨도 변했기에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먹구름 사이로 번개가 치기도 하고 아름다운 햇살이 구름 사이로 새어나오기도 했다. 궂은 날씨가 여행에 방해되지 않을까 걱정되면서도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나중에 찍은 사진을 정리하면서 크게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받았던 감동을 느끼기에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비행기 안에서 찍기 어려운 광경이었다고 위로해 보지만 사실은 부족한 사진 실력 때문이다. 아름다운 광경의 단 1%만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좋으련만….
덧붙이는 글 | - 2006년 9월 유럽여행을 기록한 글입니다.
- 이 기사는 SBS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