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로마> 시내의 도로변 모습
ⓒ 이한철
도시 전체가 유적지인 로마. 로마의 거리 곳곳엔 무구한 로마인의 역사가 아직도 함께 호흡하고 교감하고 있는 듯하다. 과거가 과거가 아니고 현재가 현재가 아닌 이 독특한 도시는 한 마디의 말로는 설명이 불가하다.

악명 높은 소매치기와 불편한 교통, 그리고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사람들(물론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중앙역인 떼르미니 역에는 노숙자는 물론이고 쓰레기마저 너저분하게 널려 있어 적지 않게 당황스럽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 로마의 남대문 시장? 로마에도 한국과 비슷한 시장이 많이 있다.
ⓒ 이한철
유적과 현대 문명의 조화

그럼에도 로마를 잊지 못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을 덮고도 남을 만큼 낭만과 열정, 그리고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로마는 옛 유적과 현대 문명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옛 유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한국인으로서는 놀라운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일단 로마에 도착해서 거리를 거닐다 보면 어딜 가나 벽에 그려진 낙서를 보게 된다. 이는 로마뿐만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워낙 생활화 되어 있어 굳이 지우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 '떼르미니' 역 근처에 그려진 낙서
ⓒ 이한철
그런데 아무렇게나 그린 낙서 같으면서도 뭔가 있어 보이는 건 왜일까.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문자도 많지만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멋진 그림들도 많이 눈에 띈다. 벽에 그려진 낙서를 감상하는 것도 로마에서 얻는 청량제 중에 하나다.

판테온, 과학은 정말 진보했을까?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지만 로마 역시 중심이 되는 몇 개의 꼭지점들이 있다.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 포로 로마로, 나보나 광장 등이 그것이다. 그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판테온 신전이었다.

▲ 판테온 신전 전경
ⓒ 이한철
최근 영화배우 장동건이 찍은 CF에서도 잠깐 등장하는 판테온은 그 웅장함만으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BC 27년에 아우구스트 황제의 사위인 아그리파에 의해 건립된 이 곳은 고대 로마의 유적 중에서도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판테온이란 우리 말로 '신'이란 뜻으로 로마의 모든 신에게 봉헌하기 위해 건립됐다고 한다. 내부에 들어가 보면 돔 형태의 천장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낮에는 햇빛이 들어오는 통로, 내부의 공기 순환은 더운 공기를 위로 밀어 올리는 데 이로 인해 구멍이 뚫렸음에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한다.

▲ '판테온 천장의 구멍', 이 곳에서 내린 비가 빠져나가도록 바닥에는 작은 하수구가 있다. (오른쪽 작은 그림)
ⓒ 이한철
물론, 전혀 내리지 않는 것은 아니고 상대적으로 적게 내린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구멍 사이로 내린 비가 빠져 나갈 수 있는 하수구도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뛰어났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판테온 신전' 내부에는 르네상스의 3대 거장 라파엘로의 무덤이 안치되어 있다.
ⓒ 이한철

▲ 판테온 주변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항상 마차가 대기하고 있다.
ⓒ 이한철
미움 받는 통일 이탈리아의 상징

판테온과 나보나 광장을 지나 베네치아 광장에 이르면 볼 수 있는 것이 '빅토리오 엠마뉴엘 2세 기념관'이다. 건물 뒤에 위치한 '포로 로마로'를 가리고 있다는 점과 가장 짧은 역사임에도 가장 부실한 건축물이라는 평으로 인해 이탈리아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고 한다.

▲ 빅토리오 엠마뉴엘 2세 기념관
ⓒ 이한철
그러나 가장 최근인 1885년 통일 이탈리아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건축물로 관람객들에게 가장 많은 카메라 세례를 받을 만큼 인기가 많은 건축물이기도 하다. 특히 이곳에 올라가면 로마 시내 전경을 볼 수 있어 관광객 입장에선 고마울 뿐이다.

▲ 기념관 정 가운데에 세워진 통일 이탈리아의 초대 국왕 빅토리오 엠마뉴엘 2세의 동상
ⓒ 이한철

덧붙이는 글 | - 2006년 9월 유럽여행을 기록한 글입니다.

- 이 기사는 SBS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