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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똥나무
쥐똥나무 ⓒ 정현순

섬기린초
섬기린초 ⓒ 정현순

장미
장미 ⓒ 정현순
내가 위로 아래로 왔다 갔다 하면서 사진을 찍자, 산책하시던 할아버지가 "거긴 꽃도 안 피었는데 뭘 그렇게 찍는 거유?" 한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지만 새싹이 너무 예뻐요" 할아버지도 한동안 서서 그 어린 것들을 쳐다본다. 할아버지도 새싹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하는 생각을 하셨을까?

목단
목단 ⓒ 정현순

노루오줌
노루오줌 ⓒ 정현순

배꽃
배꽃 ⓒ 정현순

벚꽃
벚꽃 ⓒ 정현순
그런가 하면 내가 사진을 찍고 있자, 지나던 중년의 여인이 저것은 쥐똥나무, 섬기린초, 노루오줌, 하면서 알려주는 사람도 만났다. 나는 언제나 그렇게 잘 알게 될는지.

찍을 때는 알 것 같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만다. 하늘을 향해서 쭉쭉 올라온 배꽃 봉오리들이 파란 하늘과 아주 잘 어울린다. 마치 합창을 하고 있는 것만 같다. 벚꽃도 이제 요만큼 꽃망울이 올라오고 있었다. 다른 곳은 다 피라지. 조금 늦게, 조금 천천히 피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으니 말이다.


벌개미취
벌개미취 ⓒ 정현순

옥잠화
옥잠화 ⓒ 정현순

곧 필 목련
곧 필 목련 ⓒ 정현순
하얀 목련이 곧 속살을 보여 줄 것 같다. 그런 하얀 목련이 피면 불을 밝힌 것처럼 공원이 환해지겠지. 목련이 지고 나면 벚꽃이 피고, 섬기린초, 노루오줌 등 제 차례들을 소리없이 지키며 꽃을 피게 되겠지.

난 이래서 이 공원을 좋아하고 자주 오고 있다. 마음이 좋을 때 오면 더 좋고, 우울할 때와도 많은 위로를 받곤 한다. 앞으로도 난 비가 오는 날에도 눈이 오는 날에도 이 공원을 자주 오게 될 것이다. 공원은 나에게 정말 많은 것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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